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유기농 칼라만시와 레몬 농사짓는 ‘식물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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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유기농 칼라만시와 레몬 농사짓는 ‘식물 백화점’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7.30 16: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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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엔젤농장 안승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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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엔젤농장 안승환 대표

‘톡’쏘는 새콤함으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과일, 칼라만시. 비타민 C 함유량이 과일 중 최고라고 알려지면서 관련 식품도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과일, 국산으로 먹을 순 없을까? 공주에서 칼라만시는 물론 레몬, 구아바 등을 유기농 재배하는 농부가 있다. 엔젤농장은 유칼립투스와 페피노, 병풀 등 1000가지가 넘는 식물을 농사짓는 ‘식물 백화점’이다. 

 

칼라만시는 아열대과일인 ‘골드라임’을 가리켜 부르는 따갈로그어다. 이 과일은 해독(디톡스) 과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칼라만시 주스부터 소주까지, 먹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이렇게 인기 있는 과일을 국내에서 재배하는 농장은 없을까? 있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에서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는 엔젤농장이다. 이 농장은 1995년 조성된 이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고 스타팜으로 지정받았다. 과채류를 통틀어 1000가지 넘는 품목을 재배 중인데, 그중에서 아열대과일은 칼라만시를 포함한 라임류와 레몬, 구아바, 파파야 등이다. 

레몬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아열대 과일이다.

비타민 C가 풍부한  
25년생 유기농 칼라만시   

농사 시작부터 지금까지 줄곧 유기농 인증을 유지하고 있는 엔젤농장 비닐하우스는 ‘한 동의 커다란 숲’과 같다. 아열대 과채류와 쌈채 재배를 위해 비닐하우스를 지었지만, 내부는 풀과 꽃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풀숲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면 검은물잠자리와 나비, 거미들이 제 집인 양 자리를 틀고 있다. 구아바와 유칼립투스 묘목이 빼곡히 들어찬 입구를 지나면, 25년생 레몬과 라임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포도 농사를 짓다가 필리핀에 가서 농업을 했습니다. 그때 눈여겨 본 아열대과일을, 귀국 후 지금까지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고 있어요.”
야심찬 포도 사업의 꿈을 안고 필리핀으로 출국했지만, 값싼 외국산 포도가 한국에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결국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그러고 나서 시작한 것이 아열대 과일과 식용 꽃, 쌈채류 농사다. 라임과 레몬도 그 무렵부터 재배하기 시작해, 어느덧 줄기가 튼튼한 성목이 됐다. 
“다 익은 시트론 레몬은 무게가 700g이 넘는 것도 있어요. 아마 보면 깜짝 놀랄 겁니다.”
대형마트에서 흔히 보는 수입 레몬은 대부분 어른 주먹 만 하다. 반면 엔젤농장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레몬은 크기도 크고 무거워 처음 보는 사람들은 사뭇 놀란단다. 맛도 뛰어나다. 혀가 아릴 정도로 신맛 일색인 수입 레몬과 달리, 적절히 조화로운 신맛이다. 씹는 식감도 한라봉 못지않게 입 안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다. 
이곳에선 유레카 레몬도 재배하는데, kg 단위로 판매할 경우 유레카 레몬은 5~6개 들이, 시트론 레몬은 2~3개 들이로 포장한다. 엔젤농장 아열대 과일의 직거래 가격은 kg당 만 원 선이다.
수확기가 다가온 유기농 칼라만시를 반으로 갈라보니 과육이 녹색이다. 껍질째 맛을 보니 매우 신데, 떫은맛은 없다. 
“필리핀 사람들도 칼라만시를 즐겨 먹어요. 그런데 거기선 과육이 노란 칼라만시는 안 먹어요. 녹색 칼라만시가 더 맛있거든요.”
비타민 C가 풍부한 칼라만시는 피부 미용과 감기 예방, 항산화기능이 뛰어난 기능성 과일이다. 엔젤농장에서 칼라만시를 사먹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남아 출신의 이주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최근엔 내국인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칼라만시 소주’를 만들어 먹겠다며 직접 농장으로 사러 온 손님들도 있었다고. 칼라만시 집중 판매 기간은 8월부터 9월까지다.

베란다 식물로 적합한 ‘페피노’는 남미가 원산지인 아열대 과일이다. 노란 열매를 맺으며, 맛은 멜론과 비슷하다.

모기 퇴치하는 유칼립투스와
베란다 식물 ‘페피노’도 분양

엔젤농장에는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키우는 식물의 가짓수를 세는 것보다, 키우지 않는 식물을 세는 게 더 쉽다고 느껴질 정도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예쁜 화분에 담긴 식물을 가리켜 물으니, ‘페피노’라는 아열대 과일이라고 한다.
“잘 익은 페피노 열매는 멜론과 비슷한 맛이 나고 식감도 쫄깃쫄깃하답니다. 원산지에서는 다년생으로 키우는 식물인데, 국내에선 베란다 식물로 제격이죠.”
노란 달걀처럼 생긴 페피노 열매는 마치 방울토마토처럼 귀엽고 앙증맞다. 페피노 묘목은 이곳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여름철 모기 퇴치 식물로 각광받는 유칼립투스도 분양 가능하다. 안승환 대표가 직접 가꾼 유칼립투스 나무는 도매시장으로는 출하하지 않지만, 개별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한다. 
비닐하우스 한편에 무성히 자리잡은 병풀도 눈길을 끈다. 병풀은 국내 유명 상처 치료약의 원료로 쓰이는 약초다.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병풀 잎 한 개를 빻아 거즈나 밴드로 붙여두면 상처가 아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필리핀 사람들이 관절염 완화를 위해 먹는 ‘판시판시탄’, 일본 오키나와 특산물인 ‘시쿠아사’, 사람 손가락을 닮은 아열대채소 ‘핑거라임’, 서양 요리 단골재료인 월계수 등 엔젤농장에서 키우는 식물은 무궁무진하다.

비타민과 칼륨이 풍부한 유기농 구아바를 재배해 판매한다.

엔젤농장의 비닐하우스 면적은 총 6000㎡(1800평)이다. 이곳은 겨울에 고드름이 얼 정도로 춥다. 그런데도 하우스 가온 난방을 거의 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쓰는 난방기는 전기 온풍기다.
“아열대 식물은 생리를 알아야 키울 수 있습니다. 식물의 항상성을 활용해, 식물 스스로 한여름이나 한겨울 날씨에 적응하게 하는 것이죠. 이렇게 키운 식물은 ‘파이토 케미컬’이라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풍부해, 먹는 사람에게도 더욱 이롭습니다.”
이곳에서 재배한 유기농 과일이 수입된 외국산보다 향도 진하고 신선도가 오래 가는 비결이 바로 이 ‘파이토 케미컬’덕분이라고 안승환 대표는 확신한다.
“내가 맞은 바람을 똑같이 맞고, 내가 견딘 추위를 똑같이 견딘 식물을 섭취하는 게 내 몸에도 더 이롭지 않겠습니까.”
25년 유기농 농사 외길을 걸어온 안승환 대표의 철학이다.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농법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해충의 천적인 나비, 거미들도 늘어났다고. 한여름 더위를 먹었을 때 몸에 좋은 식물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익모초’를 권했다. 익모초를 달여 먹으면 더위 먹은 증상이 완화된단다. 익모초 또한 엔젤농장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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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림 2018-08-02 01:25:29
유기농법으로 농사 지으시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혹시 비타민나무도 분양 하시는지요? 농장 구경 가도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