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붉은 꽃이 숨어있는 달콤하고 신비한 무화과

전남 영암군 농업회사법인 ㈜토담 김민옥 대표

2026-04-27     김연주 기자

보라색 과피 속에 알알이 붉은 꽃을 품은 신비한 과일 무화과. 여름철 뜨거운 햇빛 아래서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달콤시원한 맛으로 갈증을 풀어주던 과일을 이제 봄에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봄철 출하를 앞두고 2월부터 무화과 수확을 시작하는 농업회사법인 (주)토담을 찾아가 보았다.

알알이

여름 과일 무화과 이른 봄에 맛보세요!

무화과 주산지 전남 영암은 무화과 수확이 한창이다. 여름 과일로 알고 있던 무화과가 이제는 봄에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전남 대표 특화 과수인 무화과는 보통 7월부터 수확된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상온에서 이틀 정도만 지나도 쉽게 물러져 신선도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유통에 어려움이 있다.

여름과 가을에 출하가 집중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크고 안정적인 농가소득 확보에도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전남농업기술원은 시설재배 기반에서 생육환경 관리와 결실 안정화 기술을 적용해 겨울부터 봄철까지 생산이 가능한 재배기술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 방식으로 무화과를 키우면 소비자 수요에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농가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시설 무화과 수확기 연장 기술’을 도입해 봄철 무화과 수확을 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토담 김민옥 대표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무화과 재배 명가(名家)’의 명맥을 잇고 있다.

무화과

“어릴 적부터 아버지께서 무화과를 재배하는 것을 보고 자랐어요. 무화과를 키우면서 어린 아들도 동시에 양육하고 계셨던 것인데요, 아버지가 저를 키우신 것이기도 하지만 무화과가 저를 기른 것이기도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부모님을 도와드리며 농사를 어깨너머로 배웠죠. 이제는 제가 아버지와 함께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어요. 어찌보면 받은 사랑을 갚는 것 같기도 해요. 이것이 제가 한순간도 허투루 농사지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무화과와 아들을 양육하고, 무화과는 아들을 길러내며, 아들은 청년농부가 되어 다시 무화과를 키우고 아버지를 모시는 지극한 사랑. 이제 청춘의 시기를 지나는 아들은 그 깊은 사랑을 다시 무화과에 쏟으며 소비자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비타민과 섬유질 풍부한 반전매력의 과일

무화과는 지중해가 원산지인 아열대 과일로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한 무화과는 마그네슘과 칼슘도 포함돼 있어 필수 미네랄의 좋은 공급원이기도 하다.

여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는 보론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갱년기 여성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 안으로 들어가자 포슬포슬한 흙이 담긴 네모난 상자에서 무화과가 초록잎과 보라빛 열매를 맺으며 싱그럽게 자라고 있었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무화과 품종은 도핀(Dauphine, 승정 도핀)이다. 국내 무화과 농가의 90% 이상이 ‘홍무화과’라고 불리는 이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달콤탱글하게

“승정 도핀은 과피가 붉고 당도가 뛰어나며 수분이 풍부해요. 한입 베어 물면 실타래처럼 얽힌 열매 안쪽이 톡톡터지면서도 아이스크림처럼 상큼하고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재배방식에 따라 소과, 중과, 대과로 키울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대과종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무화과 성장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햇빛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가 늦거나 오래 지속되면 착과에 어려움을 겪는다. 습도와 물에 취약해 관행재배 방식으로는 고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는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에 대응하고 축적된 데이터와 재배기술을 기반으로 생육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 비가림 시설을 스마트팜으로 전환했다. 또한 물과 양분 조절을 편리하게 하고 변수를 최소화함으로써 재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자재배 방식으로 무화과를 키우고 있다.

무화과

“전남농업기술원과 영암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2024년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자립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지금의 시설을 갖출 수 있었어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시설 무화과 수확기 연장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남지역 무화과 농가에 봄철 무화과 수확을 할 수 있는 재배기술을 보급했는데, 마침 기후변화로 여름철 재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을 도입했어요. 처음에는 기존과 다른 방식이었기에 변수가 많았습니다. 매일 매일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지금은 안정화됐어요. 출하 시기가 분산돼 소득 향상을 이룰 수 있고, 소비자 수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만족도가 큽니다.”

농장

이곳에서는 햇빛이 작물에 고르게 스며들고 통풍이 잘 될 수 있도록 개량일자형 수형으로 재배한다. 무화과는 새 가지에서만 열매가 열리기 때문에 강전정을 시행한다. 그래야 이듬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전기와 온수난방을 통해 가온을 하는데 난방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여름에 무화과를 수확할 때는 7월 이후 노동력이 집중됐지만, 2월부터 수확을 시작하면서 노동력도 적절하게 분산돼 지금은 한층 더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작물집게로

이곳에서는 대과종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열매가 어느 정도 자라면 유인줄 작업을 시행한다. 무화과는 병해충 저항성을 가진 작물이기에 온·습도와 물 관리, 환기, 예방 방제를 철저하게 해준다면 과도한 영양제 투입 없이도 잘 자란다.

김 대표는 무화과 재배 시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충분한 광량, 온·습도 등 생육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조성하고, 뿌리가 물과 양분을 잘 흡수해 건강하게 열매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호스위트’ 브랜드로 새롭게 도약

농업회사법인 (주)토담에서 생산되는 무화과는 백화점과 지역 로컬푸드 매장, 온라인몰(온브릭스, 돌쇠네 농산물 등)을 통해 출하된다. 영암·해남·함평에 약 6만6115㎡ 규모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무화과는 크기와 색, 맛, 신선도가 모두 좋기로 유명하다. 아버지께서 쌓아온 신뢰에 청년농부의 열정이 더해져 이제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600g, 온라인에서는 400g 단위로 포장해 출하하고 있어요. 현재 백화점으로 출하하는 물량이 약 60%인데, 온·오프라인 판매 비중을 각 50%씩 할 예정입니다. 이 시기 출하되는 무화과는 한 상자에 약 5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요. 가격도 여름 출하에 비해 안정적인 편입니다. 앞으로 1년 내내 신선한 무화과를 수확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대표의 또 다른 목표는 아버지 성함을 따서 지은 ‘영호스위트’라는 브랜드를 최고의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보라색 무화과를 심볼로 한 ‘영호스위트’의 상품을 누구나 믿고 구입하며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현재 전남대학교와 협력해 강의, 현장실습을 진행하며 미래 청년농부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는 그는 재배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현재 준비 중인 무화과 가공과 더불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확 체험 등도 진행해 6차 산업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무화과 재배기술 안착과 전수를 통해 농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김민옥 대표. 그의 열정과 패기가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이자 예비 청년농부의 나침반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