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산대마을에 대롱대롱 60여 종의 박을 만나다

충북 보은군 잘산대마을 류재면 위원장

2021-03-03     김민지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잘산대마을은 대표작목으로 박을 선택해 이와 관련된 체험활동과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류재면 위원장은 자연적인 것을 매우 중요시하며 박을 키워나가고 있다. 60여 종의 박이 달린 잘산대마을을 월간원예가 방문하였다.

 

충북

 

잘산대마을의 박 터널은 2km 정도로 60여 종의 박을 키워나가고 있다. 류재면 위원장은 마을의 대표 축제를 위한 작목을 고민하다가 어릴 적 초가집 위에 달려 있던 박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전래동화에 흔히 등장하는 박이지만, 현재 한국에서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으며 류 위원장은 사라져 가는 박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은 사람에게 필요한 성분이 다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박의 소비량이 적어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없습니다. 저희 마을은 종자수입을 통해서 다양한 박을 키우고 있으며 제일 비쌌던 종자는 1개당 20만 원까지 했습니다.”

 

수확한

 

박 공예로 길을 찾다


잘산대마을은 박의 판로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상태다. 체험활동만으로 모든 박이 소진되며 오히려 수량이 모자라 다른 곳에서 사 와야 할 정도기 때문이다. 류 위원장은 체험활동을 위해 박 공예를 배웠으며 잘산대마을에는 다양한 박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저희 마을에서는 연간 만여 개의 박을 수확합니다. 하지만 모자라서 필요량을 충당하기 바쁩니다. 박은 수확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속을 파내서 가마솥에 삶아 말려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갑니다. 그래서 가격이 저렴할 수가 없죠. 말린 작은 조롱박 반쪽이 5000원 정도 합니다.”


류 위원장은 공예뿐만 아니라 6차산업에 관심이 많다며 기회만 된다면 가공과 식품개발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잘산대마을에는

 

다양한 생김새의 박을 키우다


현재 2km의 터널에는 60여 종의 박이 달려있다. 잘산대마을에서는 이 터널을 이용한 잘산대 대박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작년에는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되지 못했다.


박은 1년살이로 5월에 정식해 8월부터 10월까지 수확한다. 보통 덩쿨이 70cm씩 자라지만 특히 장마기에 잘 자라며 천둥번개가 치는 날에는 1m 50cm까지 자란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궂은 날씨에는 박들이 천지개벽합니다. 평상시에 거의 2배로 자랍니다.”
처음 잘산대 대박축제를 계획했을 때 농진청에서 종자를 보급해준 덕분에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류 위원장은 박과 채소 연구회 소속으로 마을에 다양한 종자를 보급하며 한국 전통 박을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의 희귀한 종자들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발아가 잘 되지도 않아요. 제가 지금까지 키워본 바로는 특이하게 생긴 박일수록 더욱 발아가 힘듭니다. 그래도 계속 새로운 종자의 박을 키우는데 도전할 생각입니다.”

 

보은의

 

잘산대마을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마을

 

잘산대마을은 해발 290m의 속리산 자락에 있으며 ‘다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산대권역에서 잘산대권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주요 농산물로는 60여 종의 박과 덩굴식물, 황토사과, 황토고구마, 황토대추, 고추, 인삼, 콩 등이 있다. 이 중 박을 이용한 박공예가 대표적인 체험활동이며 잘산대 대박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잘산대마을은 보은의 다양한 관광명소와 유적지를 미니어처로 만든 미니어처공원이 있으며 둘레길과 캠핑장이 있어 관광객이 방문하기 좋다.


또한, 마루치 인성학교를 운영하며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협동심과 인성을 태권체조, 숲 속 에듀테인먼트, 영농체험 등을 통해 일깨워 준다.


잘산대마을은 도시민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며 잃어버리는 것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체험활동과 환경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데 노력하고 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