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병해충의 모든 것
배추과 채소의 병해 ①
시들음병은 이어짓기(연작)를 하면 발생이 증가하는 병해로 배추, 무에 발생이 심하다. 기주별로 병원성에 차이를 보여 배추에서 분리한 시들음병균은 배추, 양배추, 무에 병원성이 강한 반면 양배추에서 분리된 시들음병균은 비교적 병원성이 약하다. 그밖에도 이번 호에서는 뿌리혹병, 노균병, 무름병 등 배추과 채소에서 발병하는 병해의 진단과 방제법에 대해 살펴본다.
◎시들음병(위황병)
병의 증상과 진단방법
토양전염 곰팡이인 Fusarium oxysporum 에 의해 발생하는 병으로 기주에 따라 병원성이 분화되어 있다. 후벽포자를 형성하여 토양 내에서 5~15년 생존이 가능하다. 병원균은 소행분생포자, 대형분생포자, 후벽포자를 만든다.
소형분생포자의 크기는 5~38×2~6㎛, 대형분생포자는 18~70×2~6㎛, 후벽포자는 원형~타원형으로 직경이 7~11㎛이다. 병원균이 물관부에서 증식하므로 수분 이동이 어려워져 지상부 부분, 특히 아랫잎부터 노랗게 시든다. 병든 포기의 뿌리를 잘라보면 물관부가 갈색으로 변해 있다.
발생생태와 방제법
시들음병은 보통 토양 중에 널리 분포하며, 주로 흙 입자에 묻어 농기구나 사람 등을 통해 먼 거리로 이동된다. 병원균은 뿌리의 잔뿌리나 토양 해충, 선충 등이 가해한 뿌리의 상처를 통해 침입하여 물관부에서 증식한다. 발생환경은 땅의 온도가 20℃ 이상의 고온병충해이 될 때 발병이 심해지며 산성토양(㏗ 5.0~5.5)이나 물 빠짐이 좋은 모래땅에서 발생이 많다.
시들음병은 일반적으로 품종 간 저항성 차이가 심하므로 저항성이 강한 품종을 재배한다. 이어짓기를 피하고 3~5년간 벼(화본)과 작물로 돌려짓기한다. 병든 포기는 일찍 제거하고 수확 후 병든 잔재물이 재배지에 남아있지 않도록 한다. 토양이 쉽게 건조해지는 모래땅에 재배를 피하고, 토양 수분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질소비료의 편중된 사용을 피하고 완전히 썩힌 유기물을 사용하여 토양 내 유용미생물의 밀도를 증가시켜 건전한 생육을 유도한다. 토양을 장기간 담수하거나 태양열 소독을 하면 병원균이 죽거나 생육이 쇠퇴하고 밀도가 감소한다.
가을재배의 경우 파종기를 늦추어 고온기의 생육을 피하면 발생이 현저히 줄어든다. 석회 시용으로 토양 산도를 높이고(㏗ 6.5~7.0) 뿌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플루아지남, 다조멧, 피디플루메토펜 등 배추와 무에 4종의 약제가 등록되어 있다. 병원균이 토양 내에 존재하므로 다조멧입제와 같은 토양훈증제로 토양훈증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뿌리혹병(무사마귀병)
병의 증상과 진단방법
뿌리혹병은 배추, 무, 양배추, 갓 등의 배추과 채소에 발생하는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28년 수원의 배추 재배지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 발생이 적었으나 1993년부터 경기도, 강원도 고랭지를 비롯해 전국 배추 재배지에서 병이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었다. 최근에는 약제 살포 등으로 병 발생이 다소 감소하는 경향이나 물 빠짐이 좋지 않고 산도가 낮은 곳에서 여전히 발생이 많다.
2차 유주자는 감수분열 후 분화되어 많은 휴면포자를 형성한다. 병원균의 생육 적온은 20~24℃, 최고 온도는 30℃이다. 습도가 45% 이하면 병원균의 활성이 떨어진다. 세계적으로 16종의 레이스가 분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그중 10종이 보고되었다.
병든 식물체는 대개 시드는 증상과 발육이 부진한 위축 증상을 나타낸다. 시들음 증상은 병원균의 침입을 받은 뿌리 유조직이 세포가 커지거나 이상증식으로 유관속의 발육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토양오염이 심한 경우 아주심기(정식) 후 25일이 지나면 나타난다. 시든 식물체를 뽑아보면 발병 초기에는 아주 작은 혹이 뿌리에 붙어 있다.
병이 심해지면 큰 혹으로 커지며 도관을 통하여 이동하는 영양분과 수분흡수를 차단하고, 결국 식물체는 시들음 증상을 일으켜 자라지 못하고 말라 죽는다. 생육기간 중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 발병 초기에는 오후에 약간 시드는 증상을 보이다가 아침이면 다시 회복되는 상태를 반복한다. 따라서 시드는 증상이 보이면 식물체를 바로 뽑아 뿌리의 이상비대 또는 혹 발생유무를 진단한다.
발생생태와 방제법
작물에 형성된 뿌리혹이 토양 속에 방치되어 휴면포자가 토양 속에 누출되고, 휴면포자 형태로 월동 후 1차 전염원이 된다. 휴면포자는 토양 속에서 수년간 생존할 수 있으므로 한번 뿌리혹병균에 감염된 재배지는 수년간 배추과 작물을 재배하기 어렵다.
병원균은 물에 의한 전염이 가장 일반적이다. 홍수로 인한 토사의 유출은 단시일 내에 많은 면적에서 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농기계나 농기구에 묻은 흙의 이동, 병든 토양을 사용하여 모를 기른 후 묘의 이동, 배추를 운반하는 차량에 묻은 흙이나 쓰레기, 바람에 의한 모래흙(사토)의 이동, 방목하는 동물의 이동, 야생동물 혹은 관개수나 사람의 이동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병원균의 발육 최적 온도는 20~24℃이며, 지온이 18~25℃일 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온도가 병 발생의 절대적인 조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토양수분은 토양 중의 휴면포자 및 유주자의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양습도 80% 이상의 과습한 포장과 산성 토양(㏗ 6.0 이하)에서 병 발생이 많다. 토양의 보수력이 45% 이하이거나 염기성 토양(㏗ 7.2 이상)에서 병원균의 증식이 억제되고, 발병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조량과 일장은 병 발생에 중요하다. 강한 광선을 받을 때와 일장이 13~16시간으로 길어질 때 병 발생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여 병을 방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국내에서도 저항성 품종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뿌리혹병에 저항성을 가진 배추, 무 품종이 개발되었다. 비기주 작물을 이용해 6년 이상 윤작하고 병든 식물체를 조기에 제거하면 토양 내 병원균의 밀도 감소에 효과적이다. 토양 산도를 ㏗ 7.5 이상으로 교정하고 태양열 소독을 실시하면 휴면포자의 증식 및 발아를 억제할 수 있다. 아미설브롬, 플루설파마이드, 플루아지남 등 배추에 31종, 무에 7종, 양배추에 10종, 갓에 11종, 순무에 1종의 약제가 등록되어 있다.
◎노균병
병의 증상과 진단방법
배추, 무, 갓 등 배추과의 재배시기(작기) 중 흔히 발생하는 병해로 4~5월의 이른 봄이나 9~10월 늦가을 저온에서 발생한다. 특히 비가 자주와서 그늘지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 피해가 커진다. 시설재배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병해이다. 잎에 희미한 황녹색의 반점이 생겨 점차 황색의 다각형 무늬로 확대되며, 뒷면에는 흰색 곰팡이가 생긴다. 병든 잎은 아랫잎부터 말라 죽는다. 뒷면에 있는 곰팡이와 잎맥(엽맥)에 둘러싸인 병무늬(병반)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노균병은 색조류계에 속하는 Hyaloperonospora 속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는 병으로 병원균은 분생포자와 난포자를 형성한다. 난포자는 월동을 위한 내구체로 불량한 환경에서도 잘 견딘다. 병원균은 대표적인 저온균으로 분생포자의 발아 적온은 7~13℃이고, 발병 최적 온도는 10~15℃이다. 포자발아에는 이슬과 같은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순활물 기생균으로 인공배양이 불가능하다.
발생생태와 방제법
노균병균은 분생포자가 유주자를 방출하지 않고 직접 발아하여 식물체의 기공이나 겉껍질을 뚫고 침입한다. 난포자 또는 균사의 형태로 병든 식물체의 잎이나 뿌리에서 월동해서 제1차 전염원이 되고 잎 뒷면에서 다량의 포자낭을 형성하여 분생포자를 만들고 공기전염을 한다. 이른 봄과 늦가을의 온도가 낮고 비가 자주 올 때 발생이 많다. 하우스에서는 무가온 재배(인위적으로 온도 높낮이를 조절하지 않고 재배) 시 발병하기 쉽고, 식물체 간의 통풍이 나빠질 때, 생육 후기에 비료기가 떨어져 쇠약하게 자랄 때 병 발생이 많아진다.
병든 잎은 일찍 제거하고 수확 후 병든 식물의 잔재물이 남지 않도록 모아서 토양 깊이 묻는다. 밀식8)하지 않도록 하며 그늘진 곳에서 재배를 피한다. 생육 후기에 비료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히 비료를 준다. 약제는 병원균의 밀도가 적은 발병 초기에 살포하여야 효과가 높다. 동일계통의 약제를 계속 사용하면 병원균의 약제내성이 생겨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 가스가마이신, 만코제브, 에타복삼 등 배추에 63종, 무에 32종, 양배추에 23종, 갓에 12종, 순무에 11종의 약제가 등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