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월동무의 새로운 해법, ‘탐나는’ 무 재배 현장을 가다

제주 서귀포시 원동온 대표

2026-04-01     이지우

제주도는 전국 월동무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산지지만, 올해 제주 농가는 유례없는 기상 악화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 9월 중순 내내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평소라면 파종을 마쳐야 했을 시기에 장비조차 밭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0월 초라는 ‘금기’의 시기에 파종을 강행하고도 보란 듯이 고품질 무를 수확해 낸 원동온 대표의 현장을 찾았다.

 

보통 제주 고지대에서 10월 파종은 농사 실패와 다름없다고 여겨진다. 해발 150m가 넘는 고지대에서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무의 비대가 멈추고, 이듬해 봄 기온이 오르면 뿌리가 크는 대신 꽃대가 올라와 상품성을 완전히 상실하기 때문이다. 원동온 대표 역시 원래 재배하던 당근이 침수 피해로 망가진 후 대안으로 무를 선택했을 때는 이미 10월 2일이었다. 주변에서는 너무 늦어 수확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만류했지만, 사카타코리아의 ‘탐나는’ 무는 그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
원 대표는 “사실 10월에 파종한다는 건 농가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박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당근이 비 피해로 다 녹아버려 땅을 그냥 놀릴 수는 없었지요. 그때 ‘탐나는’ 무가 늦게 심어도 비대가 빠르고 추위에도 강하다는 이야기를 믿고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우리 밭을 살린 셈입니다”라고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독보적 생육과 뛰어난 상품성
‘탐나는’ 품종의 가장 큰 강점은 독보적인 생육 속도에 있다. 일반적인 품종이라면 4월은 되어야 수확이 가능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탐나는’은 빠른 비대 속도 덕분에 3월 초순에 이미 시장 출하가 가능한 규격까지 자라났다. 특히 올해는 제주 지역에 겨울 가뭄이 심해 타 품종들의 비대가 원활하지 않았으나, ‘탐나는’은 가뭄과 추위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며 탁월한 생산성을 입증했다.
늦은 수확 시에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 농가의 큰 만족을 끌어냈다. 기존 주력 품종들은 수확이 늦어지면 모양이 길쭉해지거나 변형이 오는 경우가 많지만, ‘탐나는’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단단하고 예쁜 원통형 모양을 그대로 유지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무는 병충해 흔적 없이 깨끗한 외관을 자랑했으며, 속이 꽉 차 상품성이 매우 뛰어났다.
원 대표는 “보통 3월 수확물은 모양이 길쭉하게 빠지거나 근변형이 나오기 마련인데, ‘탐나는’은 늦게 심었음에도 대체로 원통형 모양이 괜찮게 잡혔습니다. 특히 우리처럼 세척무로 나가는 물량은 박스에 담았을 때 모양이 고른 게 중요한데, 상인들이나 소비자들도 딱 좋아할 만한 단단하고 묵직한 품질이 나옵니다”라고 평했다.

철저한 시비 관리 및 효율적인 파종 시스템
원동온 대표의 성공 뒤에는 품종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정교한 재배 기술도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비료 성분이 한꺼번에 녹아 무가 급격히 자라면서 갈라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4~6개월간 천천히 녹아 나오는 완효성 비료를 기비로 사용했다. 여기에 고기능성 영양제를 적절히 투입하여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잎의 활력을 파랗게 유지시켰다.
파종 방식 또한 정확한 재식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시드 테이프 농법을 선택했다. 원 대표는 “시드 테이프를 쓰면 간격이 일정하게 딱딱 들어가니까 무가 균일하게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수용성 테이프라 파종하고 이틀이면 녹아 없어지니 발아에도 전혀 지장이 없지요. 20년 전부터 제가 제주에 처음 들여와 고집해온 방식인데, 이번처럼 급하게 파종해야 할 때도 효율이 아주 좋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제주 월동무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
현재 제주 산지에서는 10월 이후 파종된 타 품종 무들이 대부분 생육 부진과 꽃대 발생으로 인해 많은 농가가 아예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원 대표의 밭은 정상 파종 물량과 다를 바 없는 수확량을 기록하고 있다.
원 대표는 “올해 제주 날씨가 워낙 안 좋아서 주변 농가들은 무가 안 커서 고민이 많은데, 우리 밭은 이 정도면 아주 성공적입니다. 주변에서도 지나가다 보고 ‘이게 언제 심은 거냐’며 물어볼 때가 많아요. 10월에 심었다고 하면 다들 놀라죠. 앞으로도 기상이변은 계속될 텐데, 저뿐만 아니라 주변 농가에도 안정적인 ‘탐나는’ 무를 적극 추천할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사카타코리아의 ‘탐나는’ 무는 단순히 하나의 품종을 넘어,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에 대응하는 제주 무 농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mini intervie 대지농약사 김중은 대표

“‘탐나는’ 무, 현재 상황에 딱 필요한 품종”

제주도 전체 월동무 재배 면적 약 1,500만 평 가운데 특정 품종 중심의 재배 구조가 형성된 시장 환경 속에서, 사카타코리아의 ‘탐나는’ 무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대지농약사 김중은 대표를 만났다. 대지농약사 김중은 대표는 제주 전역에 걸쳐 약 300만 평 규모의 무 재배 면적에 종자와 자재를 공급하는 베테랑 전문가다. 그는 이번 원동온 대표의 사례가 품종의 특성과 현장 맞춤형 컨설팅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Q. 10월 파종이라는 파격적인 컨설팅을 진행한 배경은 무엇인가?
제주에서 10월 파종은 사실상 수확이 어려운 영역이다. 특히 해발 130~150m 고지대에서는 10월에 심은 무가 상품성을 갖추는 것이 기존 품종과 재배 환경에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기상 악화로 파종 시기를 놓친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탐나는’ 무는 초기 생육이 빠르고 저온에서도 버티는 힘이 강한 편이어서, 이 품종이라면 고지대의 환경적 제약 속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Q. 현장에서 확인된 ‘탐나는’ 무의 핵심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별점은 ‘저온기 생육 지속력’이다. 타 품종들은 가뭄이나 추위가 오면 잎이 떨어지는 탈립 현상이 나타나며 생육이 멈추는 경우가 많은데, ‘탐나는’은 잎의 활력이 비교적 오래 유지되면서 뿌리 비대가 이어진다.
또한 김치 공장 등에서 요구하는 수율에 적합하도록 H형 수형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는 점도 특징이다. 3월 이후 수확 시에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단단함을 유지하는 점은 유통 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Q. 고품질 월동무 생산을 위해 농가에 조언한다면?
품종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는 시비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농가에는 3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유럽형 완효성 비료를 추비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비료 성분이 한꺼번에 녹지 않고 서서히 공급되면서 열근 현상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제주 월동무의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단체 중심으로 비상품 무 유통을 줄이고, 규격 상품 위주의 출하 관리가 중요하다.

Q. 향후 제주 월동무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앞으로는 무의 소비 트렌드가 당도가 높고 수율이 좋은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젊은 소비층일수록 단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품질과 당도를 함께 갖춘 품종이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특정 품종 중심의 재배 구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탐나는’ 무처럼 기상이변에 대응력이 있고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품종들이 현장에서 성과를 보인다면 농가 인식도 점차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