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 농부가 만드는 유기농 뽕잎차
상태바
오디 농부가 만드는 유기농 뽕잎차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6.01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해남군 수미다정 채수미 대표

오디의 계절, 6월이다. 뽕나무를 가꾸는 수미다 정에도 수확철이 돌아왔다. 오디 뿐 아니라 작두 콩, 여주 등 온갖 작물을 재배하기에 더욱 바쁜 나날이다.
글·사진 월간원예 이나래

 

기세 좋은 두륜산 자락에 안기듯 자리한 전남 해남군 삼산면. 산길 따라간 언덕에 수미다정이 있다. 넓은 밭에 작두콩과 여주가 자라고, 그 옆에 차 가공 시설이 있다. 취재 기자를 맞이한 것은 십여가지가 넘는 각종 차다. 모두 수미다정이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뽕잎차는 물론 쑥차, 국화차, 작두콩차, 백목련차, 우엉차, 돼지감자차, 여주차 등 건강에 좋다는 차는 다 모였다. “저는 스님에게 차 문화를 배웠습니다. 뽕잎차를 시작으로 쑥, 민들레, 목련, 구절초 등 여러가지 차를 가공하고 있어요.”

 

 

유기농 오디 농사 

비닐하우스 짓고 나서 ‘대박’ 조짐 

차에 관심을 갖고 배우다 오디 농사를 시작했다. 뽕나무를 심고 나서 처음 몇년 동안은 오디를 수확하지 못했다. 오디 균핵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뽕잎차를 우려내기 위해 농약도 칠 수 없었고 균핵병 방제는 요원해 보였다. 그러다 우연히 비닐하우스를 짓게 되었다. 뽕나무 노지 재배가 시설 재배로 전환기를 맞은 시기였다. 하우스를 짓고 나서, 균핵병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균핵병 균이 열에 취약한 걸 그제야 안 거에요. 하우스 안의 온도를 30℃로 맞춰 놓고 매일 30분씩 문을 닫아 뒀더니, 균핵병이 생기지 않았어요.” 지금은 면적 2000㎡(600평)의 하우스에서 오디 1t을 수확한다. 오디 생과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생과는 전부 직거래하거나 수확 체험으로 판매하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 잎차로만 먹을 줄 알았던 뽕나무가 ‘대박’ 내는 효자로 거듭난 것이다.

멸치 효소와 유박 비료로 정성껏 재배한 유기농 오디를 5월부터 6월까지 수확한다.

 

스타팜 인증 받은 ‘수미다정’ 

유치원생 다도 체험 인기  

채수미 대표는 깻묵으로 만든 유박 비료를 애용한다. 칼슘제로는 멸치를 활용한다. 멸치를 설탕에 절여 3년 동안 숙성시켜 효소로 만들어 쓴다. 하우스 안에는 잡초 방제 매트를 깔고, 천장에 방조망을 설치해 새들의 출입을 막았다. 수미다정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정한 스타팜 농장이다. 전남 스타팜 협의회(회장 권상준)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스타팜 회원 간 교류와 정보 공유에 한몫 하고 있다. 스타팜 농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체험 프로 그램도 열심히 운영한다. 유치원생에게 차 마시는 법과 예절을 가르치는 다도 교육은 인기 만점이다. 가공은 다양한 판로 덕분에 탄력을 받고 있다. 대기업에 우엉차를 납품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뽕잎차를 판매한다. 텔레비전 건강 정보 프로그램의 ‘간접 광고’ 효과도 크다. 유명 연예인이 티비에 나와 ‘이런이런 차를 먹고 효과를 봤다’고 말하면 다음날 해당 차 주문이 폭주한다. 여름철이 되면 다이어트를 하려는 여성들로부터 뽕잎 환 주문도 밀려든다. 또 작두콩이 비염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비염 환자들도 단골 손님이다. 여주는 노지 재배하는데, 비료가 많이 필요한 작물이라고 귀띔한다.

검붉은 색으로 익은 오디를 손 으로 일일이 수확한다.

친환경 농사를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다. 제초제는 물론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농 인증을 받았는데, 그렇지 않은 농가들이 ‘나도 친환경’이라며 주장하는걸 볼 땐 마음이 쓰렸다. 6차산업과 관련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농협에 차를 납품하려고 하자 ‘HACCP’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는데, 독농가로서 시설을 짓기가 여간 벅찬 게 아니었다. 개별 농가에 HACCP 시설을 요구하기 보다는, 공동 이용 가능한 시설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행히 아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대학 졸업 후 고향으로 와서 농촌과 흙 살리기에 열의를 보이는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줄 계획이다.

 

[더 많은 소식은 월간원예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