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교, 아버지의 가업을 잇는 사과 농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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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교, 아버지의 가업을 잇는 사과 농부가 되다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2.05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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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능금농협 조철희 조합원(애플트리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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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 장교로 군대를 전역한
조철희 애플트리 농장 대표.
아버지의 대를 이어
사과 농부가 되고,
예산능금농협의 조합원
영농 승계 교육도 받았다.

[월간원예 이나래 기자] 십 년 전, 장교로 군대를 전역한 조철희 애플트리 농장 대표. 누나를 도와 가구 제조업을 하다 고향인 예산으로 귀촌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사과 농부가 되고, 예산능금농협의 조합원 영농 승계 교육도 받았다.

사과즙 판매량이 많아, 가공 시설 설치를 결심했다. 위탁 가공비를 매번 내는 것보다, 직접 가공하는 편이 돈이 더 절약된다고 계산했다. ‘십 년이면 본전을 뽑겠다’는 계획으로 목돈을 들여 시설을 지었다. 단골들이 즐겨먹는 ‘햇살 가득 사과’ 브랜드도 만들었다.

충남 예산군 신암면에 소재한 애플트리 농장의 사과즙전문 가공 시설. 사과 세척부터 저온 착즙, 멸균, 포장과정이 가능하다.

빨간 사과 ‘후지’·‘홍로’
노란 사과 ‘시나노골드’ 재배

애플트리 농장의 사과 과수원은 총 면적 1.3ha(4000평)이다. 품종별로 ‘후지’, ‘홍로’ 사과를 각각 1000그루씩, ‘시나노골드’ 사과를 150그루 심었다. 블루베리, 아로니아만 재배하는 과수원도 따로 있다. 연간 생산량은2t에 달한다.

노란 사과인 ‘시나노골드’를 본격 재배한 지는 2년째다. 해마다 품종을 갱신해 어느덧 규모가 늘었다. ‘시나노골드’ 사과는 ‘천추’와 ‘골든데리셔스’를 교배한 품종인데, 9월 하순에 수확한다.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는 건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산군과 당진시, 아산시 농가들이 가공 위탁한 사과가 세척 대기 중이다.

명절 사과 선물세트 중, 노란 사과와 붉은 사과를 섞은 혼합 세트가 출시되고 있다. 색다른 과일을 좋아하는 도시의 젊은 소비자들 취향도 고려했다. 붉은 사과에 비해 저장성은 약한 편이지만, 맛과 향이 좋아 인기가 높아질것으로 전망했다.

과수원 수형은 세장 방추형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연간 사과 수확량은 2t에 달한다. 6월 말 블루베리 수확을 시작으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아로니아, 9월 초부터 사과를 수확해 하반기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애플트리 사과농장은 후지, 홍로, 시나노골드 사과를 재배하고 사과즙을 착즙하는 사과 전문 농장이다.

사과즙 직접 가공 3년차
거름 천 두 겹으로 맑은 사과즙 생산

“사과즙이 엄청 달다며 설탕 넣은 거 아니냐고 묻는분도 계세요. 100% 사과로만 만들었습니다. 설탕 넣으면 설탕 값만 더 들텐데요.”

예산의 비옥한 황토에서 큰 일교차를 양분 삼아 자란 사과는 당도가 남다르다. 사과즙 당도도 높을 수밖에없다.

후지’, ‘홍로’(위)와 ‘시나노골드’사과를 연간 총 2t 이상 생산한다. 신품종 시나노골드 묘목이 성목이 되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 품종 모두 당도가 높다.

다른 사과즙과 큰 차이점은 깔끔한 맛, 끈적이지 않는식감이다. 그 비결은 이중 거름 천이다. 파쇄 직후 1차거르기 때 거름 천을 두 겹으로 깐다. 그래서 사과즙이 와인 빛깔처럼 곱고 투명하다.

후지’(위), ‘홍로’와 ‘시나노골드’ 사과를 연간 총 2t 이상 생산한다. 신품종 시나노골드 묘목이 성목이 되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 품종 모두 당도가 높다.

포장 디자인도 공을 들였다. 디자인을 전공한 동생과 지인의 도움으로 심플하고 깔끔한 파우치와 상자를 제작했다. 파우치는 광택이 없는 무광 재질로 만들었다.

광택 재질보다 단가는 높더라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해서다. 가공 시설을 설치하는 데는 총 5000만원이 들었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에 귀농·귀촌 창업자금을 신청해융자를 받았다. 금리 연 3%, 5년 거치 15년 상환 조건이다.

후지’, ‘홍로’와 ‘시나노골드’(위) 사과를 연간 총 2t 이상 생산한다. 신품종 시나노골드 묘목이 성목이 되면 생산량은 더늘어날 전망이다. 세 품종 모두 당도가 높다.

이제는 오히려 이웃 농가 약 40군데를 위탁 가공해준다. 그 중에서 노란 콘테이너 상자로 100상자 이상 대량 가공하는 농가가 10곳이나 된다.

착즙된 사과 원액이 최종 거름 작업을 앞두고 있다.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100% 사과로만 가공했다.

“저희 시설에서 가공하면 즙이 맑고, 특히 파우치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며 착즙을 맡기는 농가들이 많습니다.”가공비는 25포에 4000원, 50포에 7000원을 받는다.인근 당진시, 아산시 농가들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와 가공을 맡긴다.

매출액의 90%를 직거래로 유지한 비결은 뭘까. 직업군인 시절 맺은 인연들이 단골 손님이 됐다. 수확철이되면 개인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햇사과 판매 소식을 알리고, 정기적으로 사과즙 할인 판매 이벤트도 한다고.

손글씨와 사과 그림을 포장 파우치에 새겨 넣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가공 시설 바로 옆에서 어머니, 아내, 고모와 함께 식당도 운영해 매일 바쁜 조철희 대표. 주 메뉴인 깻묵장은 지역민들도 즐겨 먹는 별미다. 농사일 하랴, 기술 교육 받으며 식당 운영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조대표의 귀농일지엔 오늘도 희망이 새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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