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비트와 사과로 착즙 주스 생산
상태바
고랭지 비트와 사과로 착즙 주스 생산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3.27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은일 제천양채영농조합법인 대표

더 많은 원예소식은 월간원예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발 250m에서 재배한 고랭지 비트와 사과가 주스로 재탄생했다.
비트 특유의 ‘흙맛’을 없애는 데 사과가 핵심 역할을 했다.

[월간원예 이나래 기자] 사과즙을 생산하는 농가들의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하면 남과 차별화할까’ 이다. 갈변 방지를 위해 비타민C를 첨가하는가 하면, 100% 원액을 고집하는 농가들도 있다.
충북 제천시 덕산면에서 제천양채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는 이은일 대표는 사과즙의 ‘파트너’로 비트를 택했다. 정확히 설명하면, 맛있는 비트즙 생산을 위해 사과를 택했다.

“전국에서 사과와 비트 혼합 주스를 생산하는 곳은 저희 법인이랑 김천의 한 농가, 단 두 곳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천양채법인은 사과와 비트를 모두 직접 생산하고 착즙한다. 올해부터는 비트차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착즙할 사과를 선별 중인 영농법인 회원들. 고당도 고랭지 사과를 엄선하여가공용으로 손질한다.

비트와 사과를 혼합한 주스
130℃로 멸균해 원액 보존성 높여

덕산면 일대는 과거부터 양채류 주산지다. 큰 일교차와 기름진 땅에서 고랭지 브로콜리, 비트, 콜라비, 양배추 재배 기술이 발달했다. 사과는 최근 들어 재배 면적이 늘기 시작했다. 양채류 주산지인 만큼 채소 가공에 관한 농업인들의 관심도 높다. 비트·사과 주스도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비트가 기능성 채소로 관심 받고 있지만, 특유의 짙은 흙냄새 때문에 먹기를 꺼리는 소비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제천양채법인의 ‘비트&사과’ 주스는 이러한 생식용 비트의 단점을 사과로 보완했다.

제천양채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하는 ‘비트&사과 주스’는 비트와 사과를 혼합한 주스다. 제천 고랭지에서 생산한 비트와 사과를130℃로 멸균해 착즙한다.

비트 80%, 사과 20%를 각각 혼합해 만든다. 사과 주스를 만들 때 80℃ 내외온도에서 착즙하는 것과 달리, 비트·사과 혼합 주스는 130℃에서 멸균한다.

양채류는 과일과 달리 저온 살균하면 상온에서 부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비트와 사과의 적정 혼합 비율을 수십 차례 실험해 보았습니다. 반반씩도 해보고, 9대 1 비율로도 해보았는데 8대 2 비율이 가장 적합했어요.”

이은일 제천양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1998년부터 양채류 재배를 시작해 현재 비트, 브로콜리, 콜라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중탕 주스와도 다르다. 월동 비트 주산지 농가들이 주로 중탕한 비트 주스를 생산하는 반면, 제천양채법인은 착즙 방식을 택했다. 착즙 주스 맛이 더 깔끔하고 신선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비트 20kg를 착즙하면 주스 60포(80ml·포) 분량이 생산된다. 비트·사과 주스의 주요 판로는 온라인 판매사이트다. 가공하지 않은 비트는 주로 대형마트로 납품한다.

이은일 제천양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1998년부터 양채류 재배를 시작해 현재 비트, 브로콜리, 콜라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비트는 네덜란드·프랑스 도입 품종,
사과는 ‘미야마 후지’ 18년째 재배

제천양채법인 소속 농업인은 27명이다. 비트는 네덜란드 원산 품종인 ‘우단’과 프랑스 원산 품종 ‘카마로’를 재배한다. ‘우단’ 비트는 파종한 지 약 95일 지나서 수확할 수 있는 조생종이다.

이은일 대표의 경우 사과는 ‘미야마 후지’ 품종을 재배한다. 양채류 농사를 하다 2001년 사과 농사에 뛰어들어 총 면적 6600㎡의 과수원을 일구고 있다. 덕산면 일대는 고랭지여서 일교차가 평균 10℃ 이상이다.

그래서 붉기 착색이 잘 되고 당도도 높다. 사과 과수원 토양 관리를 위해 아미노산이 함유된 비료와 유박 비료도 사용한다.

말린 비트를 3번 볶아 차로 우려 마시면 특유의 흙냄새 없이 산뜻한 비트차로 즐겨 마실 수 있다.

‘비트 앤드 사과’ 주스에 올해부터 식물성 오메가 3를첨가할 예정이다. 비트차도 올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비트차는 말린 비트를 우려낸 차다. 수확한 비트를 건조기에 건조해 3번 이상 볶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이때, 기름에 볶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비트 2kg를 건조해서 볶으면 300g 분량의 말린 비트가 생산된다. 비트차 끓이는 법은 간단하다. 끓인 물 약 100ml에 말린 비트 4~5조각을 넣으면 안토시아닌 성분이 우러나오면서 붉은 차가 된다.

유럽이 원산지인 비트 품종을 재배한다. 수확한 비트는 대형마트에 납품한다.

말린 비트의 식감은 고들빼기와 비슷하고, 비트차의 맛은 우엉차와 유사하다. 이밖에 비트와 당근 혼합 주스도 출시 예정이다. 6차산업 농가들의 고충 중 하나인 디자인 비용 부담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비트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해 항노화 및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착즙주스 포장 디자인 견적을 요청했더니 900만원을 부르더군요. 그래서 제가 직접 디자인 했어요. 꼬박 한달 걸렸습니다.” ‘목 마른 자가 우물 판다’는 심정으로 직접 디자인까지 도맡아 한 이은일 대표. 올해 비트·사과 주스 등 가공식품을 포함한 법인의 매출 목표액은 50억 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