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공 창업 기초부터 알아보기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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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공 창업 기초부터 알아보기Ⅰ
  • 서형우
  • 승인 2021.10.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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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남의 지갑에 있는 돈을 내 지갑에 넣는 것’이라고 한다. 창업을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하물며 농산물 생산에 몰두해온 농업인이 판매에 도전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전혀 낯선 ‘가공’을 해서 판매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창업과 달리 농산물 가공창업은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품질 농산물 생산도 놓칠 수 없고 가공도 해야 된다.

 

농산물 가공 창업이란?

‘내가 된장을 해서 이웃에 나눠줬더니 다들 맛있다고 하 면서 팔아보라고 해서 한번 해볼까 하고 찾아왔다’, ‘ 감귤 잼을 만들어 주니 사람들이 다 좋아해서 이걸 팔면 좋겠 다’고 해서 찾아온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면 우리는 ‘선생님 공짜니까 맛있는 거죠. 그 분한테 돈 주고 사먹으라 고 하면 사먹을까요?’ 하고 반문을 한다. 

우리 소비자들은 의외로 까다롭다. 맛있다고 다 사 먹지는 않는다. 내 돈 1000원을 투자하기 위해 그만한 가치를 놀 라울 정도로 따진다. 감귤농사를 짓는 사람이 모두 감귤잼을 만들어 팔면 잘 팔릴 것 같고 딸기를 생산하는 농가가 딸기잼을 만들어 팔 때 모두 대박이 난다면 얼마나 좋겠는 가.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아서 힘들다는 것이다. 창업이란, 일련의 노력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적정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다양하 게 나타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며, 이에 따라 금전적 보상과 개인적인 성취감을 보상받는 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창업은 본인의 노력이 전적으로 필요하고 성공 도, 실패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신안군은 신안 농산물 활용 농가카페 전문가 양성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창업자의 자세

1) 부지런해야 한다

농산물 활용한 가공창업은 농업활동도 하면서 가공, 유통 등의 작업을 추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본은 부지런함이다.

다른 창업과 달리 농산물 가공창업은 자신이 생산한 농산 물을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품질 농산물 생산도 놓칠 수 없고 가공도 해야 된다. 그래서 남보다 일찍 일어 나야하고 남보다 두 배, 세 배는 일을 해야 된다. 부지런 함은 창업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2)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라

정부보조금. 농산물 값 하락 등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아 서 창업을 생각한다면 잠깐 숨고르기를 권장한다.   정부보조금은 다른 분야에서도 받을 수 있고 농산물 값의 하락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이나 직거래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농산물 가공 창업은 적성을 필요로 한다. 가 공은 식품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요리에 관심이 있거나 먹 는 것을 좋아하거나. 아기자기한 포장법 등에 관심이 있거 나 그것도 아니면 판매하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면 좋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가 지역농가의 경쟁력 강화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상품화 교육을 운영하고 있어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농산물 활용 가공상품화 교육 장면.

3) 작은 규모를 우습게 보지 말자

흔히들 가공이라고 하면 원 시스템 가공을 원한다. 예를 들면 감귤즙을 할 경우 감귤만 넣으면 기계가 알아서 씻 어주고, 즙을 짜서, 포장해서 완제품으로 나오는 논스톱 시스템을 누구나 원한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을 갖추려면 공장화 되어야 하고 적어 도 몇 십 억원 이상의 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또 이렇게 많은 투자는 농업인이 하기에는 부담도 되고 투자비가 커 지면 자금회수 기간도 길어지고 무엇보다 성공한다는 보 장도 없어 비용손실이 클 위험이 있다. 따라서 유용가능 한 자금의 70% 정도 수준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 위험을줄 일 수 있는 길이다. 즉, 처음부터 완벽한 상품생산 라 인을 갖추는 것 보다는 소형 기자재를 우선 설치, 노동력 을 투입한다는 생각으로 출발해야 한다. 적은 규모의 시 설을 우습게 보지말자. 우리가 원하는 것은 큰 공장이 아 니라 가내수공업수준을 넘어서지 말자는 것이다. 우리는 1차 농산물 생산을 하고 있는 농업인이기 때문이다. 

4) 선배들의 사업장을 둘러보자

우리 주변의 농산물 가공창업사업장은 생각보다 많다. 먼 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길이 보인다. 기 자재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매장은 어떻게 조성하였는 지, 제품포장은 어떻게 하는 것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인지. 같은 감귤칩을 생산해도 어떤 곳은 온도를 높게 시간은 짧게, 어떤 곳은 시간을 길게 온도는 낮게. 그렇게 했을 때 제품의 상태는 어떤지,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 것 이 좋은지, 또 일반제품과 수제품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수많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 

광양시가 지역농산물 활용 농가카페 창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5) 인내심을 갖자 

누구나 창업을 한다면 대박이 날 것을 기대한다. 적어도 내가 생산한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기를 희망하고 또 팔릴 것만 같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한 착각이다. 앞에서 얘기 했듯이 남의 지갑의 돈을 꺼내게 하기 위해서는 나의 노 력과 인내심은 그 몇 배가 되어야 한다. 

소비자는 자기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관찰 하고 여러 가지를 비교 분석한다. 다행인 것은 가치판단 이 일단 서면 비용이 많이 들더라고 과감히 투자한다. 문제는 관찰 기간 동안 창업자가 얼마나 기다리냐는 것이 다. 농산물 가공 창업의 경우 농사만 짓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진정성 하나다. 진실된 제품을 만들고 기다리는 것이다. TV광고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 고 광고 전단지를 만들어 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의지하는 것은 입소문 하나이다. 그 입소문 홍보효과를 통 계로 보니 3~5년을 걸린다는 것이다. 제발 부탁이니 창업 을 하기 전 신중히 생각하고 일단 창업을 했으면 버티자. 3 년을 버티면 입질이 오고 5년째면 어느 정도 수입이 된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물론 준비하면서 버틸 때 가능하다. 

6) 인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농민은 순수하고 정직하며 농촌은 인심이 후하다.’

아직까지도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농업농촌에 대한 생 각이다. 어쨌든 고향은 시골이고 그래서 포근하고 넉넉하 다는 우리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라 본다. 농산물 가공 창업은 농업인이 주체이고 창업주에게 바라는 것은 세련 되지는 않지만 진실된 맛, 그리고 넉넉한 인심을 원한다. 즉, 농업인 창업주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어설픈 기업제품 흉내나 깍쟁이 같은 인심을 품지 않는 것이다. 하나를 팔더라도 그 안에 인심을 넉넉히 넣는다면 그 하 나는 100개가 되어서 돌아온다. 물론 인심을 챙기는 방법 은 각자의 형편에 맞게 고민해야할 사항이다. 

 

자료제공 :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정리/서형우 기자)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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