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결혼식 등에 화환 사용 금지가 포함된 ‘가정의례준칙’이 1969년 3월 5일 대통령령에 의해 선포된 이후 30년이 넘도록 화환은 단속 대상이 되어 왔다. 수십년간 단속의 대상이었던 화환은 역설적으로 절화의 주 소비처로서 화훼산업 의 성장에 크나큰 역할을 해왔다. 동시에 화환용의 소비가 많다보니 화환의 재활 용, 유통 및 디자인 등이 화훼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커서 화환은 여전히 화훼의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 등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따라서 해외의 화환 종류와 이용문화를 조사하는 등의 자료 축적과 활용은 우리 나라 화환문화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져 타이완의 경 조화환 종류와 이용 문화를 소개한다.
화환의 뜻과 종류
화환의 사전적 해설은 꽃과 부소재를 이용하여 둥근 원 형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경조화환이 라 불리는 것은 사전적 의미와는 관계없이 대나무, 플라 스틱, 목재 및 철제 등의 화환 받침대에 플로랄폼을 올 려놓고 한쪽 방향에서 바라다 볼 수 있도록 제작한 스탠 드형 꽃 장식형태를 포함한다.
타이완에서도 화환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 는 둥근 형태로 만든 것이다. 생화 또는 조화로 만든 것 인데 타이완에서는 이것을 화권(花圈）이라고 부른다. 다 른 하나인 기둥꽃은 철제 틀에 플로랄폼을 고정한 다음 꽃을 꽂은 장식물을 가리키며, 기둥에 플로랄폼을 고정 한 다음 꽃을 꽂은 장식물에 대해서는 로마식기둥꽃이라 부른다.
화환의 용도
타이완에서 화환의 용도는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 화권은 원래 장례식에만 사용되었던 것으로 꽃을 통해 죽은 사람에게 경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축하용에도 사용되고 있다. 축하용 으로는 개막식, 상점 개업식 및 기공식 등의 장소에서 사용된다. 크리스마스 등 외국의 명절에도 사용이 되고 있다. 기둥꽃의 용도 또한 화권과 다르지 않다.
화환의 이용자와 문구
타이완에서 화환의 이용은 주로 증정용으로 이용된 다. 즉 행사를 주관하는 측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 아니 라 축하객들이 구매자이다. 애경사 문구는 종이에다 쓴 다음 막대에 붙이며, 막대는 플로랄 폼에 꽂는다. 문구 내용은 애경사의 뜻과 함께 보내는 측을 표기한다. 문구 내용은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지만 문구를 리본에다 쓰는 우리나라와 판자에 문구를 쓰는 일본의 화환과는 차이를 나타낸다. 한편, 일본에서는 화환 아랫부분에 광고판을 부착한 것을 이용하기도 해 금후 광고와 연계된 화환의 유통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화환의 디자인과 이용되는 꽃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경조화환에 조화 사용이 증가하 면서서 화환 소비량이 절화 생산 및 소비와 연계되지 못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임대용으 로 이용되는 화권에는 비닐재질로 만든 조화가 둥그렇 게 꽂아져 이용되지만 기둥꽃에는 생화만이 이용된다. 형태는 원추형, 삼각형, 타원형 디자인이 많다.
타이완 화환에 대한 이해는 우리나라 화환의 개선에 도움
타이완의 생화 화환은 우리나라 화환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전부 생화를 이용하는 것과 함께 디자인에 신경 을 많이 쓰고 있다. 또 우리나라 화환은 애경사 문구가 써진 리본이 꽃을 많이 가리지만 타이완의 기둥꽃 화환 은 리본은 꽃을 돋보이게 하는 소품 역할만 하고, 애경 사 문구는 막대가 붙은 종이에 써서 꽃 위쪽에 배치시키 기 때문에 화환의 꽃을 가리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화환의 디자인 개선, 화환받침 대 개발 및 화환의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과 확대 차원에 서 연구 개발 시는 타이완의 화환 종류와 이용 문화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1969년 3월 5일 대통령에 의해 선포된 ‘가정의례준 칙’에는 결혼식 등에 화환 일절 폐지가 포함되어 있다. 1973년에는 ‘새 가정의례준칙’이 발효(처벌 조항신설)되 어 화분, 화환 장식과 진열 또는 사용은 처벌 받는 금지 행위에 포함이 되었고, 1980년에는 검찰까지 나서서 화 환 사용을 강력하게 단속하였다.
1980년 12월 31일 개정 공포되어 1981년부터 시행된 벌률 제 3319호인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에 의해 영전 앞에는 10개 이내 예식장에는 2개의 화환만을 진열하도 록 규정했으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 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 후 다 소 느슨하기 시작했으나 1986년, 1990년, 1991년, 1992 년, 1993년에는 총체적 난국극복이라는 명분으로 화환 규제와 단속이 다시 행해졌다. 그리고 이를 위반한 업소는 명단공개를 했고, 공무원들은 사정 대상이 되었으며 기업인들은 세무조사라는 명분 아래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사회지도층 인사의 경우 애경사 때 일방적으로 화환을 보내는 사람들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1994년 7월 7일에는 대통령령에 의해 혼례식장, 회갑연장의 화환 수를 기존의 2개에서 5개로 허용했지만 1997년에는 예식장과 영화나 소설에서 천당이나 극락은 꽃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곳으로 상상되고 있다.
옛사람들도 죽음의 세계에는 꽃이 있고, 죽은 사람은 꽃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는 믿음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해서 많은 나라의 신화와 전설 에서는 망자의 무덤에서 꽃이 피어나거나 망자가 꽃에 서 환생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은 고인을 기억하고,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꽃을 바치는 문화가 있었다. 망자에게 바치는 꽃은 망자의 영혼이 꽃의 향기 를 타고 온다고 해서 향기가 강한 꽃들이 많이 이용되었는데, 향기가 강한 꽃은 공통적으로 흰색 꽃이 많았다. 그렇기에 현재도 장의에 흰색 꽃을 사용하는 나라들이 많다.
꽃의 형태는 원형으로 사용된 것이 많다. 옛사람들은 해와 달처럼 둥근 것은 영원을 상징하기 때문에 죽은 사람이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뜻에서 꽃도 영원을 상징 하는 원형의 화환으로 만들어 헌화를 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원형으로 만든 화환은 축 하나 장의에 사용했으며, 옛날 독일에서는 원형의 화환 이 영원을 상징하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꽃을 둥글게 만들어 사용한 문화는 현재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서양에서 장례에 사용된 꽃과 이용형태는 가장 행복 하고 축하의 장소에서도 사용되어 온 역사가 있는데, 이 역시 죽음을 초월하는 꽃이 모든 액을 막아 주는 수단과 기원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결과적으로 경사스러운 일과 슬픔에 사용된 꽃들은 향기가 강한 것이 사용되었으며, 형태는 원형의 화환이 사용되었다.
허북구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과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