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신고·추황배 급식에서 귀한 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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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신고·추황배 급식에서 귀한 대접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12.01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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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이정경 우리배동호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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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원예 이나래 기자] 배 가격이 평년보다 20% 이상 하락한 반면, 친환경 배는 여전히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상품과 수확률이 일반 배보다 낮음에도, 친환경 과수 농가들이 희망을 이어가는 이유다.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배와 친환경 인증 배를 재배해요. 올해 GAP 배는 7.5kg에 1만5000~2만5000원을 받았는데, 친환경 배는 이 가격의 3배를 받았습니다.”

누이를 도와 배 농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8년차. 지난해 일부 면적에 대해 무농약 인증을 받아 친환경 농업인 대열에 합류했다. 재배 품종은 ‘신고’, ‘원황’, ‘추황’ 등이다. 올해 우리배동호회가 주관한 배 품평회에서 추황 배로 우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올해 수확한 신고 배. 예년보다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당도가 높고 식감이 아삭해 맛있다.

 
친환경 배 연 20t 경기도 급식단에 납품

평택에서 경기도 친환경 급식사업단에 납품하는 친환경 배는 연간 총 65t이다. 평택의 3개 배 농가가 친환경 급식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정경 우리배동호회원도 그 중 한 명이다.
“평택과수농협에 생산량 절반을 납품하고, 나머지는 경기 친환경 급식 납품과 온오프라인 직거래로 판매합니다.”

지난해 N 포털 사이트 온라인 마켓에 입점해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매일 3~5건의 주문을 꾸준히 받아 매출에 보탬을 얻고 있다.

 

맛이 달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배라고 표기했다. 평택과수농협과 포털 사이트 팜 스토어 주문 고객에게 배를 판매한다.

 
과수원 총 면적 1.7ha(5000평) 중 40%가 친환경 인증 면적인데,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배는 친환경 농사짓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요인은 검은별무늬병이다. 친환경 인증을 위해 노력하다가도 흑성병 방제 때문에 망설이고 포기하는 농가가 많은데, 이정경 회원은 과감한 투자와 뚝심으로 친환경 인증을 택했다. 경기친환경농업인연합회의 시·군 지회인 평택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에 가입해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화 추출물로 천연 살충효과
발효 액비와 유황 혼합액으로 살균


봄철 급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배 농가는 긴장한다. 검은별무늬병 포자가 공기 중 물방울을 타고 퍼지기 전에 방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약을 뿌릴 수 없는 친환경 인증 농가들은 흑성병을 어떻게 예방할까.

 

경기도 친환경 급식단에 연간 20t의 배를 납품한다. 무농약 인증을 받은 친환경 배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이정경 회원은 유황 합제로 병균을 살균한다. 유황 2L, 유화제 1L, 생선 발효액비 1L를 섞어 이른 봄 과수원에 살포하면 각종 과수 병균을 살균할 수 있다.

식물 유래 성분으로 만든 기름도 분무한다. 콩기름과 유화제를 혼합해 분무하는 방식이다. 경유 성분으로 만든 기계 유유제와는 달리 식물성 기름이라 더욱 자연 친화적이다.

복숭아순나방과 각종 병해충 방제에도 친환경 농자재를 사용한다. 제충국과 은행, 할미꽃 뿌리 등 자연 성분에서 유래한 천연 농자재로 종합 살충효과를 보고 있다.

 

평택과수농협 조합원이자 우리배동호회, 평택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소속으로 선진 배 전정 기술을 매년 교육받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배 봉지다. 재고 봉지를 버리기 아깝다고 배에 씌우면 자칫 세균 피해를 볼 수 있다. 봉지를 습한 곳에 오래 보관하면 세균이 서식할 수도 있고, 오래돼 해진 봉지를 씌워놓으면 나중에 찢어지거나 터져서 세균 침투 가능성도 높아진다.

친환경 배 상품과 수확률 80%
유기농 인증이 최종 목표


농약 없이 배 농사를 하면, 병 걸려서 버리는 게 더 많지 않느냐는 오해도 분명 있다. 하지만 하기 나름이다. 이정경 회원의 친환경 배 상품과 수확률은 80%다. GAP 배의 상품과율(97%)보다는 낮지만 제법 우수한 실적이다.

 
“친환경 급식 대상이 현재는 초등학교에 국한돼 있는데,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확대된다면 매출에 더욱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기도 측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건강을 위해서라도 친환경 과일의 급식 대상이 고등학생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이정경 회원은 생각한다.

 

지난10월 열린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에서 추황배로 품평회 우수상을 수상한 이정경 우리배동호회원(왼쪽)이 허광운 평택시농업기술센터 과수축산팀 농촌지도사(오른쪽)와 포즈를 취했다.


이정경 회원의 최종 목표는 유기농 인증을 받는 것이다. 친환경 급식 판매단가가 높기 때문에, 무농약 인증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싶다고.

우리배동호회와 평택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 다양한 농업인 모임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정경 회원. 국내 육성 품종인 추황 배는 신고 배의 수분수 용도로 소량 재배하고 있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품평회에서 수상도 했다.

나주에서 오랫동안 배 농사를 한 전문 농업인에게 전지전정 교육도 꾸준히 받으며 고품질 배 생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친환경 농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자면 비싼 농자재 값이다. 최근엔 배 봉지 값도 인상돼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한 이정경 회원의 ‘뚝심 농사’는 지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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