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과(compositae)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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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과(compositae) 식물
  • 월간원예
  • 승인 2018.09.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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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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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화악산)

사립수목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매년 10월이면 들국화 전시회와 국화 전시회를 통해 가을을 마무리하곤 했다. 음력으로 9월 13일은 서리가 온다는 상강에 해당된다. 찬 서리를 이기면서 피어나는 꽃이 얼마나 있겠는가? 오랫동안 국화와 함께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국화과 식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서정주 시인의 시구에서처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얼마나 많은 수고를 감수해야 하는지 모른다. 올해 처음으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국화반을 운영 중인데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여름을 무사히 이기고 곧 있을 가을 전시회 준비에 한창이다. 멋진 국화전시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번 호에서는 국화의 원종인 흔히 들국화라 불리는 국화과 식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식물분류군에서 가장 많은 종이 분화되어 있는 국화과 식물은 무려 956속 2만여 종이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만 약 39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봄부터 꽃을 피우는 많은 종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종들로는 개미취속(Aster), 미역취속(Solidago), 산국속(Dendranthema), 산비장이속(Serratula), 엉겅퀴속(Cirsium), 쑥부쟁이속(Kalimeris), 취나물속(Saussurea), 키큰산국속(Leucanthemella) 등이 대표적인 국화과 식물이다.
먼저 개미취속에 해당하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는 까실쑥부쟁이(Aster ageratoides), 단양쑥부쟁이(Aster altaicus var. uchiyamae), 벌개미취(Aster koraiensis), 좀개미취(Aster maackii), 왕갯쑥부쟁이(Aster magnus), 개쑥부쟁이(Aster meyendorfii), 가는쑥부쟁이(Aster pekinensis), 참취(Aster scaber), 개미취(Aster tataricus) 등이 있다. 벌개미취는 이미 친숙해진 식물로 오래전부터 지피식물로 개발되어 애용되고 있으며, 군락으로 식재할 때 관상효과가 뛰어난 식물이다.

1. 까실쑥부쟁이 2. 단양쑥부쟁이 3. 벌개미취 4. 좀개미취 5. 왕갯쑥부쟁이 6. 개쑥부쟁이 7. 가는쑥부쟁이 8. 참취

 남한강변이 자생지로 알려진 단양쑥부쟁이는 하천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대부분 훼손된 안타까운 식물 중 하나이며, 일 년 동안 영양생장만 하다가 다음해에 개화 결실 후 소실되는 생육습성이 있다. 왕갯쑥부쟁이는 꽃이 매우 크고 많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분화나 분경소재로도 적당하며 돌 틈이나 월가든 소재로도 안성맞춤이다. 좀개미취는 개미취처럼 현재 많이 증식되어 유통되고 있지만, 필자가 자생지를 처음 본 것은 백두산지역을 탐사할 때 두만강 발원지주변에서 처음 볼 정도로 귀한 식물 중 하나이다. 참취는 나물로 더욱 잘 알려진 식물이지만, 가을이면 강하게 직립하는 꽃대 위에 흰색의 앙증맞은 꽃 또한 매력적인 식물이다.
강원도 정선에 가면 지역 특산물로 곤드레나물이 유명하다. 정명은 고려엉겅퀴(Cirsium setidens)로 나물로 인기가 많아 관광객들이 일부러 곤드레밥을 먹기 위해 정선을 찾을 정도로 중요한 식물자원이다. 이 고려엉겅퀴는 자생지에서 만나려면 다리품을 꽤나 팔아야 한다. 백두대간의 높은 산, 해발 700m이상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만 볼 수 있는 귀한 몸이다. 엉겅퀴를 닮은 꽃이 보라색으로 피어나며, 흰색으로 피는 흰고려엉겅퀴는 높은 산을 헤매다가 운이 좋아야 한 두 개체 볼 수 있을 만큼 개체수가 적은 종중 하나이다.

고려엉겅퀴(Cirsium setidens)
흰고려엉겅퀴(Cirsium setidens var. niveo-araneum)

많은 국화과 식물들 중 개량된 국화와 가장 근연종이라면 구절초속 식물이라 할 수 있다. 산과 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종으로는 산국과 감국, 구절초 종류들이다. 그 중 산국과 감국은 노란색 꽃잎을 가지고 있으나 감국이 훨씬 꽃송이도 크고 많은 꽃잎을 가지고 있어 산국에 비해 관상가치가 뛰어나며, 보기 드물긴 하지만 흰색으로 꽃을 피우는 흰감국도 자생한다. 구절초는 산국과 감국에 비해 잎의 결각이 깊고 뚜렷하게 들어가 있어 쉽게 구분되며 꽃은 대체로 흰색으로 핀다. 물론 서흥구절초처럼 진한 붉은 색으로 꽃을 피우는 종들도 있다.

감국(Dendranthema indicum)
흰감국(Dendranthema sinchangense)
구절초(Dendranthema zawadskii)

위에서 소개한 종들 외에도 관상가치가 뛰어난 국화과 식물로는 조밥나물(Hieracium umbellatum), 왕고들빼기(Lactuca indica), 각시취(Saussurea pulchella), 미역취(Solidago virgaurea subsp. asiatica) 등이 있다.
몇 년 전, 설악산을 가기위해 한계령의 구불구불한 길을 넘어가다가 각시취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위험한 길 가장자리에 일부러 차를 대고 무슨 꽃인지를 확인하고자 언덕을 올랐던 기억이 난다. 각시취는 1미터 정도 크게 자라며 꼿꼿한 줄기 끝에 산방형으로 진홍색의 꽃을 피우는 식물로, 관상가치도 뛰어나며 절화로도 개발할 만한 종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한 종이라 생각한다. 비교적 빛이 잘 드는 곳에는 노란색으로 꽃을 피우는 미역취(Solidago virgaurea subsp. asiatica)를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울릉미역취는 꽃이 풍성하여 정원에 접목하면 이맘때 쯤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 할 수 있다.

조밥나물
왕고들빼기
각시취
미역취


야생 들국화의 재배는 다른 식물에 비해 어렵지 않으나 자생지의 환경을 살펴보면 양지를 선호하는 식물이 대부분이다. 노지식재 시 양지바른 곳을 선택하여 식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분과 양분이 충분한 토양에서 잘 자라므로 생육초기에 충분한 비배관리가 필요하다. 대부분 국화과 식용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없거나 약하기 때문에 잎을 갉아먹는 해충들 역시 좋아하는 식물이다. 어린잎을 갉아먹는 나비나 나방 유충이 발생하기 쉬우며, 진딧물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어 진딧물 방제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체로 초장이 많이 성장하는 종들이 많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순을 잘라 주어 억제하거나 국화과 식물에게 효과가 큰 왜화제로 B-9을 적절히 이용하면 분화 재배하는 데 적합한 초장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국화과 식물을 이용하여 화단을 만들어 본다면 봄에는 입을, 가을에는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훌륭한 정원소재가 될 거라 필자는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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