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농업, ‘아열대 품종’ 준비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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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농업, ‘아열대 품종’ 준비로 대비
  • 국정우 기자
  • 승인 2021.10.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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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심채·아티초크 등 아열대성 작물 엿보기

사계절이 명확하게 구별되던 우리나라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 여름엔 40℃ 이상의 날이 며칠이나 지속되거나, 열대야나 스콜성 폭우가 한 달 가까이 지속되기도 한다. 겨울인데 눈이 오지 않는 지역이 있어 해마다 겨울 축제를 준비했던 지자체에서는 축제가 연기되거나 심지어 행사 자체가 취소되기도 한다.

 

한반도의 기후가 이상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십 년 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기후가 온대성에서 아열대성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해왔다. 기후변화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농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열대과일의 대명사였던 바나나는 오래전부터 국내에서 재배되기 시작했고, 동남아 여행지에서 먹던 채소들도 우리나라 중부지방 노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많은 작물들의 북방한계선이 한반도 북쪽으로 북상하고 있다. 한때 제주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한라봉은 이제 전라북도까지 진출했다. 대구가 본고장이었던 사과는 최전방으로 인식되는 포천, 양구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남쪽지방에서만 자라던 작물을 중부지방에서도 재배하게 된 것은 어떤 면에서는 축복이지만, 특정 지방에서만 재배가 가능했던 작물을 더 이상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점차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정된 미래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열대 작물의 성공가능성이 예전보다는 더 커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농사에 반영해 아열대성 작물을 재배하는 이들이 있다. 도시농부들도 큰 시설 투자 없이 재배할 수 있는 아열대 작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때맞춰 아시아종묘에서도 아열대 기후로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아열대성 채소 작물을 보급하고 있다. 

 

건강한 식탁을 책임지는 ‘공심채·아티초크’

 

아티초크는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전혀 없고
섬유질, 비타민, 엽산, 칼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서양에서는 대표적인 건강 채소로 알려져 있다.

 

첫 번째 아열대 작물은 ‘공심채’이다. 속이 빈 채소라는 의미의 공심채는 잎이 대나무 잎을 닮은 심장형 모습이고, 잎 주변이 곱실거리며 속이 빈 채소이다. 동남아에서 많이 재배되고 활용되는 인기 채소인 공심채 리아오는 비타민과 섬유질이 많아 기후 변화에 따라 더 많이 재배되고, 더 많은 이들이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심채는 식감이 좋고 칼슘과 비타민, 섬유질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건강채소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칼슘이 미나리에 비해 3배 정도 많이 함유된 채소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아 다양한 볶음 요리, 샐러드, 주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의 텃밭에서도 공심채를 키우는 도시농부들이 적지 않다.

다음으로 소개할 채소 작물은 식탁 위의 연꽃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티초크’다. 제주지역과 남해안에서는 노지재배도 가능한 품종이다. 국화과 여러해살이 품종으로 항산화 및 항암작용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재배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꽃봉오리처럼 생긴 아티초크는 실제 꽃이 피기 전 수확하는 꽃봉오리 채소다.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전혀 없고 섬유질, 비타민, 엽산, 칼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서양에서는 대표적인 건강 채소로 알려져 있다. 아티초크는 맛이 죽순과 비슷한데 좀 더 고소하며 기능성 물질이 있어 약용으로 이용되는 아열대 품종이다.

아시아종묘의 적오크라 ‘레드호프’는 오각형 모양으로 색은 적색으로 당질이 많고 칼륨이나 철 등 무기질, 비타민C 등이 함유돼 있다. 교배종이고 넓은 지역에서 재배하기 적합하다. 적오크라는 파종 후 60일부터 수확 가능하며, 보통 꼬투리의 길이가 13cm 정도면 수확하기 좋다. 청색의 오크라 ‘그린호프’는 조생종이고 생육기간은 42~45일 정도로 생육기간이 짧으며, 넓은 지역에서 재배하기 적합한 품종이다.

잎이 가늘고 밝은 녹색을 띠며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C를 비롯해 칼륨, 무기질 등이 풍부한 작물이다. 이식을 싫어하므로 5~6월에 직파하여 재배하거나 분에서 육묘하여 밭에 정식하는 것도 가능하다.

천연 인슐린 ‘여주’·건강채소 ‘오크라’

 

오이과 채소인 여주는 여름철 고온에서 잘 자라며 주로 익지 않은 녹색의 열매를 요리나 차로 이용한다.
오이과 채소인 여주는 여름철 고온에서 잘 자라며 주로 익지 않은 녹색의 열매를 요리나 차로 이용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열대 작물도 있다. 바로 ‘여주’다. 오이과 채소인 여주는 여름철 고온에서 잘 자라며 주로 익지 않은 녹색의 열매를 요리나 차로 이용한다. 쓴맛이 가장 큰 특징인데, 쓴맛이 강한 진한 녹색일 때 가장 많이 소비된다. 여주는 천연 인슐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으며 당뇨에 좋은 채소로 손꼽히는 작물이다. 한때는 남쪽 지방에서만 약용식물로 재배되던 여주는 이제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오크라는 아프리카 북동부가 원산지로 풋고추처럼 어린 꼬투리를 먹는데미끈미끈한 뮤신이 풍부한 건강채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크라는 아프리카 북동부가 원산지로 풋고추처럼 어린 꼬투리를 먹는데미끈미끈한 뮤신이 풍부한 건강채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맛보다는 생김새 때문에 더 유명해진 ​별 모양의 ‘오크라’는 이제 도시텃밭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아열대 작물이 되고 있다. 오크라는 아프리카 북동부가 원산지로 풋고추처럼 어린 꼬투리를 먹는데 미끈미끈한 뮤신이 풍부한 건강채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뮤신은 단백질의 하나인데 끈적한 점액 물질로 단백질 소화 촉진, 콜레스테롤 감소, 위벽 보호, 해독 기능 등이 있어 다양한 건강프로그램에서 소개되고 있다. 

 

소득 작물 ‘얌빈’·그린 슈퍼푸드 ‘모링가’

 

얌빈은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칼로리가 감자의 10% 수준에 불과한 건강식품이다.
얌빈은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칼로리가 감자의 10% 수준에 불과한 건강식품이다.

 


멕시코 감자라 불리는 ‘히카마(얌빈)’도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아열대 작물이다. 얌빈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인 콩과에 속하는 덩굴성 구근식물이다. 멕시코 감자로도 불리며 국내에서는 종자로 번식한다. 얌빈은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칼로리가 감자의 10% 수준에 불과한 건강식품이다. 식용 부위는 크고 불룩한 뿌리로 주로 생식으로 먹거나 샐러드, 국물요리 등 각종 요리에 활용된다. 콩깍지와 잎, 씨앗은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얌빈을 노지에서 직파 재배하는 경우, 평균기온 18℃ 이상 시 파종하는 것이 적합하다. 중남부지역의 경우 조생종은 5월 중·하순, 종생종은 5월 상·중순이 파종 적기이다. 파종 후 조생종은 120~135일, 중생종은 135~150일 경 수확한다. 얌빈 뿌리는 건강식품으로, 꼬투리는 생물농약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특히 병해충 피해가 거의 없어 무농약 재배가 가능해 소득 작물로 안성맞춤이다. 무농약 재배를 희망하는 도시농부에게도 적합한 작물로 인식되고 있다.

 

모링가 잎은 단백질,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며, 필수적인 영양이 많아 ‘그린 슈퍼푸드’로 불리고 있다.
모링가 잎은 단백질,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며, 필수적인 영양이 많아 ‘그린 슈퍼푸드’로 불리고 있다.

 

콩과 식물인 ‘모링가’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작물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는 2007년 올해의 식물로 모링가를 선정하는 등 해외에서 오래전부터 기능성 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모링가 잎은 단백질,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며, 필수적인 영양이 많아 ‘그린 슈퍼푸드’로 불리고 있다. 모링가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가뭄에도 잘 견디며 성장이 빠른 작물이다. 잎은 나물이나 샐러드, 녹즙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하며 건조시켜 차로도 섭취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모링가를 두부요리에 활용하는 식당도 있다. 

기후가 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아열대 기후로 서서히 이동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이제 아열대 작물에 관심을 갖고 미래를 준비해 보자. 아시아종묘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에 오면 다양한 아열대 작물을 더 살펴볼 수 있다. 

 


글=김성민 점장

아시아종묘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

정리=국정우 기자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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