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농부, 황금향 달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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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농부, 황금향 달인이 되다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1.04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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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아람농원 임대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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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키우던 농부는 아열대 과일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 남들은 ‘안 된다’고 말했지만 노력 끝에 성공했다. 추운 겨울에도 난방 없이 금빛 황금향을 출하한다.

[월간원예 이나래 기자]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화훼 농가들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꽃 농사를 접고 채소나 아열대 과일을 택한 농민들도 많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에서 황금향 농사를 하는 임대근 아람농원 대표도 그 중 한 명이다.

“장미 농사 25년의 기술을 가슴에 묻고 황금향 농사에 도전했습니다. 꽃 소비가 한창인 졸업 시즌에 양액 베드를 철거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황금향 묘목을 심었습니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 황금향 재배단지에 자리한 아람농원. 총 면적 3300㎡의 비닐하우스에 황금향 나무 300그루를 심어 재배하고 있다. 11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수확한다.

임대근 대표의 농장이 조성된 곳은 원래 장미 재배단지였다. 꽃 소비가 줄자 화훼 농가들이 하나둘 작목을 전환해, 지금은 태안 황금향 단지가 됐다. 현재 농가 5곳이 태안황금향작목반을 구성해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고심 끝에 ‘황금향’ 농사 결심

난방 없이 보온 커튼으로 겨울을 난다. 2012년 만감류 재배를 결심한 임대근 대표는 가장 먼저 시장 조사에 나섰다. 당시 국내에는 제주산 레드향, 황금향, 천혜향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여러 가지 만감류 중 황금향 재배를 결심한 이유는 두 가지다. 가장 맛있다고 느꼈고, 태안의 기후와 출하 시기도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주산 4년생 묘목을 구입해 일 년 동안 키운 뒤 2013년부터 수확을 시작했습니다. 맛이 뛰어나 제주산 보다도 판매 시세가 좋습니다.”

아람농원 황금향은 평균 당도 14Brix 이상으로 매우 달콤하고 과즙도 풍부해 씹는 식감이 부드럽다.

임대근 대표는 경남 거제시의 만감류 농장을 찾아가 기술을 배웠다. 오랫동안 장미 농사를 하며 하우스 시설과 관리에 자신감이 있었기에 과감히 밀어붙였다. 그 결과 맛과 향이 뛰어난 황금향 재배 기술을 습득해, kg당 최고 1만5000원 이상에 제철 황금향을 판매하고 있다.

수확 기간은 11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닷가 지역이라 추울 것 같지만, 이중 비닐과 보온 커튼으로 겨울을 충분히 난다. 겨울에 영하 14℃ 까지 기온이 내려간 적도 있으나 보온 시설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아열대 과일 라임을 시험 재배 중이다.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 350ppm 유지 일조량 확보로 고당도 황금향 ‘주렁주렁’ 

총 면적 3300㎡(1000평)의 비닐하우스로 조성된 아람 농원에선 황금향 300그루가 자라고 있다. 만감류 밀식 재배 기술이 보급된 제주도에선 이 면적에 900그루까지 심기도 한다고.

그러나 임대근 대표는 나무 간격을 여유있게 심었다.  그리고 장미 농사를 할 때 사용하던 이산화탄소 발생기를 황금향 하우스에도 사용하고 있다.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하우스 천창을 열지 못할 때도 있는데, 그러면 하우스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250ppm 까지 낮아질 때도 있다. 자칫 나무 생육에 지장을 줄 수 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도입된 레몬 품종을 재배 중이다. 수입되는 외국산 레몬과 달리 개당 무게 최대 500g 내외인 대과 품종이다. 신맛과 향이 뛰어나고 구연산, 비타민 C가 풍부하다

그래서 임대근 대표는 이산화탄소 발생기를 활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으로 유지 한다. “우리 농장 나무가 제주도의 농장들과 다른 또 한 가지는 수형입니다.

제주도에 비해 일조량이 부족한 지역이기 때문에 황금향 나무를 ‘자연 개방형’으로 유인해 가운데 부분의 잎사귀까지 햇볕이 골고루 스며들게 하지요." 만감류 농가는 특히 풍년과 흉년이 번갈아드는 ‘해거리’ 때문에 고생하는 농가도 많은데, 아람농원에는 해거리가 없다.

태안읍 속말2길 일대 황금향 재배단지는 한때 장미 재배단지였다. 화훼 농가 5곳이 황금향으로 품목을 전환해 농사 제2막을 열고 있다.

매년 적정량만 수확하기 때문이다. 당장 고수익을 올리려고 착과량만 늘리다 보면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매년 일정량을 수확하도록 관리한다. 이렇듯 일조량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물관리를 철저히 한 아람농원 황금향은 평균 당도 14Brix 이상이며 과즙이 매우 풍부하다.

껍질을 까면 과즙이 줄줄 흐를 정도다. 맛과 향, 즙이 뛰어나 한번 먹어본 손님들의 재구 매율이 매우 높다.

구아바를 시험 재배 중이다.

아람농원에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아열대 과일이 시험 재배 중이다. 레몬, 라임, 구아바를 수확해 일부 판매 중이다. 특히 레몬은 국내에 수입되는 외국산과 달리 무게 500g 대과 품종이라 눈길을 끈다.

맛과 향도 풍부해 ‘신맛’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레몬은 구연산과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도 좋고 피부에도 좋지요.

태안읍 속말2길 일대 황금향 재배단지는 한때 장미 재배단지였다. 화훼 농가 5곳이 황금향으로 품목을 전환해 농사 제2막을 열고 있다.

그래서 여성 손님들이 좋아합니다.” 라임, 구아바 등 아열대 과일은 영양 성분이 풍부하고 마니아 소비층이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재배를 지속할 계획이다.

아열대 과수 농사를 시작하려는 농업인에게 임대근 대표는 “남이 쉽게 할 수 있는 작목은 절대로 손대지 말라”고 조언한다.

아람농원 황금향은 평균 당도 14Brix 이상으로 매우 달콤하고 과즙도 풍부해 씹는 식감이 부드럽다.

누구나 쉽게 재배할 수 있는 품목은 생산량이 늘어나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훼 농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임대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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