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속(Miscanthus)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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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속(Miscanthus) 식물
  • 월간원예
  • 승인 2018.08.3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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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보다 멋진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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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목원 권용진 박사

삼복 더위를 이겨낸 후 9월은 곡식이 무럭무럭 익어가는 가을의 문턱에 있는 시점으로 드넓은 논에 벼가 점차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벼가 황금들판을 이루며 아름다운 가을 경치를 연출하듯 정원에서도 가을의 정취를 연출하는 대표적인 벼과식물(Graminaceae)이 있다. 바로 억새속(Miscanthus) 식물이다. 
억새속(Miscanthus) 식물은 아프리카에서 동아시아 걸쳐 약 17~20종이 분포하며 낙엽 또는 상록 다년초로 자라는 식물에 해당된다. 주로 산과 들 그리고 수변에도 자랄 정도로 자생지가 넓으며, 벼과식물의 특성처럼 생육이 매우 강인한 종이다. 국내에는 금억새, 참억새, 물억새, 개억새 등 17종이 자생하고 있다.
20대 초반의 청년시절 전국의 산을 누빌 무렵, 영남의 알프스라 일컫는 영취산과 심불산을 등산하면서 감동받았던 억새 군락의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산정상부에는 대부분 참억새군락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삭이 막 필 무렵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며 드넓은 초원을 황홀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사업소의 관할 구역인 노을공원은 해마다 10월이면 억새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10월에 모처럼 억새의 아름다움에 빠져보고 싶어 혼자서 정상을 올라가보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억세 군락의 규모가 상상했던 것보다 컸으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은빛, 금빛 호수의 물결을 보는 듯 아름다웠다.

참억새 ‘모닝라이트’


억새군락처럼 단순하게 식재하여도 아름다운 식재소재가 될 수 있지만 다양한 억새품종들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품종들은 전초의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거나 잎 폭의 좁고 넓음에 따른 질감과 부피감을 통해 재미난 연출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 참억새 ‘모닝라이트’(Miscanthus sinensis ‘Morning Light’)는 잎과 전초가 세엽으로 촘촘하면서도 강한 느낌을 주며 엽색도 약간 잿빛을 띄어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품종이기도 하다. 또한 초장의 크기가 2m터가 훨씬 넘으며 잎에 가로로 규칙적인 밝은 노란색이 들어간 참억새 ‘제브리너스’(Miscanthus sinensis ‘Zebrinus’)는 화단의 가장자리나 뒤쪽에 식재하여 다른 식물의 배경식재로 적합한 품종이다. 

참억새 ‘제브리너스’


제브리너스가 가로로 무늬가 들어 있다면 세로로 무늬가 들어간 참억새 ‘바리에가투스’(Miscanthus sinensis ‘Variegatus’)는 잎 전체에 연노란색무늬가 세로로 들어있으며, 다른 품종에 비해 밝은 느낌을 주는 품종으로 정원에 식재할 경우 분위기를 환하게 연출하는 데 적합하여 인기가 많은 품종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제브리너스처럼 가로무늬가 노란색으로 선명하게 들어있는 참억새 ‘골드바’(Miscanthus sinensis ‘Gold Bar’)는 초장이 직립성이 강하여 강인한 느낌을 주고 키가 왜성으로 단정하게 자라기 때문에 화단에 포인트 식재하기에 적합하여 다른 숙근초와 함께 연출하면 볼륨감 있는 화단연출에 매우 좋은 소재라 할 수 있다. 
가든문화가 오래전에 정착한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는 그라스를 주요소재로 사용하여 왔으며, 그라스류를 모둠 식재하여 아름답게 연출한 화단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라스모둠화단 소재로 억새속 외에도 풍지초속(Hakonechloa), 몰리니아속(Molinia), 기장속(Panicum), 수크령속(Pennisetum), 모새달속(Phaceluru) 등은 제각기 특유의 아름다운 이삭과 질감 등을 가지고 있어 추천할만한 좋은 소재들이다.

참억새 ‘골드바’
수크렁


억새류는 고유의 품종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양번식을 실시하여야 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포기나누기(분주법)를 하여 번식하는 것이다. 벼처럼 시간이 경과할수록 분얼하여 포기가 점차 늘어나게 되는데, 포기수가 너무 방대해지면 통기가 불량해지게 되고 장마기간에 도열병이 와 도복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포기가 너무 번무하지 않도록 2~3년 주기로 포기 나누기를 하여 세력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장마기간이 길어질 염려가 있을 경우 장마기 전후에 살균제를 처리하여 도열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토질은 크게 가리지는 않지만 너무 점질토의 경우 배수가 불량해 생육이 다소 느려지거나 불량해질 염려가 있다. 

새풀 ‘오버댐’


고사초의 제거는 늦가을에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겨울동안 서리를 맞아 연출되는 아름다움을 맘껏 즐긴 후 이른 봄 새싹이 나기 전에 기부에서 바짝 잘라 신초의 발생을 유도해 주는 방법을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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