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 페루의 빠라카스 바예스타 물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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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보고 페루의 빠라카스 바예스타 물개섬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1.10.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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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수도 리마에서 판 아메리카 고속도로(Pan American Highway)를 타고 남태평양 연안을 끼고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지대를 따라가면 작은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바예스타 물개섬이 위치해 있다. 1년 내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해안사막지대 한가운데에 나지막한 비닐하우스  시설물이 쭉 들어서 있다. 이런 시설물들은 양계장으로 닭의 병을 방지하기 위해 몇 년에 한번 씩 사육장소를 옮기다 보니 비어있는 시설물들도 많이 보인다. 또한 옥수수와 목화밭도 계속해서 이어져 있다. 황량한 사막지대에서 계란을 생산하고 농사를 짓는다는 게 놀랍다. 해안선을 끼고 열심히 달려 가니 빠라카스 바예스타 항구에 도착한다.

 

 

빠라카스 바예스타 선착장의 
방문객을 환영하는 꽃들

바닷가에 늘어선 식당과 선물가게 앞은 흰색 항아리에 기둥선인장을 심어져 있었고, 플랜트 박스에는 관엽식물을 심어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새들의 천국 답게 펭귄 철재 오브제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바닷가 야자수 아래에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이곳에도 꽃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노랑, 빨강 글라디올러스와 안개꽃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갈라파고스 군도 
생태계의 보고 물개, 새들의 천국

생태의 보고로 작은 갈라파고스라고 하는 빠라카스 바예스타 물개섬, 구명조끼를 잘 챙겨 입고 모터 보트를 타고 물개, 새, 펭귄들이 서식 한다는 섬으로 출발한다.
3개의 큰 바위섬과 아주 작은 몇 개의의 섬으로 이루어진 바예스타제도는 전체면적이 0.12k㎡이며 1974년에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르면 한참 달리다 보니 바위 절벽의 물개들과 뭇 새들의 향연이 펼쳐져어느 하나 관전 포인트가 안되는 것이 없다. 

바위의 물개들은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고 또 다른 무리들은 바다 속을 분주히 돌아다니는데 아마 어미 물개가 새끼 물개에게 사냥법을 교육하는 모습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이 섬의 이름은 물개섬이지만 물개들 못지 않게 또 다른 주인공은 바위섬과 그 바위섬을 떼지어 날아드는 이름 모를 새들이다.

가마우지, 펠리컨, 펭귄 등 60여종의 새가 백만 마리 정도 서식하는 새들의 천국이 바로 이곳이다. 특히 새들은 날아다니면서 물질을 하는 새도 있지만, 나래를 접고 바위에 앉아 있는 새들 또한 엄청난 숫자다. 

다윈의 진화론으로 유명한 갈라파고스 보다 규묘는 작지만 이곳을 페루의 작은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새들이 준 선물
천연 비료 구아노(Guano)


본래 이 섬은 붉은색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새들의 배설물로 바위섬이 하얀 물감을 칠한 듯. 이 물감이 바로 건조한 해안지방에 새의 배설물이 응고, 퇴적되어 만들어 낸 천연비료 ‘구아노’다. 특히 페루의 건조한 해안지방이 구아노의 산지로 유명한데 그 장소를 목격한 것. 새 배설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햇볕과 바람에 의해 자연건조 되어 단단하고 20m가 넘게 퇴적되어 화석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식물생장에 좋은 성분들이 자연 농축되어 최고의 비료가 된다고.

물고기가 주식인 새의 배설물은 질소와 인산을 대량 함유하고 있어 초석과 비료를 제조하는데 쓰이는 값비싼 질산나트륨의 주원료로 페루, 볼리비아, 칠레가 구아노로 인해 전쟁을 벌일 정도로 경제적인 가치가 높은 자원이다.

천덕꾸러기 새의 배설물이 생태계와 우리 인간에게 소중한 자원이 되어 준 최고의 선물이다. 
페루는 구아노를 국유화 하여 구아노가 천연비료로서 가치가 인정된 1840년부터 40년 동안 2천만t의 구아노를  미국, 유럽으로 수출하여 연평균 9%씩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페루 국고수입의 80%를 차지 하였다. 구아노 덕분에 남미 최고 부자 나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1908년 독일에서 질소비료가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구아노의 가격은 폭락, 서서히 모두에게 잊혀졌다가 최근 유기농업이 각광 받으면서 천연비료의 수요가 늘어 구아노가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바위 절벽에는 구아노 수입선들이 들어와 선적할 수 있는 시설물이 곳곳에 설치 되어있는데 3~4년에 한번씩 수거해 간다. 우리나라도 페루에서 수입을 해 재포장하여 유기농비료로 사용, 판매하고 있다.

한참 새똥 구아노에 정신을 팔고 있는데 갑자기 보트가 멈춰 선다. 저 바다 건너 경사진 모래 언덕에 그려진 또 하나의 지상화 빠라카스 칸델라브로(Paracas Candelabro)가 있었다.
이 그림은 망망 대해를 항해 하는 뱃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약 기원전 200년경 만들어진 지상화다,

수많은 이름 모를 새들, 그리고 물개 등을 보고 돌아와 항구의  현지 식당에서 문어살을 넣은 볶음밥을 맛있게 먹는데 멋진 노래와 연주를 들려 준다. 이들이 떠나고 난 뒤 기타를 맨 청년이 나타나 김범수의 노래를 애잔하게도 잘 해 앵콜을 청하니 줄줄이 사탕이다.

알고 보니 이 청년의 엄마는 페루인, 아버지는 외항선을 탔던 한국인, 그래서 한국인 관광객이 나타나기만 하면 볼 수 없는 아버지 생각에 이런 노래를 불러 준다. 이런 사실을 알고는  일행들은 주머니를 열기 시작 했다. 이 노래를 어떻게 배웠는지를 물어보니 인터넷으로 배웠다고. 

 


글=박윤점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부 교수

정리=이혁희 기자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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