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건네는 위로, 도시에서도 누린다
치유농업센터 전국 확대…서울시도 ‘도시형 모델’ 선도
서울시는 도시형 치유농업 모델 3종인 ‘스마트 치유온실’ ‘시설형 텃밭’ ‘농장형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원예 활동을 넘어 식물을 매개로 심리적 회복과 자아 성찰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시 한복판에서 텃밭 흙냄새를 맡고, 민트 향기를 들이마시며 누구에게 이 향을 선물하고 싶은지를 떠올린다. 스마트 온실 안에선 물고기가 헤엄치는 아쿠아포닉스 수조 옆에서 딸기를 수확하고, 화단에선 엽채류와 과채류가 자라난다. 바로 서울시치유농업센터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서울시치유농업센터는 민트 향을 맡게 한 뒤 누구에게 이 향을 선물하고 싶은지 묻고 식물과 교감하면서 감정의 결을 되짚어보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치유농업의 핵심이다.
치유농업, 전국에 빠르게 확산
스마트 치유온실에선 계절에 따라 딸기 수확(12월~이듬해 6월)과 아쿠아포닉스 체험이 진행된다.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 배설물을 식물의 양분으로 활용하는 생태 순환형 농법이다. 시설형 모델에선 도시민이 상자 텃밭과 높임 화단에서 직접 엽채류·과채류를 키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아동, 노인, 발달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며, 감정 조절, 우울 감소, 인지 기능 향상 등 효과가 임상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치유농업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2027년까지 모든 시도에 광역 단위 치유농업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광역 치유농업센터는 2021년 본격 도입됐다. 현재 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제주·서울 등 8개 지역에 설치됐다. 하반기에는 강원, 경남, 인천, 광주에 추가 개장되고, 2026년에는 부산, 2027년에는 대구·대전·울산·세종에도 개소할 예정이다. 이들 센터는 각 지역 농업기술원이 주관하고,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연계돼 지역민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사람을 돌보는 농업’으로 진화
치유농업은 농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 모델로 주목받는다. 단순히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넘어 ‘사람을 돌보는 농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 정신건강 위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대를 거치며 사람 간의 정서적 단절이 심화한 지금, 식물을 매개로 한 회복 프로그램은 사회적 처방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치유농업은 농업·의료·복지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미래산업”이라며 “지역 농가의 소득 창출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공익적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프로그램을 표준화하는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치유농업사가 민간 자격을 넘어 국가 자격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 정비도 추진 중이다. 도시와 농촌, 사람과 자연을 잇는 치유농업의 시대. 서울시치유농업센터는 도시형 치유농업 모델의 선도 기관으로서, 더 많은 시민이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삶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 이 새로운 농업의 흐름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도시정책과 농업정책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변화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