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피로 없애는 ‘헛개나무’

2012-07-31     월간원예

특용수
헛개나무


태안에서 헛개나무 농장을 운영하는 국응일 대표
쌓인 피로를 날려주는 ‘헛개나무’


최근 헛개나무가 유행하고 있다. 피로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어서다. 특히 ‘술 항아리에 헛개나무토막이 들어갔는데 며칠 뒤에 보니 술이 맹물이 되었다’라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숙취 해소에 효능이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헛개나무. 태안에서 헛개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국응일 대표를 만나 헛개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제야 알려진 헛개나무의 효능
헛개나무는 오래전부터 간의 해독, 피로회복, 숙취 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진 식물이다. 헛개나무는 동의보감에 따르면 알콜성 간염, 간경화, 지방간, 황달, 당뇨, 혈압, 갈증해소, 방광염, 변비 등에 좋은 작용을 하며 특히 숙취해소, 술독을 푸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잎이나 줄기 열매를 끓여 차로 마시면 숙취해소에 좋고 속쓰림이 없어진다고 한다.
최근 헛개나무가 각광받게 된 이유도 현대인의 삶과 관련이 있다.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 오는 스트레스. 그로 인한 술 문화가 사람들이 헛개나무를 찾게 된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는 사람만 찾는 정도였고 건강원이나 한약방에서만 사용했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작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헛개나무를 이용한 음료가 나오면서 이제야 사람들 사이에 헛개나무의 효과가 알려지게 됐다.
그동안 수요가 많은 작물이 아니었던 만큼 헛개나무는 개인적으로 몇 그루를 키우는 농가가 있었을 뿐이지 헛개나무를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가는 전국적으로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헛개나무를 전문으로 재배하는 농가 중 하나가 바로 국응일씨의 농장이다.

 

태안 유일의 헛개나무 농장 ‘헛개나무 그늘아래’
태안에서 헛개나무를 재배하는 유일한 농장인 이곳은 만리포에서 1km정도 떨어진 곳이라 펜션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03년부터 헛개나무를 재배하고 있으며 지금은 헛개나무 가지보다 더 효능이 좋은 헛개나무 열매도 생산하고 있다. 이곳의 헛개나무 밭의 면적은 6,600㎡ 정도 된다.
헛개나무는 가지, 잎, 열매 모두 약효를 가지고 있다. 보통 나무를 달여서 그 물을 먹는 것이 일반적인 사용방법이지만 잎을 따서 쌈채로도 먹을 수 있으며 묘목을 심은 지 5년이면 수확이 가능한 열매는 다른 부위보다 효과가 확연히 뛰어나다.
헛개나무는 보통 약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평소에도 먹어도 된다. 헛개나무 잎은 쌈이나 나물로 먹을 수 있는데 첫맛은 약간 쌉쌀하지만 단맛이 오랫동안 입안에 남아 물을 마시면 물맛이 달게 느껴진다.
보통 헛개나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지는 맑은 물에 끓이면 맑고 투명한 헛개나무 차가 된다. 이것을 물마시듯 마시면 피로가 해소되며 잎과 함께 끓이면 약간 쌉쌀한 맛이 일품이다.
약효가 가장 뛰어난 열매는 11월에 수확하는데 서리를 맞은 후에 수확한 열매라야지 단맛이 있다고 한다. 그 전에 딴 열매도 먹을 수 있지만 신맛이 난다. 헛개나무 즙은 평소에도 마시면 피로를 해소해주기 때문에 국 대표는 “헛개나무 즙을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일을 할 때 마신다”고 말했다. 또한, “헛개나무는 다른 것을 첨가하면 안 좋다”며 “100% 헛개만 들어 있는 즙이 제일 좋다”고 강조했다.

 

비료 농약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헛개나무
국 대표는 헛개나무를 거름만으로 키운다. 제초제를 쓰지도 않고 풀을 베어내는 정도의 관리를 한다. 그냥 키워도 잘자라고 병충해 피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리가 쉬울 것 같아도 단점도 있다. 목질이 약한데 비해 너무 잘 크기 때문이다. 국 대표는 “자신의 잎 무게를 못 이기고 가지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관리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헛개나무는 묘목을 구입해서 심는 것이 일반적이다. 씨앗을 심을 때는 특수한 약품 처리를 하지 않으면 발아가 되지 않고, 가지나 열매를 채취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 대표는 씨앗부터 길러왔으며 헛개나무 묘목도 판매한 적이 있어 헛개나무 재배에 관한 지식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국 대표는 가지의 경우 1년생 가지를 수확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지의 경우에는 “채취 후 바로 건조하면 잘 마르지 않고 상하기 쉬워서 반드시 숙성을 시킨 후 건조해야 된다”고 한다. 국 대표의 경우에는 1년생 가지를 잘라서 고추포대에 넣은 다음 2~3일 창고 안에서 숙성 시킨 후 햇볕에 건조 시킨다.


귀농 후 건강해지다
이곳의 주인인 국응일 씨는 2001년도에 정년퇴직을 하고 고향인 태안으로 돌아왔다. 항상 공기 좋은 곳에 가고 싶어한 그는 강원도로 갈 생각도 했지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보다는 고향인 태안으로 오는 것이 낫다 싶어 만리포에 자신의 농장을 열었다.
선박을 만드는 일을 했기 때문인지 호흡기가 안 좋았던 국 대표는 은퇴 직전에 기침과 천식으로 상당한 고생을 했다고 한다. 은퇴 직후 고향인 태안으로 돌아와서도 서산으로 병원을 다녔다. 하지만 농사를 짓게 된 뒤로는 몸이 급격하게 건강해 졌다고 말한다. 태안의 공기뿐만 아니라 농사를 지으면서 계속 몸을 움직인 덕분일 것이다. “지금은 약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헛개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도 전적으로 우연이다. 2003년 농사를 시작할 때 우연히 헛개나무 종자를 구입해 농장에 심었다. 당시에는 헛개나무의 효능을 일부 사람만 알았던 때였다. 판매처도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파는 정도였다. 지금은 헛개나무의 효능이 잘 알려져 있어 한약방이나 건강원에도 판매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도 하고 있다.
헛개나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태안에는 국대표 이외에 재배하는 농장이 없었던 헛개나무. 지금에서야 유행해서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반드시 돈을 벌어야겠다고 짓는 농사가 아니라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짓다보면 남들이 알아주는 농사꾼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취재/정준영 기자·사진/김상영 작가
문의 전화 : 041-672-9618
 wonye@hortitimes.com 트위터 @horti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