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가득한 아삭아삭 ‘건조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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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섬유 가득한 아삭아삭 ‘건조배추’
  • 월간원예
  • 승인 2018.12.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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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원예=제공·국립식량과학원 김기덕 연구사>

 

건조용 배추는 일반적으로 ‘65cm×35cm’에 심는 일반 배추보다 모종 심는 간격을 좁게 해도 무방하다.

배추는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식자재 중 하나다. 특히, 김치를 선호하는 한국인에게 배추김치는 긴긴 겨울을 나는 훌륭한 부식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건조배추 또한 배추를 색다른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건조배추,
시래기·우거지와 달라

건조배추를 언급했을 때, 배추시래기와 배추우거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건조배추는 시래기, 우거지와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먼저, 시래기는 인도 지방의 sailage로부터 유래한 용어로 통상 무 잎으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우거지는 배추 포기의 윗부분에 있는 겉잎을 말한다. 한편, 건조배추라는 용어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건조농산물(배추)로 표기하고 있으며, 건조고추와 건삼 등과 같이 ‘건조’배추로 표기하고 있다. 여기서 건조배추로 명명하는 것은 기존의 시래기와 차별화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확히 구분하자면 무청이나 배추의 바깥 잎, 즉 농산부산물 위주의 잎을 시래기라 통칭한다면, 건조배추는 바깥 잎부터 안 잎에 이르는 배추를 모두 포함해 말린 것으로 구분된다.

건조 배추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배추를 자르고 세척·탈수한 후, 적당한 크기로 썰어 40℃ 정도에서 건조한 뒤 포장하면 된다.

일반배추보다
10일 정도 단축 재배 가능

건조배추는 잘 건조하면 1년 이상 저장이 가능하고, 신선배추에 비해 가벼워서 수송이 편리하다. 아울러, 저장 비용이 적게 들고 언제든지 다양한 식자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물에 끓여 복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0~30분 정도로 짧아 즉석에서 바로 조리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신선배추에서는 없는 졸깃한 맛이 더해진다. 또 건조배추는 제6의 영양소로 불리어지는 식이섬유의 함량이 약 40%로 높으며, 건조배추를 이용한 김치가공 시 소금 절임 과정이 필요 없어 시간도 짧게 걸리고 저염화가 쉽다. 한편, 배추를 건조할 때 온도가 높으면 빠르게 마르지만 온도가 높을수록 변색돼 품질이 떨어지므로 40℃ 정도의 저온에서 송풍 건조하는 것이 좋다. 특히, 80℃의 고온으로 말리면 비타민C가 50% 감소하는 것은 물론 갈변되기도 쉬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건조배추를 만드는 건조용 배추는 일반 배추와 재배 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일반배추는 대부분 겉절이나 김치의 원료로 사용돼 신선한 상태이므로 어느 정도 질기더라도 먹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건조용 배추는 말리는 시간이 짧아야 하므로 잎 두께를 얇게 하고, 복원 후 질긴 성질을 낮추기 위해 연화재배가 필요하다. 또 주로 잘라서 말리므로 크게 키울 필요가 없다. 
따라서 건조용 배추는 일반적으로 기존의 배추 모종 심는 간격인 ‘65cm×35cm’보다는 더 좁게 재배해 ‘10cm× 10cm’로 심어도 무방하며, 빛가림으로 줄어든 수량을 만회할 수 있다. 또 빛가림 재배할 때 50% 이상의 빛가림은 생장을 크게 늦추므로 수확 전 2주간 35% 정도의 빛가림 재배가 좋다. 또한 일반적인 재배 기간보다 10일 정도 단축해 재배할 수도 있으며 건조배추 활용 이외에 쌈배추로의 출하도 가능하다.

배추를 말릴 때 온도가 높을수록 갈변되기 쉬우며 비타민C도 감소된다.

옹심이부터 된장죽까지
건조배추로 다양한 요리 만들어

이렇게 재배한 건조배추는 신선배추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기존 요리와 퓨전을 통한 동반 소비확대를 위해 건조배추감자 옹심이, 된장죽, 떡볶이, 건조배추무침 등 대중적 대량 소비처인 묵은지 시장이나 즉석김치에 대응한 건조 배추김치 등이 가능해 남녀노소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조배추 시장은 아직 단단하게 형성돼 있지 않다. 현재, 건조배추의 사용 용도를 살펴보면 일반 가정에서 배추를 데쳐 말려 먹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관세청의 수출입통계에 의하면 현재 수입과 수출되는 건조채소들은 무와 고사리가 주를 이루고 있고 아직 건조배추는 수출입 품목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나 현재 배추 재배면적이 줄고, 김치의 소비량도 줄어들고 있어 배추산업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조배추의 식자재의 가치가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져 전체 배추생산량의 약 4%정도만이라도 점유한다면 건조배추 시장이 약 1400억 원 규모로 확대되고 건조채소의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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