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농장에서 ‘나만의 배나무’키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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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농장에서 ‘나만의 배나무’키워볼까?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7.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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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대림배농원 임종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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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대림배농원 임종언 대표

 

전원 생활을 갈망하는 도시민들에게 주말 농장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큰맘 먹고 마련한 주말 농장이라도 너무 외진 곳에 있으면, 발길이 뜸해지기 마련. 서울과 가깝고 체험 종류도 다양한 주말 농장은 없을까? 경강선 경기광주역에서 불과 7km 거리에 있는 ‘대림배농원’에 다녀왔다.

 

배꽃 축제, 배 수확 행사, 그리고 구수한 땅콩·고구마·옥수수가 기다리는 농장. 경기 광주시 직동로에 조성된 대림배농원은 이 모든 체험이 가능한 주말 농장이다. 또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도 푹 빠져드는 농촌 교육 농장이다.
“선조 때부터 가꾼 땅을 1997년 과수원으로 조성해 지금까지 배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광주는 배 주산지가 아니어서, 판로를 고민하다 체험 농장을 조성하게 됐어요.”
농장 임종언 대표는 할아버지에 이어 삼대 째 고향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배 농가가 드문 광주에서 대림배농원은 체험 농장으로 승부를 걸었다.

신고 배가 탐스럽게 익었다. 9월부터 10월까지 배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수확만 하는 주말 농장? NO
열매 솎고 봉지 씌우며 농사 체험

대림배농원은 배 수확 뿐 아니라 농사 체험도 가능한 농장이다. 배나무를 분양받으면 전문 용어로 ‘적과’라고 하는 열매 솎음 작업과 배 봉지 씌우기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단, 안전 우려가 있는 병해충 방제 작업은 농장 주인인 임종언 대표가 직접 한다. 
배나무를 분양 받은 회원이 일 년 중 가장 먼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배꽃 축제다.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는 4월 말에 축제가 열린다. 한 해 동안 돌볼 배나무를 직접 살펴보고, 배꽃 아래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봄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열매 솎는 기간은 5월 하순이다. 날씨와 생육 속도에 따라 작업 가능한 기간은 약 열흘인데, 해당 기간 중 분양 회원이 원하는 날짜에 와서 작업 하면 된다. 솎음 작업을 하는 목적은 착과 상태가 불량한 열매를 제거해 수세를 관리하고 고품질 배를 수확하는 것이다. 솎음 전용 가위를 이용해 작업하는데, 임종언 대표가 친절하게 방법을 설명해준다. 
봉지 씌우기 작업은 6월 중순 경에 실시한다. 배 봉지는 농장에 구비돼 있어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접혀 있는 봉지를 펴서 열매에 씌운 뒤 핀으로 고정하면 된다. 봉지를 씌움으로써 여름철 각종 병해충 피해를 경감할 수 있다.
배나무 농사 체험의 ‘꽃’인 수확 축제는 매년 10월 중순에 개최한다. 수확 축제는 단순히 배를 따서 가져가는 행사가 아니다. 분양 회원들이 다함께 배를 수확하며 일 년 농사의 보람을 나누는 화합 행사다. 우수 배를 선발하는 대회도 열리는데, 상품이 있다. 선발된 회원에게는 이듬해 배나무 분양권 또는 배즙 선물 등 혜택을 제공한다. 

배 수확 축제에 참가한 회원들이 떡메 치기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땅콩 심고 옥수수 따고
고구마·감자 캐는 꼬마 농부들

배 농사 체험이 어렵다면 텃밭 농사로 시작할 수도 있다. 무농약 재배를 원칙으로 하는 대림배농원 텃밭은 일 년 단위로 분양하는데, 4월 말에 개장한다. 각 회원이 심고자 하는 작물의 씨앗 또는 모종을 자유롭게 구입해 심고 가꾼 뒤 수확하면 된다. 배나무와 텃밭을 동시에 분양받는 것도 가능하다.
평일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고사리손으로 땅콩이나 감자를 심는 유치원생들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대림배농원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지정한 농촌 교육 농장(에듀팜)이기 때문이다.
에듀팜 체험 프로그램은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하게 운영된다. 5월은 배잼 만들기, 6월과 7월은 각각 감자, 옥수수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어 9월부터 10월까지는 배 수확 체험과 고구마, 땅콩 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여름철 대림배농원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물놀이다. 농장 바로 옆으로 시원한 계곡이 흐르는데, 한여름이 되면 튜브 타고 물장구 치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다. 계곡을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좀 더 안전한 ‘여름 한정판 수영장(풀장)’도 마련한다. 농장에서 키우는 닭, 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트랙터 마차를 타는 어린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 퍼진다.

주말농장과 농촌교육농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대림배농원은 방문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올해 분양되어 ‘주인’을 만난 대림배농원 배나무는 180그루다. 농촌 체험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해마다 분양률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분양 회원들은 배나무 한 그루에서 배 100과 정도를 수확해 간다고 한다. 만약 열매 솎기와 봉지 씌우기 작업에 참여하기 어렵다면, 소정의 비용을 내고 주인 임종언 대표에게 작업을 ‘의뢰’하는 방법도 있다. 
농촌 교육 농장 운영을 위해 초등학교 교과 과목 내용도 숙지하고 있다는 임종언 대표. 암꽃과 수꽃을 구분하는 방법과 열매의 씨방 개수 등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하기 위해 틈틈이 연습한다. 과수와 밭 농사에 관심 있는 예비 귀농인부터 시골 생활의 향수를 품은 도시민들까지, 대림배농원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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