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과 공예의 만남, 다육에 美치다

충남 천안시 ‘다육에 미치다’ 농원 박용명·민병진 대표

2019-02-27     이지우 기자

<월간원예=이춘희기자> 대학교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박용명 대표는 학교에서 공예를 가르치다 다육식물 재배를 시작했다. 다육식물에 큰 매력을 느낀 박용명 대표는 남편 민병진씨와 손수 하우스를 지어서 소규모로 재배하며 농업의 길에 발을 디뎠다.

 

“다육식물은 반려식물입니다.” 박용명 대표는 짧지만 의미 있게 다육식물의 매력을 정의했다. 다육식물은 반려동물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을 함께 공유하며, 같은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개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육식물을 재배하는 분들은 대체로 오래도록 다육식물을 길러요. 함께 살아가는 것이죠. 전국의 많은 애호가분들이 다육식물을 애지중지 자식 키우는 하는 걸 보면 재배하는 제 입장에서도 더욱 책임감을 갖게 하죠.”
박용명 대표의 다육에 미치다 농원은 천안에서 이름이 알려진 다육식물 농원이다. 지역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들러봤을 만한 일종의 ‘성지’다. 다육식물은 현재 애호가 위주로 소비시장이 형성돼, 다육식물을 재배하는 농가는 애호가의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육에 미치다 농원은 꾸준히 애호가가 방문하고, 위탁재배를 하는 등 시장 흐름에 맞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 수출로 호황 이뤄
사드 이후로 위축

다육식물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수출 물량이 국내 출하 물량을 압도할 정도였다. 특히 중국은 다육식물을 소비형으로 즐겨 오랫동안 기르는 것이 아니라 질리면 새로 구입해서 실내를 장식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소비 물량이 자연스레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 이후로 중국의 수입이 극심하게 위축되면서 수출량은 큰 폭으로 감소해 현재는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사드 이전에는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매일 박스 작업하기 바빴어요. 지금은 수출 물량이 뚝 끊겼죠. 경기가 안 좋아 국내 소비 시장도 많이 위축된 상황이고요. 그래서 판로를 찾기 위해 마니아 분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 상품을 꾸준히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병진 대표는 중국 수출 시장이 닫힌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마냥 상황만을 탓할 수는 없다며 박용명 대표와 함께 다양한 자구책을 준비해나가고 있다.

 

6차산업 체험농장
다육식물과 공예의 만남

박용명 대표는 시대의 흐름이 1차 산업에만 전념해서는 더 큰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전공의 살려 다육식물 농원에 체험농장을 겸비해 6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박용명 대표는 공주대학교 세라믹디자인학과를 다니며 학부 때 미처 배우지 못한 사업화에 대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농원을 사업화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계획서는 물론 정부 기관과의 연계 등 정보취합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체험농장은 이미 많은 농가에서 이슈가 되고 있죠. 저희는 다육식물과 공예를 조합해 좀 더 실천적인 체험농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부 지원사업 공모에 지원해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죠. 제 전공인 도자기를 다육식물과 결합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방문객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현재 다육에 미치다 농원은 40여 평 규모의 기존 체험농장 부지에 정부지원과 자부담을 통해 신축 체험농장을 세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박용명 대표는 신축 체험농장이 완공되면 보다 쾌적하고 좋은 환경에서 농원을 체험농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다육식물 소비시장 위축
보다 많은 노력할 것

민병진 대표는 국내 다육식물 소비시장의 위축을 걱정하면서 다육식물이 소비자의 선택을 다시 받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다육식물은 일반적인 관엽식물과 달리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식물로, 관엽식물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다육식물은 일반 관엽에 비해 산소공급량이 4배에 이를 정도로 친환경적인 식물이에요. 흔히 알려진 것처럼 전자파를 차단해주는 용도 정도로만 생각하시지만, 실내 공기정화에도 효과가 탁월합니다. 관리하기도 무척이나 수월하고 잘 재배하면 2차 마켓에서 거래도 활발하니 부가수익도 거둘 수 있죠. 그중 가장 좋은 건 오랫동안 곁에 두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식물이라는 점이겠죠. 다육식물 소비가 다시 활성화되는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으면서 다육에 미치다 농원에서 저희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