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의 품질은 토양관리가 필수
경기 안성시 김구환 김혜란 부부
경기도 안성에서 전체면적 8925㎡(2700평)에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김구환 김혜란 부부. 고품질의 오이를 재배해 가락시장에 출하하고 있는 김구환 김혜란 부부의 농장을 찾았다.
“오이 농사를 지으면서 몸과 마음이 치유됐습니다.”
13년 전 IT계열에서 일했던 김구환 대표는 왼쪽 안면 마비가 올 정도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IT계열의 특성상 밤샘 작업도 많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날이었다. 그의 아내 김혜란 씨는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직장을 관두게 했다.
김 대표의 부모는 안성에서 수도작을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오이 농사를 지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 하지만 안성에 오이가 유명하기도 하고 소득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보다 주변에 오이 농장이 많아 자연스럽게 오이 농사를 짓게 됐다. 초기에는 말 그대로 맨땅의 헤딩이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서점에서 오이 도감 서적을 찾아서 책을 보고 농사를 지었다.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오이 관련 강의가 있으면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오이 재배 기술 책과 각종 영상을 찾아보며 오이 농사를 지었다. 물론 잘 될 리가 없었다.
초보 시절의 실패가 결국 경쟁력이 됐다
김 대표는 현재 자신만의 재배 노하우를 확립하고, 안정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오이를 생산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절대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잖아요. 주변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직접 부딪혀 보고 실패를 겪으면서 배우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시행착오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병해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 생육 불균형의 원인, 환경 관리의 미묘한 차이 등은 책이나 조언만으로는 체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물의 반응을 눈으로 확인하고,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기준과 감각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왜 안 되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결국 자기만의 답을 찾게 됩니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노하우가 되고, 그 노하우가 지금의 농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초보 농업인일수록 조급해하기보다는 실패를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록하고 되짚는 과정이 결국 농사의 깊이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토양관리가 오이 품질을 좌우
김 대표는 오이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토양관리라고 말했다. 그의 농장은 논을 메워 조성한 토양 위에 세워진 시설 하우스로, 일반 밭 토양에 비해 배수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논을 메운 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반층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그대로 두면 물 빠짐이 나빠지고, 뿌리 활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대표는 토양 속 경반층을 깨주는 심경 쟁기 작업과 함께 깊이갈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한여름 오이 휴식기에는 수단그라스를 재배해 토양을 회복시키고, 이후 깊이갈이를 통해 토양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유기물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김 대표는 배수 개선과 토양 물리성 향상을 위해 볏짚을 다른 시설 하우스보다 훨씬 많은 양으로 투입한다. 그의 시설하우스 3,305㎡(약 1000평) 기준으로 투입되는 볏짚만 약 18톤에 달한다. 이는 일반 농가 대비 많게는 두 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볏짚은 배수를 좋게 해주고 토양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눈에 보이는 효과는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토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같은 철저한 토양 관리의 결과, 현재 김 대표 농장의 토양 pH는 6.7, EC는 3.8 수준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작물 생육에 적합한 토양 환경이 구축되면서 뿌리 발달이 좋아졌고, 이는 곧 균일한 생육과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결국 좋은 작물은 좋은 토양에서 나온다며 토양관리는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몇 년 뒤를 내다보고 꾸준히 투자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병해충 예방이 가장 중요해
시설 오이는 생육 속도가 빠르고 연작이 잦아 병해충 발생 위험이 큰 작물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는 시설 하우스에서는 병해충 관리가 곧 수확량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병해는 노균병과 흰가루병이다.
노균병은 잎 뒷면에 회백색 곰팡이가 생기며, 빠르게 확산해 광합성을 저해한다. 특히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높은 시기에 발생이 잦다. 흰가루병은 잎 표면에 흰 분말이 묻은 듯 나타나며, 생육 후반기까지 지속적으로 피해를 준다.
이와 함께 탄저병은 고온기 잎과 과실에 갈색 병반을 형성해 상품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시들음병과 뿌리썩음병은 토양 내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며, 일단 발생하면 회복이 어려워 사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병해 예방의 기본은 환경 관리다. 하우스 내부의 과습을 피하고, 환기를 통해 잎이 오래 젖어 있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연작을 피하고, 휴식기에는 깊이갈이와 유기물 투입으로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병 발생을 줄이는 핵심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