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화영농법인, 70명 직원이 연 40억원 매출

2004-01-08     월간원예

우리네 음식 문화를 가리키는 말 가운데 ‘쌈 문화’라는 말이 있다. 조상들은 다양한 종류의 채소에 밥과 고기 등을 싸서 먹었다. 특히 상추나 배추, 호박잎 등을 보자기처럼 펼치고 그 안에 고기나 밥을 보쌈해서 먹는 것을 즐겼다.
아무리 식생활이 바뀌어도 쌈은 우리네 식단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영농조합법인 은화(대표 하성수 47 하단사진)는 무농약 쌈채에 관한한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은화법인은 40여개 품목의 쌈채를 재배·판매하고 있으며 5만여평의 자체 농장에서 일용직 포함 70여명의 직원이 연 4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용직을 포함해서 70여명의 직원이 4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면 이미 농장이나 작은 영농법인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하성수 은화법인 대표는 영농조합을 중소기업처럼 운영하고 있다. 최고 품질의 쌈채를 생산하고 판매와 마케팅까지 직접 하고 있는 것이다.
은화법인은 서울과 경기도 일대 대형 유통매장에 쌈채를 공급하고 있으며 코오롱 마트와 굿모닝 등의 대형 시장에는 직접 판매부스까지 설치했다. 하대표는 “이제 최고 품질의 쌈채를 생산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 이상의 것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대표는 생산된 쌈채의 안정적인 판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법인의 대표로서 당연히 경영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대표는 “일종의 영업이며 경영”이라며 “무수히 많은 영농법인 가운데 은화법인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우수한 품질의 쌈채를 생산하는 조합원들의 의지와 이를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직원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하대표가 처음부터 경영을 하지는 않았다. 군에서 제대하고 집안에서 하고 있는 채소 농사를 시작한 것이 농업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그러다 1997년 주변 지인들과 함께 법인을 설립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생산과 출하에서 의견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대표는 ‘이래서 안 되겠다’싶어 99년 새로운 각오로 출발했다.
실질적인 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로 은화법인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현재 4인의 이사가 은화법인의 기둥을 이루고 있으며 일용직 포함 70여명의 직원, 그리고 무수한 준회원 농가가 은화법인을 반석위에 올렸다.
현재 은화법인은 일일 1.2톤의 쌈채를 출하하고 있으며 연평균 4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 작목은 상추(40%)며 겨자, 케일, 치커리 등이 출하되고 있다. 시장에서 은화법인의 쌈채소는 언제나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무농약으로 쌈채를 재배한다는 것이 커다란 장점이다. 특히 은화법인 직영의 5만여평 토경 농장에서는 매일 수 십 가지의 무농약 쌈채가 출하되고 있다.
은대표는 “토경에서는 노력 여하에 따라 무농약이 가능합니다. 지금 시중에는 좋은 비료와 영양제가 많이 나와 있고 재배기술 또한 많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우선 땅심을 키우고 작물을 튼튼히 보살피는 것이 기본입니다”라고 말했다.
은대표는 한때 쌈채를 60여가지 품목으로 확대 생산도 해봤지만 현재는 40여가지로 줄였다. 무리하게 수를 늘리는 것 보다는 수는 적어도 안정적으로 고품질을 생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은대표는 “문제는 출하량 조절입니다. 농산물이라는 것이 생산량이 많아지면 가격은 내려가고 생산량이 적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은화법인은 회원과 준회원 농가를 중심으로 출하량을 일부 조절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하대표의 입장에서 본다면 쌈채가 높은 가격을 받을 때 출하하고 또한 전략적으로 출하량을 조절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직 100% 호응은 받고 있지 않지만 법인이 지속적으로 농가에 신뢰감을 심어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은화법인은 무농약 쌈채를 재배하는 것 외에 프러그 육묘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전체 700평의 시설에 월 80만주를 공흡하고 있다.
은화 프러그 육묘장의 원득상 이사는 “은화 육묘장은 일반 농가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인 회원 농가와 준회원 농가를 중심으로 육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농가에서 문의가 들어오면 생산능력이 될 경우 양질의 묘를 공급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대표는 “현재 쌈채의 판로를 늘리기 위해 괌등에 수출도 하고 있지만 물량도 많지 않고 국내 시장보다 장기적이지도 않습니다. 역시 앞서 언급했지만 무농약 등으로 최고 품질을 생산하고 적극적으로 판매와 마케팅을 하는 것이 더 가능성있는 농업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기염을 토했다.
홍영수기자 사진 나성신기자 wonye@hort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