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 알리는 아삭달콤한 봄동

전남 완도군 소희네봄동 추장현 대표

2026-02-19     월간원예

265개의 섬이 바다 위에 흩어져 있는 완도. 겨울철 청정 해변을 따라 곧게 뻗은 도로를 달리다보면 바다만큼이나 푸르게 일렁이는 봄동밭이 보인다. 완도 특산물하면 대부분 전복, 광어 같은 수산물을 떠올리지만, 겨울 동안 움츠러든 몸에 활력을 주는 것은 땅 위에 초록빛으로 피어난다. 짭조름하고 거친 바닷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강인하게 자란 봄동이 바로 그것이다. 10여년 동안 아삭달콤한 봄동을 키워낸 추장현 대표는 올해도 어김없이 노란 속을 활짝 피워낸 봄동으로 소비자들에게 ‘봄의 시작’을 알린다.

해풍 맞고 자라 감칠맛 뛰어난 봄동

얼어붙은 땅에 바짝 붙어 자란 봄동이 향긋한 봄 내음을 전한다. 초록빛 겉잎 안에 노란 속잎을 꽃처럼 활짝 피운 봄동은 완도의 해풍과 서리를 맞고 자라 아삭달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다. 한입 깨물면 당근처럼 향긋하고 달콤한 수분감이 입안 가득 퍼지고, 바다처럼 깊은 감칠맛이 입맛을 돋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도 봄꽃처럼 생기가 넘친다.

싱싱한 봄동은 잎사귀를 툭툭 뜯어 국에 넣거나 전으로 부쳐 먹기도 하지만, 봄동 하면 역시 겉절이가 으뜸이다. 완도 사람들은 봄동 겉절이 하나면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낸다. 봄동을 찾는 건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다를 바 없다. ‘겨울 미식’, ‘봄꽃 나들이’, ‘남도 여행’의 맛집 리스트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봄동이다.

봄동에는 칼슘과 칼륨, 베타카로틴, 비타민이 풍부해 추운 겨울이나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 체력을 회복하는 건강 채소로 인기가 많다. 봄동은 완도, 진도, 해남 일대가 주 생산지로 우리나라 봄동 90% 이상이 남쪽 지역에서 재배된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은 땅이 잘 얼지 않고 눈이 와도 바로 녹기 때문에 겨울에 봄동을 키우기 안성맞춤이다. 온화한 기후가 기온을 올려주고 염분이 있는 바닷바람과 안개가 밭에 스며들어 봄동에 단맛을 더한다.

특히 완도에서 생산되는 봄동은 극강의 감칠맛이 있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소희네봄동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은 농장에서 바다가 보일 정도로 가깝고, 토양이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고 있어 건조한 겨울철에도 봄동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봄동

품앗이하듯 상생하는 것이 성장 밑거름

완도가 고향인 추장현 대표는 광어 양식장을 운영하다가 10여년 전부터 봄동 농사를 시작했다. 부모님께서 벼농사를 해왔기 때문에 어깨너머로 농사를 배우고 농번기에는 함께 농사를 지어왔다. 오랫동안 쌓은 농사 경험이 기본 토대가 되어주었기에 어렵지 않게 농장 운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재미 삼아 봄동 농사를 시작했어요. 국내에서 꾸준하게 수요가 있는 건강 채소이고 키우는 것도 다른 작물에 비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소일거리 삼아 지어보겠다는 생각이었죠. 시기적으로도 추수가 끝나고 봄동을 심어 키우기도 좋았구요. 수확철에는 정신없이 바쁘지만 정성을 쏟은 만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추 대표의 이런 열정 때문인지 소희네봄동에서 생산되는 봄동은 맛과 품질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봄동의 재배면적도 약 13만2231㎡(4만평)이나 된다. 한창 바쁜 수확철에는 해남등지에서 후배들이 찾아와 일손을 거들어주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추가로 써야 할 정도로 봄동 농사 규모가 제법 커졌다.

봄동

완도의 푸른 바다가 보이는 소희네봄동 밭으로 들어가자 수확이 한창이다. 납작한 배추들이 꽃처럼 피어난 밭에서 근로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한쪽에서는 봄동을 수확해 쌓아놓으면, 다른 한쪽에서는 크기를 선별한 후 포장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 손에 칼을 들고 순식간에 땅에 붙어 있는 봄동을 능숙하게 떼어낸다. 흙이 묻은 밑둥을 툭툭 털어내고 쪼그려 앉은 무릎 위에 척 펼쳐놓으면 마치 꽃잎을 펼쳐놓은 것처럼 화사하게 피어난다. 갓 수확한 봄동을 크기에 따라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분류하면, 포장을 맡은 근로자들이 15㎏들이 상자에 차곡차곡 담아 포장한다.

외국인

 

봄동

11월부터 3월까지 완도 해변을 따라 난 길을 달리다보면 갓 수확한 봄동이 담긴 상자탑이 늘어선 봄동밭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추 대표는 수확 후에도 봄동의 크기와 모양, 포장상태를 꼼꼼히 점검한다. 올해는 경기가 안 좋아 봄동 시세가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그는 한결같은 우직함으로 봄동 농사에 열정을 쏟는다. 봄동 농사가 끝나면 땅을 휴면시키고 약 6만6115㎡(2만평) 규모의 논에서 벼농사도 짓는다.

봄동

10여년간 실패 없이 봄동 농사를 꾸준히 지어온 그가 첫 번째 성공 비결로 꼽는 것은 재배 편리성과 농부의 정성이다. 두 번째는 소비자 건강을 위한 적정량의 비료 사용과 소비자 건강과 만족도를 우선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것은 추 대표가 고수하는 농사의 원칙이기도 하다. 거기에 완도의 청정 자연과 수분을 머금은 촉촉한 땅, 온화한 기온, 서로 일손을 거들며 상생하는 마음이 더해져 소희네봄동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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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싱싱한 봄동으로 건강 선사하고파

소희네봄동에서 생산되는 봄동은 연간 3~4톤으로, 수확 후 전량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으로 출하된다. 이곳의 봄동은 크기와 색, 맛, 신선도가 모두 좋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추 대표는 정식부터 출하까지 일손을 거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싱싱하게 자란 봄동의 품질 점검을 직접 시행해 소비자들과 굳건한 신뢰를 유지한다.

“경기가 안 좋아 봄동 시세가 많이 떨어졌어요. 예전에 경기가 좋을 때는 봄동 시세가 한 박스에 3~4만원을 넘어설 때도 있었는데, 요즘엔 1만5000원~1만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걱정이 됩니다. 농민은 애써 키운 농작물이 제값을 받을 때 보람을 느껴요. 침체된 경기가 빨리 회복이 되어 완도에서 봄동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확한

아삭달콤하고 고소한 감칠맛으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완도 특산품 봄동. 그는 겨울과 봄 서민들의 소박한 밥상을 채우는 이 작물로 소비자들에게 건강을 선사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와 고령화로 고향도 많이 변화하고 농사를 짓는 일도 점점 힘들어졌지만 그는 일희일비하기보다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던 대로 농부의 길을 우직하게 걸어나갈 것이다.

농사만큼 그 소산을 정직하게 되돌려주는 일도 드물다고 말하는 추장현 대표. 앞으로도 그는 주변 농가들과 상생하며 고향 발전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해풍과 서리를 맞으며 강인하게 자란 봄동처럼, 완도 봄동 재배 농가에도 수확의 기쁨과 희망이 봄꽃처럼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