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이룬 부농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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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이룬 부농의 꿈’
  • 이태호 기자
  • 승인 2018.11.28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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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부향농원 윤춘섭 농가대표 부부

<월간원예 = 이태호 기자>

IMF직후 40대에 몸뚱이 하나, 빈손으로 올라와 성남에 정착한 지 어언 22년이 지났다. 성남 부향농원 윤춘섭 대표는 노숙도 해보고 야간 신문배달에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그동안 열심히 노력 한 끝에 지난 2016년에는 청와대에 초청돼서 스마트팜을 시연하기도 했고, 경기도의회 표창과 함께 지난해에는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인생역전 스토리를 들어본다.

‘뭘 할까’ 고민 끝에 선정 한 화훼
“뭔가를 만들려면 내 눈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한창 잘 나갔던 시절도 있었지만 IMF가 터지면서 윤 대표는 당장 가족들 먹고 살 것이 없어 절실하게 타지에서 뭔가를 해야만 했다.
당시 정착한 땅 성남에는 700농가 정도가 화훼농사에 종사해 어느 정도 활성화 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좋은 농장주를 소개받아 남의 농장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막상 시작하긴 했지만 1인5역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그러다 천신만고 노력 끝에 처음으로 자신의 하우스를 갖게 되면서 본격적인 화훼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자신이 힘들었던 기억만큼 남도 돕는 지역 봉사활동도 하면서 점차 인맥도 넓히게 되고 거래처도 많아져 갔다.
코이카 사업 개도국 관련 새마을사업 추진 농장탐방도 부향농원으로 와서 견학지로 거쳐 간다. 부향농원 윤춘섭 대표(좌측)와 성남농협 이남규 조합장(우측)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조합장은 지역상생을 위해 농업인에게 필요한 사항들을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성남농협 이남규조합장은 “성남은 텃세가 없어 모두가 더불어 살아 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개척한 운명, 운을 바꾸다
윤 대표는 처음 운이 트이는 계기를 기억한다.

“못 팔고 남는 꽃들을 초등학교 정원에 몰래 꽃을 심어주면서 얼굴 없는 천사로 알려지게 됐어요.” 윤 대표는 당시추억을 회상하면서 미소 짓는다.
그러다 선행이 걸려 어느 한 교장은 퇴직 전에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학교신문에도 내고 소개도 해주고 감사패도 만들어서 전달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 학교에는 꽃을 팔기 전 맨 처음 달려가 무료로 심어주고 있다고.
윤 대표는 남들과 똑같이 살았으면 발전이 없고 이 자리에까지 못 왔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부향농원 하우스 내부 스마트 팜 시설로 국화와 초화류를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팜 날개를 달다
윤춘섭 대표는 우리나라 스마트팜을 시작한 1세대 농업인으로 꼽힌다.
이동필 장관 재임시절 2014년 당시 국가정책사업으로 스마트팜을 장려해 도입한 ICT관련 시설들이 부향농원의 발전을 더욱 이끌었다.
스마트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격제어 단말기(옥토퍼스), 제어를 위한 확장보드, 스마트폰, CCTV 카메라, 제어하고자하는 각종 장치를 연결하는 제어박스, 각종 센서가 필요한데 당시 다이시스 스마트팜 관련시설 업체 대표의 아버지가 자주 부향농원에 방문하면서 인연이 돼 연구하고 협력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정부지원사업 결정 훨씬 이전의 판단과 결단이었다.
윤 대표는 당시는 1기 스마트팜 이었고 앞으로는 과거의 것에 연연하지 말고 2기, 3기, 4기 계속해서 연구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아이들도 다 크고 잘 되서 부부가 힘든 시절은 다 지나갔지만, 아직도 예전의 고생했던 시절 추억과 애정이 깃든 만큼 집보다는 이곳 농장이 가장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 이 곳 부향농원 농가부부 대표의 웃음 뒤에는 남들과는 다른 사고와 함께 따뜻한 꽃 색깔처럼 푸근한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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