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경영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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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경영을 입히다
  • 이춘희 기자
  • 승인 2019.01.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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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오이나라 피클공주 김영희 대표

<월간원예=이춘희 기자> 농사 경험이 전무했던 김영희 대표. 그녀는 포도 농사를 짓던 박명서 대표와 결혼을 하면서 처음 농업계에 발을 들였다. 남편 박명서 대표는 작물의 재배 관리에 골몰했지만 농장의 경영에는 빈틈이 많았다. 김영희 대표는 저축은행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활용해 농업에 경영 효율화를 이루기로 결심한다.

 

충남 논산의 오이나라 피클공주 농장은 전체 9917㎡(3000평)의 부지에 전체 9동 규모로 운영되어 있다. 김영희 대표는 수확한 오이를 출하하기 위해 포장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오이나라 피클공주에서 생산되는 오이는 과의 형태가 일정하고 빛깔이 연두색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상품성이 좋아 보였다.
“남편이 오이 재배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요.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온실 안을 돌며 신경 쓰기 바쁩니다. 농사는 사람 손길이 많이 가면 갈수록 좋은 결실을 본다고 늘상 말하거든요. 그래서 저 역시 틈만 나면 농장에서 이것저것 하는 게 버릇이 돼버렸죠. 이렇게 열심히 재배해서 출하할 때 우리 물건이 좋다고 하면 그것만큼 기분 좋은 소리가 없어요”라며 웃음 짓는 김영희 대표.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 박명서 대표는 특히 재배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즘 농업에 자동화 얘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하죠. 오이 같은 시설작물은 특히나 그렇고요. 그런데 제가 농사를 지으면서 느낀 바는 아무리 자동화가 돼도 결국 작물이 좋아하는 환경,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는 환경은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처음 오이를 시작하고 1년 차에 생각보다 오이가 잘됐어요. 당연히 다음 해도 비슷한 정도는 될 줄 알았죠. 하지만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을 규칙적으로 운영하고, 비료도 비싼 걸로 열심히 줬죠. 근데 오히려 전년보다 작황이 현저히 안 좋았어요. 작년과 비슷하게만 하면 괜찮겠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거죠.” 부부는 그때 경험을 토대로 오이의 재배에 관한 연구를 거듭했다. 

김영희 대표는 저축은행에서 근무하다 포도농사를 짓던 박명서 대표와 결혼을 하면서 처음 농업에 발을 들였다. 당시 생산에 치중했던 관행농업에 경영의 효율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핵심은 토양관리
작물의 생명력 잘 활용해야

오이나라 피클공주 농장에는 늘 승승장구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기본 출하장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물량을 공급받길 원할 정도로 인기 농장이 되었지만, 한때는 슬럼프를 겪을 만큼 작황이 좋지 않았다고.
“남편과 제가 잘하려는 의지가 너무 강했던 거죠. 그저 비싼 비료 많이 주고, 오이 재배에 좋다는 것은 다해보려고 했어요. 그게 오히려 작황을 좋지 않게 만들었던 원인이 아닌가 이제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본으로 돌아가려고 했죠. 왜 첫해에 작황이 괜찮을까 고민했어요. 그리고 내린 결론이 바로 오이의 생명력을 잘 활용해보자는 것이었죠.”

박명서 대표는 작물의 생육을 활발히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잦은 관리에 있다고 말한다. 사람의 손길이 계속해서 닿고, 보살핌을 받아야 비로소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실의 개폐장치를 자동으로 맞춰 열리게 할 수 있지만 온실에서 직접 체감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해 개폐할 수 있도록 직접 무선리모컨을 의뢰해 제작했다. 전국 어디에도 없는 본인의 아이디어 발명품이라며 웃는다.


박명서 대표는 “오이는 생물입니다. 본인이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죠. 근데 저는 그걸 몰랐던 거예요. 너무 좋은 환경을 끊임없이 만들어준 거죠. 쉽게 말해 오이가 배탈이 난 거예요. 그걸 몰랐던 저는 전국의 전문가들에게 묻고 또 물었죠. 왜 갑자기 작황이 안 좋아졌을까. 그리고 내린 결론이 바로 오이를 배고프게 만들자는 것이었죠. 지나치게 많은 영양공급은 오히려 득이 되질 않았어요. 오이가 배고프고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환경을 만들었죠. 즉 과포화 상태에서 0의 상태로 토양의 상태를 바꿔버렸어요. 그리고 오이가 영양분을 남기지 않고 흡수할 수 있도록 조절해가며 공급했습니다. 이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양한 관찰을 통해 조금씩 습득해나갔죠. 토양의 EC를 1 이하로 떨어뜨리고 미생물을 활용해 땅을 살아나게 만들었어요. 이후 오이의 잎과 넝쿨, 열매 상태를 체크해가며 재배하는 법을 깨우쳤죠. 그때부터 오이의 맛과 향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시장의 평가도 굉장히 좋아졌죠”라고 말하며 그간 오이 재배를 해오며 겪은 노하우를 털어놓았다.

오이나라 피클공주의 시설은 특히 난방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다. 외부환경 요인에 의해 생육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실 재배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많은 설비를 했다. 수막, 라디에이터 히터, 지열 난방에 다겹 커튼까지. 이런 초기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난방비를 절감하고 있다. 총 9917㎡(3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드는 연간 난방비는 대략 2000만원 수준이다.

가공으로 신소득 창출하고
블로그 활동으로 홍보까지

김영희 대표는 오이를 단순 재배해 출하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득 창출의 창구를 다양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로 기존에 상품 가치가 떨어져 버려왔던 작은 오이를 모아서 피클 등 가공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건양대학교 산업협력단 내 제조 시설을 마련하고 운영은 딸 박지혜 씨에게 맡겼다. 딸 박지혜 씨는 건양대학교 내 제조 시설에 상주하며 피클, 장아찌, 과일청 등을 제조하며 가족농의 장점을 살렸다.
또한 김영희 대표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은 교육을 토대로 농장과 가공식품의 홍보를 할 수 있도록 블로그 활동도 펼치고 있다. 블로그에서 이뤄진 홍보를 바탕으로 각종 카페와 쇼핑몰 등에 오이나라 피클공주의 오이과 가공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희 대표는 농업 역시 생산뿐만 아니라 경영이 필수적이라 말한다. “예전처럼 작물을 단순히 재배하고 출하하는 선에서 그치기엔 제가 애써 기른 오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소비자와 소통도 할 수 있고, 가공 상품으로도 소비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됐죠. 처음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가족끼리 이렇게 힘을 합쳐 꾸려나가니 이제는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오이의 재배에 더욱 신경 쓰고 맛있는 오이로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싶어요. 남편과 딸이 함께하니 언제나 든든합니다!”

오이나라 피클공주는 김영희 대표 부부와 딸 박지혜씨가 각자 맡은 바를 수행하며 성공적인 강소농 농가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딸 박지혜 씨가 전담해서 생산·판매하고 있는 오이나라 피클공주의 가공 식품들. 농장에서 재배한 싱싱한 오이를 활용해 부가 소득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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