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쌉싸름, 촉성재배로 조기출하한 고품질 두릅
충북 청주 정도두릅영농조합법인 장정도 대표
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건강 채소를 찾는다. 수많은 봄나물 중에서도 향긋쌉싸름한 향과 독특한 식감을 가진 두릅은 보통 3~4월이 되어야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촉성재배로 무려 4개월이나 일찍 두릅을 수확하는 농가가 있다. 청주에서 유일하게 두릅을 촉성재배해 이른 봄소식을 전하는 정도두릅영농조합법인을 찾아가 보았다.
청주서 유일한 두릅 촉성재배 농가로 정평
나무에 돋아난 초록빛 새싹처럼 옆순을 틔운 두릅이 싱그럽고 향긋하다. 두릅은 주로 경기도 가평, 전북 순창, 강원 강릉 등에서 재배돼 3~4월경에 출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경기·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촉성재배로 약 4개월 일찍 출하돼 겨울에도 두릅을 맛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청주시에서 두릅 조기 출하를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청주에서 유일하게 두릅 촉성재배를 하고 있는 곳은 상당구 가덕면에 위치한 정도두릅영농조합법인이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장정도 대표는 귀농 전 제천 두릅 농가 등 여러 산야를 다니며 두릅 농사를 눈으로 익힌 후 재배법을 독학으로 터득했다.
이후 330㎡(100평) 규모의 재배실에서 촉성재배를 정착시켰다. 촉성재배는 비닐하우스나 온실에서 자연 상태보다 작물이 더 빨리 자라도록 유도하는 재배 방법이다. 이 방식으로 두릅을 키우면 노지에서 재배할 때보다 출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겨울철에 맛보기 힘든 신선한 두릅을 찾는 소비자 수요에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균일하게 고품질로 재배해 출하하면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8년의 실패가 탄탄한 성장 기반
정도두릅영농조합법인 재배실 안으로 들어가면, 동글동글 나이테가 보이는 원목에 이제 막 옆순을 틔운 두릅이 가지런히 트레이에 꽂혀 있다. 단단한 줄기에 초록빛으로 무성하게 자란 특등급 두릅들도 재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빠른 수확과 편리한 작업을 위해 터널처럼 길쭉한 하우스 안에 3줄로 베드를 설치했어요. 베드마다 2단으로 재배할 수 있게 했고, 50구 트레이에 대목을 가지런히 꽂아 한 번에 6만개 이상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촉성재배에 적합한 ‘신구’이다. 이 품종은 생육이 균일하고 수확 시기가 비교적 빠르며, 시설재배 환경에서도 품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어 선호도가 높다. 촉성재배로 키운 두릅은 일반 두릅과는 다르다. 일반 두릅은 나무 윗부분에서 곧게 솟아나온 ‘정아’를 수확하지만, 촉성재배는 두릅 원목의 마디를 10㎝ 정도 길이로 일정하게 잘라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옆순’을 키워 생산한다.
“두릅을 수확하기까지 약 25일 가량 소요됩니다.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2월에는 일주일 정도 빠르게 수확이 가능해요. 온·습도와 물 관리, 환기를 철저하게 해준다면 11월부터 3월까지 5번까지 수확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무름병과 뿌리썩음병, 곰팡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일 깨끗한 물로 갈아주고, 수시로 환기하며, 수확 후에는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인공적이고 고비용이 드는 LED로 재배하지 않고, 에너지 비용이 낮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태양광으로 두릅을 재배한다. 동절기에는 전기온풍기와 펠릿보일러를 활용해 가온을 하고 있으며 온도는 15℃(야간 기준), 낮 습도는 50~60%, 야간은 70~80%에 맞춰 관리하고 있다.
신구 품종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이 품종을 제대로 재배하는 농가는 드물다고 말할정도로 재배가 까다로운 편이다. 재배 매뉴얼이 있다 해도 설비와 환경, 재배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론적인 교육과 견학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장 대표는 충북 보은 지역에 약 1만9834㎡(6000평)의 야산에서 대목 생산도 하고, 농가에 두릅 묘목도 공급하는 등 영역을 확장했지만, 자신만의 두릅 재배 노하우를 정립하기까지 8년간 많은 실패를 겪었다.
산을 좋아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시절 전국의 명산과 제천 두릅 농가에서 재배 방법을 눈으로 익히며 준비를 했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까지 비싼 수업료를 톡톡히 치렀다. 지금은 그 과정이 탄탄한 성장 기반이 되어 소득 향상과 사업 확장은 물론 선도 농가로서 예비 귀농인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올바른 ‘농민의 진심’ 담은 브랜드로 도약
정도두릅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되는 두릅은 지역 로컬푸드 매장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등으로 출하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두릅은 크기와 색, 향, 맛, 신선도가 모두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50g 단위로 포장해 청주시농업기술센터 ‘청주로컬팜 한소쿠리’ 등 지역 로컬푸트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가격은 약 1만 3000~1만 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일반 두릅이나 다른 봄나물에 비해 가격도 안정적인 편입니다. 촉성재배한 고품질의 신선한 두릅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정도 두릅’을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 대표는 오는 3월 11일, 청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두릅 촉성재배기술 교육’을 통해 노하우를 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3월부터 ‘정도 두릅’을 키워나갈 회원도 모집해 우리나라 일류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피땀 흘린 인고의 시간을 수확의 기쁨으로 바꾸고, 두릅 촉성재배 기술 안착과 전수를 통해 농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장정도 대표. 그의 정직하고 올바른 마음과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진심이 도약의 기틀이자 귀농인의 이정표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