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삶 버리고 친환경 배 농사짓다 “경기도의 금강산, 용문산 정기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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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삶 버리고 친환경 배 농사짓다 “경기도의 금강산, 용문산 정기를 품다”
  • 이태호 기자
  • 승인 2018.08.2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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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 용문 배 작목반 김동국 농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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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물 맑은 경기도 양평, 서쪽에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경기의 금강산이라 불리 우는 용문산이 있고, 남쪽에는 주읍산, 동쪽에 중원산·괘일산이 솟아 있으며, 남부 흑천(黑川) 유역에 경작지가 형성되어 있다. 이곳에 용문 배 작목반 김동국 농가대표의 배 작목 과수원이 자리하고 있다.

농가가 속한 용문면 다문리에는 유물산포지(遺物散布地)로써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원삼국시대의 토기가 채집되기도 했는데, 그 옛날 수려한 경관과 물 맑은 곳에 사람들이 활발하게 농사를 짓고 살아가던 곳이었다는 흔적이 눈에 아른거린다.


배 수출농가, G마크 품질인증관리 철저
김동국 농가대표는 서울 인근에서 농사를 시작해 양평으로 정착해 40년이 넘게 배 농사를 지은 베테랑이다. 인근농가 10곳과 함께 배 작목반을 구성해 작업장 위탁을 통해 대만 등으로 수출을 주로 하고 있다.
연평균 16,000박스, 200톤 이상 수출하고 있고, 올해는 년 초에 냉해 피해가 발생해 작업량이 3분의1로 줄어 수출양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다행히 재해보험 가입으로 손해를 어느 정도 보전 받았지만 냉해피해와 고온과 가뭄에 추석을 앞두고 물량이 줄어 다소 아쉬움도 든다. 하지만 그것이 자연의 섭리라며 인자한 표정으로 김동국 대표는 허허 웃는다.
연륜이 묻어나는 베테랑 농부답게 배 품질에는 자신이 있어 경기도지사가 품질을 인증하는 G마크 인증을 받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고, 수출하고 남는 물량들은 소매로 아들 김호준 농가대표가 인터넷 판매 등 판로를 여러 경로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배 과수 농사 규모는 용문 작목반 전체농가 150,000㎡(약4만5천평)규모로 김동국 농가는 13,000㎡(4천평)가량 하고 있고, 부인, 아들과 함께 고추와 감자, 배추농사도 복합영농으로 조금씩 하고 있다고. 수출회의도 자주 과수연구회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고 아들 김호준 농가대표도 양평인터넷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 과수원 전경

 

상수원보호구역, 친환경 재배 필수
양평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일체의 제초제가 금지돼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는 용문 배 작목반에서는 시설이 오래되거나 자동 물관리 시설이 들어와 있지 않아 가뭄시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자체에서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농가들을 돌아보면서 양수기라도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소소한 소원을 털어놓는다.
수출용 배는 열흘 전에 작업을 해서 5일전 선적을 한다. 350g정도 크기가 좀 작은 과들은 기타 동남아로 가고 일본은 단가가 대만에 비해 까다롭고 못하다고 한다.
수출용 품종은 숙기가 9월인 조생종인 ‘원황’으로 가고 있고 ‘신고’품종은 설에 선적을 한다. 다만 ‘원황’품종은 저장성이 다소 떨어져 앞으로 상대국의 요구에 의해 수출용 품종을 당도가 더 나오는 ‘화산’품종으로 대체하기 위해 따로 심어놓고 준비 중이다.

봉지씌운 배

천적 없는 꽃 매미 해충 유입 막아야
병해충은 거의 없는 편인데, 꽃 매미를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김 대표도 과수원 전체 그물망을 쳐 놓고 유입을 막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 해충들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데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등 천적이 없어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방제가 어렵다는 꽃 매미.
꽃 매미는 중국 남부지역과 동남아시아의 덥고 습한 기후의 지역에서 서식하는 아열대성 해충인 외래종이지만 최근 우리나라 여름 기온이 습하고 40도 가까이 치솟는 등 갈수록 높아지면서 꽃 매미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어 농가들을 골치 아프게 하고 있다.
꽃 매미는 수목의 수액과 영양분을 빼앗아 시들게 할 뿐 아니라, 배설물로 인해 배 과수에 그을음 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을음 병은 나무의 잎이나 열매가 마치 불에 그을린 것 같은 검은 반점이 생기는 현상으로 나무의 광합성을 방해하고, 과수의 품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경계해야 될 블랙리스트 해충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원황

 

작목반 고령농가 대다수, 청년농 인력육성 시급
“우리 배 과수 작목반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어요. 74세가 막내야 허허”
김동욱 농가대표는 갈수록 청년들이 없어 문제라고 얘기한다. 힘든 일을 기피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도심으로 전부 나가버리고 시골에 와서 고생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뭔가 획기적인 유인책을 내놓지 않으면 청년들이 농촌으로 와서 고생할 일이 없다는 얘기는 정부에서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김 대표 과수농가 주위로는 한창 외지 사람들이 분양받아 짓고 있는 별장이나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촌이 들어서고 있어 이곳의 풍경도 점차 바뀌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씁쓸함마저 느껴진다. 도시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주위 농가들과도 담을 치고 교류가 없이 살아간다고 아쉬 워 한다.
그러고 보니 김 대표 농가집에는 대문과 울타리 담장이 없다. 진도견 백구만이 취재진을 반갑게 주위를 맴돌 뿐이다. 김동욱 농가대표는 그래도 앞으로도 이곳에서 땅을 지키며 농사를 짓겠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생명을 지키고 이 땅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정착한 이유라고 한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양평 용문산 자락에서 부인,아들과 함께 정직하게 농사지어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나누며 친환경 배처럼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김 대표의 꿈이자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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