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펜 설치 등 적극적인 이상기후 대응해야

경기 안성시 이재홍 대표

2020-02-03     나성신 기자

경기도 안성에서 67107㎡(2만300평) 면적에 11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이재홍 대표는 연간 250여톤의 배를 생산, 연평균 6~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재홍 대표는 지역 농민들 사이에 농사 잘 짓기로 유명하다. 이상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재홍 대표를 만났다. 

이재홍 대표는 연간 250여톤의 배를 생산해 대부분 공판장에 출하하고 있다. 수출도 생각했지만, 품질이 우수함에도 좋은 가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아예 전량 내수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그는 ‘아람배’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로 현재 생산량의 90%를 가락시장 중앙청과에 출하하고 있다. 경매사들 사이에 이재홍 대표는 ‘품질 우수한 배를 생산하는 농사 잘 짓는 고객’으로 통한다. 8년 전에는 경기도지사가 인증한 G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경기도 안성에서 67107㎡(2만300평) 면적에 11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이재홍 대표는 대를 이어 배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 잘 짓기로 소문났다는 말에 자신의 부친이 처음 배 밭의 바탕을 잘 일궈놓은 덕분이라고 겸손해했다. 
“오래전 아버지가 배 과수원을 하기 위해 토양을 잘 가꿔 놓았습니다. 이후에 형이 농사를 지으면서 기본에 충실하고 나무도 튼튼하게 잘 가꿔 놓은 것을 물려받은 것뿐입니다.”

자신만의 노하우 찾아라
이 대표는 자영업을 하다 11년 전 배 농사를 짓게 됐다. 어릴 적에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도운 것 외에 배 농사에 관해 별다른 지식이 없던 그는 그야말로 발로 뛰어다니며 공부했다. 좋은 강연을 보며 하나씩 배워나갔다. 그는 농사가 수학이나 과학처럼 정확히 떨어지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변수가 워낙 많아 그때그때 잘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성 지역에서 농사 잘 짓기로 유명한 그에게 비법을 묻자, 그는 스스로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가고 있다고. 
“저는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결과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저는 옆에서 누가 좋다고 하면 무조건 따라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우리 농장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함부로 조언해주는 것도 지양하고 있어요.”
그는 이상기후로 앞으로 더욱 농사짓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농민들이 더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고, 여름에는 이상 고온으로 농작물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농사를 짓기 힘든 환경이어서 농민들은 그에 따른 대응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이재홍

방상펜 설치로 냉해 예방해 
그는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상펜’을 과수원 곳곳에 설치했다. 
과수원의 저온 및 늦서리 피해는 개화기를 전후해서 약 -2℃이하의 저온을 만나게 되면 씨방이 검게 변해 수정이 되지 않거나 기형과가 돼 일찍 낙과되기 쉽고, 기형과가 많이 발생 돼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어린잎이 서리피해를 받으면 물에 삶은 것처럼 되어 검게 말라 죽기도 한다. 기온의 변화가 큰 시기에는 갑자기 영하의 날씨로 내려가 저온 및 서리피해 발생이 우려가 된다. 이른 새벽에 서리피해가 발생하기 쉬운 기상 조건은 바람이 없고 맑은 날 저녁 6시 이후 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갔을 때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거나 서리가 내릴 것으로 예상이 되면 새벽 해뜨기 전부터 서리방지기인 방상펜을 작동시켜주는 게 좋다. 이 대표는 10년 전 일본 제품 방상펜을 설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출시된 (주)s&ju의 제품인 ‘방상펜’을 정부 지원을 받아 설치했다. 국내 방상펜 제품은 열풍기를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꽃 피기전 4월 1일부터 방상펜을 튼다고 말했다. 눈에 띄게 냉해 피해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그는 여름에 35℃가 넘으면 방상펜을 틀고 있다. 고온기에 자연적으로 온도가 내려가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상펜을 설치한 이후 확실히 냉해 피해가 줄었습니다. 농민들은 서리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으로 보호막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일정 온도가 내려가 서리피해가 예상되면 자동으로 공기의 대류를 강제적으로 일으키는 서리방지용 ‘방상펜’은 한 개를 설치하면 천 평 정도 커버 된다고 해서 과수원 곳곳에 설치했습니다.”
이 대표는 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가에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며 대부분의 과수원에 ‘방상펜’이 설치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과수원 농민들 사이에 방상펜이 많이 알려졌지만, 제품이 고가인 데다가 관리가 쉽지 않아 농민들이 쉽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경기도지사가

신화배, 정부의 지속적인 사후 관리 중요
설 대목을 앞두고 만난 이 대표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취재하러 간 날에도 포장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문 수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배 농가들 사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화 품종에 대해서 이 대표는 섣부르게 평가하지 못하겠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그동안 정부는 신품종을 농민들에게 보급하고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화 이전에도 원황, 만풍 등 새로운 품종을 선보였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조생종으로 배 생산자 농민들에게 기대를 한몸에 받는 신화 품종은 지속적으로 정부가 잘 관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대표는 신고배 품종을 재배하고 있지만, 과수원 곳곳에 신화 품종도 눈에 띄었다. 그는 신화 품종을 원황과 만풍에 각각 접목했다. 
“만풍과 신화를 접목했을 때는 만풍이 대과종 품종이어서 크기가 커 대과 형성이 잘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과에 속하는 원황을 접목했을 때는 배 표면색과 광택이 좋고 크기와 모양도  예뻐서 원황에 접목했을 때가 훨씬 우수한 품질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신화 품종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