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처럼 달고 아삭한 보랏빛 ‘충랑’포도의 유혹
상태바
청포도처럼 달고 아삭한 보랏빛 ‘충랑’포도의 유혹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7.30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옥천군 이슬농장 곽찬주 대표

[더 많은 소식은 월간원예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충북 옥천군 이슬농장 곽찬주 대표

땅 속 게르마늄이 풍부한 옥천에서 40년째 포도 농사 중인 이슬농장. 7월부터 8월까지 잘 익은 캠벨얼리 포도 출하가 한창이다. 씨가 없는 ‘충랑’포도와 와인용 ‘청수’포도를 재배해 새로운 단골 확보에 나서고 있다.

 

보랏빛 탱글탱글한 포도가 얼굴을 내미는 8월이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국산 적포도는 대부분 ‘캠벨얼리’ 또는 ‘거봉’품종이다. 친숙한 맛도 좋지만, 색다른 맛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설 신품종 포도는 없을까?
있다. 충북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신품종 ‘충랑’포도다. 씨 없는 적포도인 ‘충랑’은 씨 없는 청포 ‘샤인머스캣’과 함께, 무핵 포도 유행의 쌍두마차로 주목 받고 있다. ‘충랑’포도 재배 4년차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이슬농장을 다녀왔다.

갓 수확한 캠벨얼리 포도. 당도가 15Brix에 달하며 새콤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씨 없는 고당도 ‘충랑’ 포도 
수확 후 한 달 지나도 신선

이슬농장 곽찬주 대표는 전 옥천군포도연합회장 출신으로, 포도 농사만 40년 넘게 하고 있는 전문가다. 총 면적 1.3ha(4000평)의 과수원에 ‘캠벨얼리’, ‘피오넬’, ‘샤인머스캣’, ‘충랑’, ‘청수’ 품종 포도 등을 가온 재배하고 있다. 아직까지 주력 품종은 ‘캠벨얼리’이지만, 앞으로 ‘충랑’과 ‘샤인머스캣’ 재배를 늘릴 계획이다.
“충랑 포도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저온에서 40~50일, 상온에서 20일 정도 저장 가능해요. 단순한 단맛이 아니고, 새콤달콤해서 더 맛있죠. 포도 알은 거봉보단 작고 캠벨얼리보다 커요.”
언뜻 보기에 캠벨얼리와 모양과 색이 비슷한 ‘충랑’포도이지만, 저장성의 차이가 크다고 한다. 캠벨얼리는 장기 저장시 탈립 현상(포도알이 송이에서 분리되어 떨어지는 현상)이 잘 나타나 유통에 지장을 받는 반면, 충랑 포도는 그렇지 않다고. 그래서 한 달 이상 배에 선적해야 하는 해외 수출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충랑 포도는 다른 장점도 많다. 장마나 폭우로 토양 수분이 급증할 때에도 포도 알이 갈라져 터지는 열과 현상이 거의 없는 점, 수량성이 높은 점, 높은 당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수세도 강해 잘 자라고, 겨울철 동해에도 강한 편이다.
“저희 농장 캠벨얼리는 당도가 15Brix 정도 되는데, 충랑 포도는 당도가 22Brix까지도 측정되었습니다.”
또한 과즙이 많아 물렁한 캠벨얼리와 달리, 청포도처럼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기존의 적포도와 다른 점으로 꼽혔다. 알맹이에 씨가 없고, 있다 하더라도 단단하지 않고 물러서 통째로 삼켜도 목에 걸리는 느낌이 없다.  
“충랑 포도는 엄밀히 말하면 씨가 있는 품종이지만, 씨방이 형성되지 않아 단단한 씨앗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올해 충랑 포도는 8월에 본격 수확할 예정이다. 지역에 상관없이 캠벨얼리보다 숙기가 열흘 정도 늦다고 곽찬주 대표는 설명한다.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청수’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단맛과 새콤함을 모두 갖춰, 화이트 와인 가공용으로 적합하다.

와인 가공용 청수 포도와
씨 없는 샤인머스캣 포도도 재배  

이슬농장에는 다른 신품종 포도도 재배되고 있다. 대표적인 품종은 ‘청수’와 ‘샤인머스캣’ 품종이다. 청수 포도는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청포도 품종인데, 와인 가공용 포도로 주목받고 있다. 첫맛은 새콤하고 뒷맛은 달콤해 화이트 와인으로 담그기 적합하다. 열과 증상 때문에 재배는 까다로운 편이지만, 이슬농장은 소량이나마 꾸준히 재배하고 있다.
껍질째 먹는 청포도 ‘샤인머스캣’도 재배 중이다. 국내 여느 샤인머스캣 농장과 마찬가지로 씨 없는 청포도로 재배하고 있다. 샤인머스캣 포도는 성출하기 때도 kg당 만 원을 호가하는 품종이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재배할 계획이다. 

습한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방열 공기 순환팬으로 비닐하우스를 관리하는 이슬농장. 순환팬을 가동하면 온실 습기가 제거돼 곰팡이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방열 팬이어서 겨울철엔 보온용으로 가동한다.
과수원 퇴비로는 발효 우분과 액비를 활용한다. 아미노산, 마그네슘, 철분, 고토 등이 혼합된 조제 액비를 관주해 포도나무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단, 화학 비료는 많이 쓰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포도 고유의 새콤달콤한 맛을 더욱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저희 농장 캠벨얼리 포도가 맛있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서, 경북대학교 포도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적이 있어요. 분석 결과 폴리페놀 성분이 다른 포도보다 훨씬 풍부해서 ‘약용으로서 가치가 있다’라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답니다.”
실제로 먹어본 이슬농장 포도는 식감이 탱탱하고 단맛도 뛰어나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또한 비닐하우스 곳곳에 눈에 띄는 거미들은, 이 농장이 곤충과 공생할 수 있을 만큼 자연 친화적이란 사실을 방증하는 듯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