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는 문화 산업, 힘 모아 어려움 타개해야

충북 음성군 화훼생산자협의회 한경표 대표

2023-09-12     이지우 기자

<월간원예=이춘희기자>2년 전부터 음성군화훼생산자협희외 회장을 맡아 음성군에서 화훼를 재배하는 120 농가를 이끌어 온 한경표 대표. 그 역시 지난 25년 동안 관엽식물을 재배하며 잔뼈가 굵은 베테랑 농민이다. 국내 최대 화훼공판장인 음성화훼유통센터가 들어서면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그에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화훼산업에 대한 돌파구를 물었다.

 

 

한경표

 

한경표 대표는 현재 5289㎡(1600평)의 부지에서 주로 게발선인장을 재배하고 있다. 선인장은 보통 출하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게발선인장은 연 중 봄, 가을 두 번 출하된다. 게발선인장을 찾는 소비자에 과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자가 모종으로 재배하면 보통 출하시기까지 2년 정도 걸립니다. 가장 출하가 활발한 가을 선인장인데 일조량이 짧아지면 꽃이 피기 시작해요. 반대로 봄 선인장은 온도가 낮은 겨울을 지나야 꽃이 핍니다.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 것이 특징이고, 가정에서는 2년에 한번 정도 분갈이 해주면 굉장히 오래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게발선인장은 물을 덜 주는 게 잘 키우는 방법입니다. 오히려 과습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게발선인장은 10cm 분 1800원, 15cm 분 4000~5000원, 20cm 분 8000원 정도에 경매가가 형성된다. 물론 출하시기의 상황에 따라 낙폭이 존재한다. 10cm 분의 소매가는 약 3000원~4000원 정도로 형성된다. 이전과 다르게 최근 농장에서부터 기본 검은색 화분이 아닌 집안 배치에 좋은 상품성 있는 화분으로 분갈이 된 채 출하되기도 한다. 굳이 따로 상품용도로 분갈이를 할 필요가 없고 유통 과정에서도 두 번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경표 대표는 게발선인장을 메인으로 재배하고 있지만 출하시기가 고정된 게발선인장의 위험요소를 조금이나마 보완하기 위해 산세베리아 슈퍼바, 스킨답서스, 고무나무 등을 사이작목으로 조금씩 재배하고 있다.

 

게발선인장
한경표

 


로열푸드 형식의 직거래
화훼생산자도 참여 필요해

한경표 대표는 생산자의 판로가 다양해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은 마트마다 꽃을 파는 소매점이 자리 잡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농산물의 경우 로컬푸드직매장을 통해 생산자가 소매점에 직접 가져다놓고 판매하는 것이 활성화됐지만 화훼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작은 판매점이 있지만 좀 더 활성화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농산물의 경우 로컬푸드직매장에서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는 것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화훼는 여전히 미진합니다. 화훼류는 실내에서 비치해두고 판매하기엔 부적절하기 때문에, 로컬푸드직매장 입구 앞마당에 화훼 판매장을 마련하고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면 정말 농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남 농협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데 활성화가 꽤 잘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형태가 전국으로 퍼져나간다면 우리 화훼 농가의 숨통도 조금 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경표 대표는 화훼 산업이 우리나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화훼와 시민이 만나는 접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로컬푸드직매장과 같은 시민과의 접촉이 잦은 장소에서 화훼류를 접할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한다.

 

게발선인장은
지난

 


화훼생산자협의회 활성화에 노력
화훼 농민 보호할 안정장치 필요해

음성군 화훼생산자협의회는 120가 농가가 소속돼 있다. 관엽식물이 80% 이상이고 다육과 절화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한경표 대표는 협의회를 이끌면서 당면한 과제를 풀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우리 화훼 농가가 가장 어려운 것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시책입니다. 화훼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지금 이를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지만 오히려 배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특히 지난해 전에 없던 고온으로 많은 관엽 농가가 피해를 봤지만, 이를 보상해줄 지원책이 전무했습니다. 재해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그 기준이 마땅치 않아 재해보험의 안전망 안에 들어갈 수가 없고요. 현재 시설만 요건이 되는데 식물에도 기준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또한 물류비와 인건비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농가를 보호해줄 지원책이 제대로 뒷받침 되지 못해 생업이 흔들리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화훼 산업의 기반을 보호할 의지가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보호에 나서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화훼 산업이 문화 산업으로 자리 잡기위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특히 서울에 집중된 유통거점을 좀 더 지방으로 내려 물류비를 아끼고 인프라를 넓게 구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음성화훼유통센터가 국내 최대 시설로 구축된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경표

 


화훼자조금 통합
속 터놓고 얘기해야

한경표 대표는 화훼자조금의 통합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화훼 산업이 죽어간다고 한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도 화훼자조금의 통합에 대한 물꼬가 트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요. 분산된 자조금을 하나로 합치고, 그 영역을 확대해야 힘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지원책을 잘 활용해야 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요. 관엽, 난, 절화 할 거 없이 조금씩 양보해서 빨리 자조금의 기반을 잡아야합니다. 화훼 산업은 앞으로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의 문화를 주도할 중요한 영역입니다. 이를 위해 서로가 속을 터놓고 얘기해야 해요. 우리나라 화훼 농가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릅니다. ‘나는 괜찮은데, 우리는 살만한데’ 이런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간 산업의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는 심각성을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