낯설지만 신기한 아열대 채소 고소득 작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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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신기한 아열대 채소 고소득 작물로 주목!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9.02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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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이성화 대표

몇 년 전부터 동남아 음식 붐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열대 과일에 비해 낯설었던 아열대 채소가 주목받고 있다. 이성화 대표는 홍성에서 16년째 여주, 태국 가지, 차요테 등 다양한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에도 문제없이 자라 신 소득 작물로 떠오르고 있다.

충남 홍성군 이성화 대표

충남 홍성에는 낯선 아열대 채소로 가득한 이성화 대표의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여주를 중심으로 태국 가지, 차요테, 민트 등 다양한 품목을 노지와 하우스에서 재배하지만 16년 전에만 해도 165㎡(50평)에서 조그마하게 시작했다.

“제 아내가 베트남 사람입니다. 시집올 때 씨앗 몇 개를 가져왔어요. 가족끼리 먹으려고 심었는데 생각보다 수확량이 많아 친구들을 나눠줬습니다. 그 친구들을 통해 구매하겠다는 외국인들이 나타났고 점차 재배면적을 늘려갔습니다.”

이성화 대표는 아열대 채소를 노지(맨 위)와 하우스 두 가지 방식으로 재배한다.

농장 한편 165㎡(50평)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2만6446㎡(8000평)까지 재배면적이 늘어났다. 다양한 품목이 노지와 하우스에 식재되어 있어 연중 수확 가능하며 지금은 한창 여주를 수확 중이다.

“여주는 20cm 정도 됐을 때 수확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자라기 때문에 늦지 않게 따야 해요. 너무 크면 상품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여주 수확은 이틀에 한 번 이루어진다. 따고 난 후에도 계속 익어가기 때문에 저장은 불가능하며 숙기보다 이르게 수확하는 게 좋다.

아열대 채소는 저장성이 떨어져
이성화 대표는 수확 후 3일이 지나면 폐기한다.

 

아직은 낯선 아열대 채소
외국인 위주로 판매

아열대 채소가 어떤 것인지 알아도 대부분의 한국 소비자는 구매해서 조리해 먹기보다는 식당에 가서 사 먹는 걸 선호한다. 아열대 채소를 시중에서 보기도 힘들지만, 조리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저희 어머니께서 시장에 가서 태국 가지를 판매하면 다들 신기한 생김새에 관심은 갖지만 조리법을 몰라 구매하지 않고 그냥 가버립니다.”

여주는 이틀에 한 번 수확한다.

특유의 쓴맛으로 쓴오이 또는 쓴멜론이라고 불리는 여주는 오랜 기간 한국에서 재배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약재로만 섭취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비해 외국에서는 국으로 끓이거나 볶는 등 다양하게 요리한다. 여주의 쓴맛 때문에 음식으로 먹기 거북할 수도 있지만, 조리 전 물에 담갔다가 빼거나 가열하면 쓴맛이 완화된다.

세계화로 최근 꾸준히 외국인 유입이 이루어지며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이 대표의 채소를 찾고 있다. 아열대 채소는 농산물 시장에서 좋은 가격을 책정 받지 못해 시장에 출하하기보다는 직거래 위주로 거래한다. 다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외국인이 고향으로 돌아가 판매가 저조한 상태다.

“외국인 수요에 중점을 맞춰 판매하다 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판매가 힘든 상황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판매량이 현격히 줄었어요. 그리고 여주도 작년에는 1만원 대였는데 올해는 2000원도 못 받고 있습니다.”

태국 가지는 우리나라의 가지와 달리 작고 둥근 모양이다.

 

한국에서도 쑥쑥 자라다

우리나라는 점차 아열대 지역과 비슷한 기후로 변하며 노지에서도 아열대 작물의 재배가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남부지방에서만 가능했지만, 최근 강원도에서 바나나 재배에 성공하며 윗 지방에서도 충분히 아열대 작물의 재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제는 한국의 여름이 동남아보다 기온이 높은 상황에 놓여있다.

“노지에서 아열대 채소를 키운다고 하면 신기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4월까지는 아직 추워 잘 자라지 않지만, 한여름에는 오히려 동남아보다 한국 기온이 높을 때도 있어요.”

높은 기온이라고 아열대 작물들이 잘 자라는 건 아니다. 

작물별로 적정 온도가 정해져 있으며 그 온도보다 높으면 오히려 작물이 타거나 말라 죽는다. 물을 아무리 많이 줘도 말라 죽는 문제만 해결될 뿐 강한 직사광선으로 인해 타죽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차요테

 

외국에서 생으로 반입
좁아지는 국내 시장

작년 이 대표는 오크라도 재배했지만, 올해는 재배를 포기했다. 필리핀에서 냉동이 아닌 생으로 들어오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딸기를 필리핀으로 수출하기 위해 협약을 맺으며 필리핀의 오크라가 생으로 반입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가격이 상당히 내려간 상태입니다.”

이 대표의 경우 오크라를 소규모로 재배해 피해가 크진 않지만 오크라만 재배하는 농장은 피해가 상당한 상태다.

수세미 터널

 

고소득 작물로 기대되다

농진청에서는 우리나라의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이 2015년 362ha에 불과했지만 2020년 1000ha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만큼 아열대 작물로 변환하는 농가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작목변환의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다.

“농가에서는 어떤 걸 재배해야 큰 소득을 얻을 수 있는지 제일 고심합니다. 이제 기후가 변하며 아열대 작물이 주목받고 있는 거죠.”

이 대표는 아열대 채소가 아열대 과일처럼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소비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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