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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국화, 장미 및 카네이션을 만들어 낸 일본의 화훼 육종

<월간원예 = 원광대학교 허북구 교수>

영어 blue rose(블루 로즈)의 뜻은 청색 장미이다. 조물주조차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blue rose는 ‘말도 안 돼’, ‘거짓말’, ‘있을 수 없는 일’ 등을 뜻하는 속어로도 쓰이고 있다. 청색장미의 꽃말도 원래는 ‘불가능’,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신의 영역에서도 벗어나 있다고 여겨졌던 청색 장미 품종을 일본에서 만들어 냈다. 청색 장미뿐만 아니라 청색 카네이션, 청색 국화를 세계 최초로 육성해 화훼 육종의 신화를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4000억 원 이상을 들여 골든시드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2016년에 1단계 사업이 끝나고 2021년까지 2단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청색 장미처럼 상징적인 신품종 개발을 하지 못했고, 마케팅, 수출 등 실제 사업화 실적도 미미하며, 주체의 영속성도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그러므로 일본에서 청색계 국화, 장미 등을 육성한 주체, 과정 그리고 개발 품종의 유통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청색계 화훼에 대한 정보 제공과 함께 우리나라 화훼 육종의 방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 농연기구에서 개발한 청색 국화사진제공: 일본 농연기구(農&#30740;機構)

1. 청색 국화
국화는 장미 및 카네이션과 함께 세계 3대 절화에 속하지만 청색계의 꽃은 없다. 교배 등 과거의 품종 개발 방법으로 청색 국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청색 꽃을 가진 근연 야생종(近縁野生種)이 있어야 하는데,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일본 농연기구(農研機構; 일본 국립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의 채소화훼연구부문(野菜花き研究部門)의 노다(野田尚信) 박사 등은 2001년부터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한 청색 국화 개발을 시작했다. 2004년부터는 일본 산토리(Suntory)사와 공동으로 유전자조작기술을 이용한 청색국화 개발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캄파뉼라(Campanula medium)의 델피니진형 안토시아닌 유전자(청색계 꽃의 유전자)를 국화에 도입해서 2013년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델피니진형 안토시아닌을 가진 국화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이 국화는 보라색으로 진한 청색이 아니었다. 공동 연구팀은 좀 더 진한 청색국화를 개발하기 위해 클리토리아 테르나테아(Clitoria ternatea) 유전자를 국화에 도입해 진한 청색 국화의 육성에 성공했다. 연구 개발 결과는 2017년 7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다. 일본 농연기구에서는 현재 청색 국화의 실용화를 위한 다양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산토리사에서 개발한 청색장미 ‘어플라우즈(Applause)’로 만든 꽃다발사진제공: 일본 산토리플라워즈

2. 청색 장미
청색장미는 조물주조차 만들어 내지 못한 꽃이었다. 장미 육종가들에게는 이룰 수 없는 꿈이었으며, 영어 Blue Rose는 불가능이라는 의미가 있을 정도였다. 일본 산토리사와 호주의 바이오 벤처 기업 플로리진(Florigene)사(당시는 Calgene Pacific)는 1990년에 공동 프로젝트로 그 꿈에 도전했다. 이 연구팀은 연구를 시작한 이듬해에 폐츄니아로부터 청색 유전자(blue gene) 취득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청색유전자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은 1994년에 청색 폐츄니아 유전자를 이식한 장미의 개화에 성공했다. 그런데 장미꽃에는 폐튜니아의 청색 유전자가 들어 있었지만 청색을 나타내는 델피니딘(delphinidin)은 검출되지 않았고, 장미꽃잎의 색상도 변하지 않았다. 연구는 계속되었고, 팬지의 청색유전자를 도입해 청색 장미 육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꽃잎의 색깔은 약간 청색을 띌 뿐이었지 완전한 청색이 아니었다. 연구는 계속되었고, 14년이 지난 2004년 6월에 청색장미를 육성해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2008년 1월 31일에는 카르타헤나 의정서(The Cartagena Protocol on Biosafety;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을 규제하는 최초의 국제협약으로 유전자변형생물을 국가 간에 이동할 때 생길 수 있는 위험과 환경과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위해(危害)를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다)에 근거해 일종의 사용 규정 승인을 받았다. 2009년 11월부터 청색 장미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여러 종류의 청색 장미가 육성되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청색 카네이션 ‘문더스트(Moondust)’로 만든 꽃다발사진제공: 일본 산토리플라워즈

3. 청색 카네이션
개발 주체와 경위

청색 카네이션은 일본 산토리사와 호주의 플로리진(Florigene)사(당시는 Calgene Pacific)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육성했다. 1995년에 청색장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문더스트(Moondust)가 개발되었다. 즉, 연구진은 페튜니아의 게놈에서 푸른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 일명 ‘블루 진(blue gene)’을 찾아내 장미와 카네이션에 이식했는데, 장미에는 청색을 나타내는 델피니딘(delphinidin)이 없었고, 카네이션에만 효과가 나타나 청색 카네이션(실제로는 보라색에 가깝다) ‘문더스트가’ 개발됐다. 이어 1997년에는 ‘펄 블루’를 개발하여 판매했다. 1999년에는 스프레이 타입인 ‘자수정 블루’를, 2001년에는 ‘라일락 블루’, ‘프린세스 블루’를 출시했다. 이후 벨벳블루, 아쿠아블루 등 다양한 품종이 육성되어 판매되고 있다. 청색 카네이션은 2004년에 농림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카르타헤나 의정서의 품목으로 승인을 받았다.
현재, 청색 카네이션은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지에서 대량 생산되어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수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청색 꽃의 육성은 새로운 용도의 제안, 화훼의 고부가가치화, 수요의 다양성에 대한 충족 등으로 화훼 판매량 및 화훼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편, 앞의 청색국화, 청색장미, 청색 카네이션을 육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맥주, 청량음료를 제조 판매하는 일본의 산토리 그룹이다.
일본어로 ‘산토리’로 불리는 이 회사의 영명은 선토리 홀딩스 주식회사(Suntory Holdings Limited)로 312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2017년 12월 31일 기준). 산토리그룹에서 청색 국화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곳은 일본 산토리그룹 전체의 가치(価値) 향상, 사업 성장을 위한 연구와 기술 개발을 하는 주식회사 선토리 글로벌이노베이션 센터(Suntory Global Innovation Center Limited)였다. 현재는 2002년에 산토리그룹에서 100% 출자해서 설립한 산토리플라워즈(Suntoryflowers)'가 화훼육종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국제화 시대에서 대기업의 농업에 대한 역할, 육종의 영속성, 종자 및 유전자원 주권 전쟁시대에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감사의 글/ 본 원고에 사용된 청색 국화 사진을 제공해 준 일본 농연기구(農研機構) 채소화훼부문(野菜花き研究部門)과 청색 장미 및 청색 카네이션 사진을 제공해 준 일본 산토리플라워즈(Suntoryflowers)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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