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기후가 공존하는 페루의 농업과 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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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후가 공존하는 페루의 농업과 용수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9.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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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종의 다양성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페루는 현재 550만ha의 농지 중 270만ha만 농지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 농업에 대한 집중적 투자 수혜 지역인 10만ha의 농지는 주로 해안가에 위치하며 경제인구의 4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국내 소비용 농작물인 감자, 코카, 키노아 등은 소규모 영농방식으로 안데스 고지대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포도, 아스파라거스 등은 해안사막지대인 이카(Ica) 지역에서 생산한다.

판매대에 진열된 각종 과일

페루는 전 국토가 크게는 열대기후 지역에 속하지만, 한류와 고도의 영향으로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페루의 지역은 크게 코스타(Costs), 시에라(Sierra), 셀바(Selva)로 나눌 수 있다.

스타는 태평양 쪽의 해안지대로 폭 40~50km, 길이 약 2200km의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 연평균 기온이 20℃로 일 년 내내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 해안 사막 기후다. 시에라는 해안 사막지대를 벗어나 케브라다 지대를 지나 4000m에 달하는 녹지대다. 셀바는 페루 국토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 열대 밀림 지역으로 연평균기온은 28°C이나 7월에서 11월에 걸친 건기에는 한낮 기온이 40℃를 넘는 때도 많고, 12월에서 3월의 우기에는 매일 비가 내려 고온 다습하다.

 

페루의 농업 생산량을
책임지는 이카의 원예산업

이카는 리마에서 남쪽으로 300km, 안데스 서쪽 좁은 연안 지대로 연평균기온이 20℃인 해안사막기후로 페루에서 농업 생산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옥수수와 목화밭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카 지역의 작은 계류와 농경지.

사탕수수, 목화, 쌀, 아스파라거스, 포도, 망고, 아티초크 등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는데 대부분 수출 작물들로 수출 순위는 포도, 파프리카, 망고, 아티초크, 아보카도, 바나나, 감귤류(오렌지와 레몬), 양파 순이다.

특히 아스파라거스 생산 및 수출은 세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농산물이며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약 7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포도는 1940년대부터 재배했으며 와인이 유명해 와이너리 투어로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와카치나 사막이 펼쳐져 있는 황량한 사막지대에 이런 작물들을 어떻게 재배할까?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지하수가 풍부하고 하천이 많아 관개수로 농사가 가능한 것이다. 안데스산맥의 위력을 이카에서도 느낄 수 있다.

페루 남부 해안 연안 사막지대.
 

 

생명력 강한 나무들이
자생하는 와카치나 사막

오아시스 마을은 이카 주 ‘산 이드로’시 인근에 있는 인구 100여 명의 작은 도시로 건물 몇 채를 제외하고는 바람과 모래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와카치나 사막 언덕으로 막혀 있다.

마을 입구에는 거대한 모래언덕에서 모래바람을 맞으며 사막전용 버기카와 샌드 보딩을 즐길 수 있는 스릴 만점의 레포츠가 기다리고 있다.

6인 1조가 되어 버기 투어에 도전했다. 안전벨트를 했지만, 몸 전체가 흔들리면서 소리가 절로 나온다. 30여 분을 요동치다가 아주 높은 사구 아래에 내려놓았다. 샌드 보딩의 시간이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 현지 안내인이 시킨대로 팔은 얼굴에 최대한 가까이 그리고 두 발은 보드에 밀착시켜 경사진 모래언덕을 내려갔다.

와카치나 사막투어 버기카.

세계 최대의 모래언덕인 나미비아 붉은 사막 듄45와 소수스 플레이엔 35m 깊이로 뿌리를 내리는 낙타가시나무(Camelthorn tree)처럼 생명력 강한 나무들이 살아간다. 이 사막에서 1박 2일 동안 베이스캠프를 하면서 본 일출과 일몰 광경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곳에서 경험한 버기투어와 샌드 보딩 체험은 어느 사막에서 할 수 없는 최고의 체험으로 꼽고 싶다. 이렇게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는 온통 모래투성인 채로 오아시스 마을로 내려왔다.

 

오아시스 마을의 고갈된 농업용수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오아시스가 존재한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 마을.

페루 해안가 사막지대에는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지하로 스며든 물이 솟는 오아시스가 7개 정도 있었지만, 현재는 고갈되고 한 곳만 남은 상태다. 농업용수 혹은 생활용수로 끌어들여 쓴 결과다. 이스라엘식으로 계속 지하수를 끌어들인다면 거인 발자국 같은 와카치나 오아시스도 언젠가는 고갈될지도 모른다.

마을 골목길은 꾸불꾸불한 수형인 부겐베리아가 가로수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오아시스 주변은 야자수와 종려나무로 녹음이 우거져있어 전형적인 오아시스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야자나무는 고사된 잎이 그대로 붙어 있어 태고적인 느낌을 준다.

호수 주변에는 부들이 군락을 이룬다. 물 자체는 그다지 맑지 않았지만, 이 황량한 사막에 이런 오아시스가 있다는 그 자체가 축복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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