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마당에서 즐기는 목화 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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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마당에서 즐기는 목화 솜 체험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6.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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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허니목화 신성원 대표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목화 솜 꽃다발.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하며 일어난 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순창 산골에서 목화 농사를 하며 꽃다발을 만드는 목화 청년을 만났다.
[글·사진 월간원예 이나래]

 

고향에 귀농해 목화를 재배하는 삼십대 청년. 여름내 목화 솜이 트길 기다렸다가 꽃다발을 만드는 꽃 농부. 그의 명함에 새겨진 직함은 ‘목화오빠’다. “순창이 옛날엔 목화 주산지였어요. 그런데 다들 일손 이 부족해 목화 농사를 그만뒀지요.” 어릴 적 부모님이 했던 목화 농사의 추억이 그를 목화 농부의 길로 이끌었다. 함께 사는 부모님은 양봉업을 한다. 벌꿀과 목화가 있는 농장, 그래서 농장 이름도 ‘허니목화’다. 목화 농사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부모님 을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사라져 가는 농촌 문화를 지 키고 싶어서였다. 효심이 지극해서였을까. 귀농 3년차에 그는 이미 청년 농업인들 사이에 유명인이 됐다. 순 창 청년 농부의 정보 공유 모임인 ‘더불어농부’에서 그 는 대표를 맡고 있는데, 티비와 신문이 앞다퉈 이 모임을 소개했다.


갈색 목화를 아시나요?

초콜릿인 듯 커피인 듯, 브라운 목화 

전북 순창군 쌍치면 용전길의 논밭 사잇길을 지나다 보면 풍채 좋은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용전리 이장님이 산다. 신성원 대표는 이곳 이장님 댁 아들이다. 직업 군인이던 신성원 대표가 고향 땅으로 귀농한 건 2016년. 집안 사정으로 부모님 곁을 지키기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목화의 꽃말이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부모님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하여 목화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목화 농사를 시작하기 위해 목화 씨앗이 필요했다. 경북 경주시의 목화 농장을 찾아가 씨앗을 문의하고 몇 가지 기술을 배웠다. 무엇보다도 어릴 적 부모님 어깨 너머로 본 목화 농사의 추억이 큰 도움이 됐다. 재배 품종은 ‘육지면’ 목화와 브라운 목화 등이다. 육지 면 목화는 솜이 하얀색, 브라운 목화는 솜이 갈색이다. 키워보니 브라운 목화 재배가 좀 더 까다롭다고. 그런 만큼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자외선 차단율이 하얀 솜은 92% 남짓인데, 갈색 솜은 97%에 달한다.  농사하는 틈틈이 블로그를 운영한 효과도 있었다. 누비 공예를 하는 무형문화재로부터 목화솜 주문을 받은 것 이다. 어떻게 알고 연락했느냐고 했더니 인터넷을 검색 해서 알게 됐더란다. 온라인 활동의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허니목화 농장은 한옥 농가 주택과 붙어 있어 체험 손님들에게 농촌의 전통 운치를 선사한다.

 

“한국 농촌의 전통 문화 목화 체험으로 이어가고 싶다” 

농사를 하다 보니 목표도 생겼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게 목표가 아니다. 혼자만 잘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사라져 가는 한국 농촌의 전통 문화를 지키고 싶다는 소망이다. 목화의 수요는 전 연령층에 걸쳐 존재한다. 중장년층에 게 목화 솜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 목화원예는 좋은 취미이다. 꽃집에 진열된 목화 꽃다발의 따스함에 매료된 도시 여성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앞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한옥 건물도 새로 지으려고 준비 중입니다. 교육 유관 기관을 통한 협조를 기대하고 있어요.” 목화 솜을 따고 꽃(솜)다발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한옥 시설도 준비 중인데, 아버지의 도움으로 순탄히 진행 중이다. “지금 저희 가족이 사는 집도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상당 부분 직접 지으셨어요. 농촌 어르신들은 집짓기 기술이라든지 무언가를 만드는 솜씨가 웬만큼 다 있으시답니다.” 체험장이 들어서면 한결 더 생기가 넘칠 예정이다. 전국 어느 곳에나 흔한 딸기 체험, 고구마 캐기 체험 등 과는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하는 농촌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았다.

 

[더 많은 소식은 월간원예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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