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품질 좋은 와인 생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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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품질 좋은 와인 생산해요”
  • 서형우
  • 승인 2021.10.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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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산막와이너리 김영 매니저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세청의 와인 수입량 통계 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4172t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전 세계 와인 소비량이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대 비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와인 생산에 뛰어드는 포도농가가 많아졌다. 2010년부터 영동·영천을 중심으로 국내 와이너리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 작했고 현재는 그 수가 1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 영동군 산막와이너리 김영 매니저

충북 영동에 자리한 산막와이너리는 가족단위로 운영되 는 와이너리다. 아내인 김영 매니저는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남편인 윤영준 부장은 전반적인 농사일을 맡는 다. 원래는 부모님이 하던 양조 일을 김영·윤영준 부부 가 일손을 도우면서 지금의 와이너리가 됐다. 

“부모님은 이곳 영동에서 10년 넘게 와이너리를 운영해 오셨어요. 원래는 포도 농사를 했지만, 판매용은 아니었 죠. 남는 포도로 취미삼아 양조를 하시다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와인 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산머루는 4958㎡(1500평), 캠벨얼리는 3305㎡ (1000평), 청수는 1652㎡(500평) 규모로 기른 다. 전체 생산량은 올해 기준 40톤이며, 병으로는 4만병 가까이 나온다. 사진은 농장 내부전경.

김 매니저의 부모는 국내 양조 학교와 영동군에서 제공하 는 와인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양조에 대한 기틀 을 다졌다. 김 매니저는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로 날아가 현지 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에서 와인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했다. 남편인 윤영준 부장은 아버지가 다녔던 양조학 교에서 와인을 배웠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산막와이너리

와인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이들 가족은 현재 9917㎡(3000평)의 규모의 농장에서 청수, 캠벨얼리, 산머루 총 3종류의 포도로 농사를 짓는다. 모두 양조용이다. 이중 산머루는 4958㎡(1500평), 캠벨얼리는 3305㎡(1000평), 청수는 1652㎡(500평) 규모로 기른다. 전체 생산량은 올 해 기준 40t이며, 병으로는 4만병 가까이 나온다. 이중 청수는 산미와 당도가 강하고 그만큼 향이 폭발적인 품종이다. 청수에서 만들어진 와인이 드라이 화이트와인 ‘라라’다. 저온침용을 통해 향을 보존함으로써 매력적인 향과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김영 매니저는 피치 못할 상황을 제외하고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면서 기르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정한다.

캠벨얼리는 흔히 양조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품종으로 알 려져 있다. 타 양조용 품종에 비해 당도와 산도가 부족하 고 알갱이가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김 매니저는 캠벨얼리도 잘만 양조하면 좋은 맛을 낸다고 말한다. 실 례로 레드와인 ‘화몽’은 캠벨얼리 100% 단일 품종으로 만 들지만 그 품질을 인정받아 2020 한국와인대상에서 은상 을 수상했다. 한편 산머루는 야생 품종으로 알알이 작게 형성된다. 캠벨얼리와는 달리 산머루는 양조용으로 적합 하다. 과육이 작고 껍질이 두껍기 때문이다.

김 매니저는 과육이 작고 껍질이 두꺼우면 와인의 바디감 을 형성하는 타닌 수치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산머루 100%로 만든 ‘비원 퓨어’, 캠벨 80%와 산머루 20%를 블렌딩해서 만든 ‘비원’은 모두 산막와이너리의 시 그니처 와인이다. 비원 퓨어는 세계적인 대회인 인터내셔 널 와인 챌린지에서 동상을, 비원 역시 세계적인 대회인 영국 런던와인 품평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자연을 담은 내추럴 와인

충청북도 영동은 대한민국 대표 와인생산지 중 하나다. 포도 재배에 최적의 기후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 매 니저는 포도가 잘 성장하려면 강수량은 적고, 일교차는 크고, 일조량은 풍부해야 하는데 영동은 이 삼박자를 모 두 갖춘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산막와이너리는 현재 9917㎡(3000평)의 규모의 농장에서 청수, 캠벨얼리, 산머루 총 3종류의 포도로 농사를 짓는다. 사진은 농장 외부전경.

김영·윤영준 부부는 이곳 영동에서 자연 그대로를 보존 하며 포도 농사를 짓는다. 생산된 포도는 내추럴 와인을 만든다. 여기서 내추럴의 기준은 생산자마다 다르다. 양 조 과정에서 개입을 지양하고 재배 과정에서는 농약과 화 학비료를 쓰는 유연한 입장이 있는가 하면, 포도를 기를 때부터 병입할 때까지 철저하게 인공 첨가물을 쓰지 않는 엄격한 입장이 있다. 

산막와이너리는 후자의 입장을 따른다. 김 매니저는 피치 못할 상황을 제외하고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면서 기르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산머루는 캠벨얼리와는 달리 양조용으로 적합하다. 과육이 적고 껍질이 두껍기 때문이다.

“아직 내추럴 인증을 받지는 못했어요. 재배 과정에서 약 간의 살균제, 제조 과정에서 약간의 아황산 처리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잔류량으로 따지면 거의 없다 봐도 무 방해요. 지금 청수랑 산머루는 내추럴 인증 기준을 충족 하고 있어요. 올해나 내년 중에는 인증을 받을 수 있지 않 을까 생각합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바짝

한때 와인은 백화점이나 주류 전문점에서나 구할 수 있는 귀한 술이었다. 그러나 불과 십여 년 전부터 와인에 대한 수 요가 증가했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홈술, 혼술 경향 이 강해지면서 맥주와 함께 와인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물 론 와인의 대중화가 활발하게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까지 한국 사회에서 와인 가격은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 높 은 관세 탓에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 “우리가 먹는 3만원 짜리 수입 와인은 현지에서 1만원 이 하의 저가 와인일 확률이 높아요. 한마디로 공장에서 찍 어낸 싸구려 와인이죠. 그에 반해 저희 와인은 대부분 수 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농약이나 아황산가스 등 인위적 인 처리를 최소화하죠. 그러나 수입 와인에 비해 가격은 저렴한 편입니다.” 

2년 전부터 병입하기 시작한 스파클링 와인. 2~3년 더 숙성시킨 뒤 테이스팅한 후 상품화시킬 계획이다.

실제로 산막와이너리가 자랑하는 ‘비원’은 시장 가격으로 1만7100원에 팔린다. 수입 와인이 기본 3만원이 넘는 것 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김 매니저는 가능하면 소비자들에게 고품질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제 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 해서도 귀띔해줬다. 

“현재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고 있어요. 지금 창고에 있 는 스파클링 와인은 2년 정도 숙성됐죠. 2~3년 더 숙성 시킨 후 테이스팅해서 괜찮으면 계속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10만 병을 넘게 생산하면 대량 생산한다고 하는데 저희 와이너리의 생산량은 4만병이에요. 10만병을 넘으 면 해외 수출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 생산량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그리 먼 미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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