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식물 신품종 개발과 협력으로 돌파구 찾는다

경기 고양시 썬농원 최순철 대표

2026-05-07     김연주
썬농원

벚꽃이 만발한 완연한 봄, 경기 고양화훼수출단지는 상품 출하와 박람회 준비로 분주하다. 200여 종의 다채로운 다육식물이 자라고 있는 썬농원도 이른 아침부터 모처럼 활기가 가득했다. 반려식물로 인기를 끌던 다육식물 시장이 경기 침체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최순철 대표는 다양한 신품종 개발과 경기도농업기술원, 고양시농업기술센터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썬농원

다육식물 판매 활성화 모색

고양화훼수출단지에 있는 썬농원에는 연두색과 노란색, 하늘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의 다육식물이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다육식물 돌보기에 여념이 없는 최순철 대표는 고향 인천을 떠나 대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가 선인장 시장이 한창 활성화되던 시기 고양시에 자리를 잡았다. 40년 가까이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재배해온 그는 유관기관·선인장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다육식물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묘책을 찾고 있다.

“1980년대 중반에 농장 문을 열었으니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재배한 지 올해로 39년이 넘었네요. 원래는 비모란 등 접목 선인장을 재배해 수출했지만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선인장 수출이 지속적으로 침체되면서 다육식물로 주 재배 품목을 전환했어요.”

썬농원

현재 최 대표는 약 3966㎡(1200평) 규모의 온실에서 하월시아·에케베리아 등 200여종이 넘는 다육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생산한 다육식물은 한국화훼농협과 온라인으로 출하한다. 국내 다육식물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고양시화훼수출단지에는 현재 10여 농가가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농가 수는 많지 않지만 전국 도소매업자는 물론 해외 바이어들도 꾸준히 찾을 만큼 유명한 곳이다. 선인장연구회 수석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다육식물 육종은 물론 경기농업기술원, 고양시농업기술센터, 한국화훼농협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며 재배·유통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육식물이 큰 인기를 끌던 10여 년 전에는 해외 수출 물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국제 정세 혼란과 경기 침체 등으로 다육식물 재배 농가가 줄고 중국산 저가 물량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죠. 국산 다육식물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신품종 개발과 다각적인 홍보와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링보
하월시아

신품종 개발로 경쟁력 확보

다육식물의 매력은 어떤 품종을 어떻게 교배하느냐에 따라서 무늬와 형태가 다채롭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선인장이 고가에 판매되고, 다육식물이 공기정화식물로 각광을 받던 시기부터 신품종 개발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농장 한쪽에 육묘장을 마련해 연구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다육식물은 교배 과정에서 상상 이상의 희귀한 모양과 빛깔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그는 다육식물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여러 품종을 교배하면서 관상 가치가 높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작고 희귀한 무늬와 색깔을 가진 군생 다육식물을 선호한다. 이러한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해 그는 요즘 대세인 하월시아 중심으로 다양한 품종의 다육식물을 교배해 매력적인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골든리라

하지만 신품종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늬와 형태 등 품종의 특성을 확인하는 시간만 보통 1년 반에서 2년 가량이 소요되고, 선발 개체의 잎을 이식해 번식한 후 상품화까지 무려 4년 이상 소요된다.

“하나의 신품종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다양한 신품종을 개발해왔지만 최근에 개발한 샹그릴라, 비너스로즈 등이 애착이 가요. 신품종 등록까지는 약 3~5년 정도가 걸립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관상 가치가 높은 품종의 다육식물을 찾는 수요는 꾸준하기에 신품종 개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최 대표가 특히 관심을 갖고 육성하는 품목은 하월시아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하월시아는 투명한 잎으로 빛이 투과돼 신비로운 빛깔과 무늬를 자랑한다. 특히 하월시아 레투사금, 하월시아 메듀사금 등이 선호도가 높다.

펄

 

웨스트레인보우

그 외에도 웨스트레인보우, 링보, 골든리라 등이 인기가 많다. 그가 최근 신품종으로 개발한 다육식물은 상품성을 검토 중이기 때문에 아직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식물이 많다. ‘로즈’ 등 예쁜 꽃이름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 기억하기 쉽고 판매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름 짓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소비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다육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자동 배수가 되는 트로피 화분을 개발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플라밍고, 하니로즈 등 고양국제꽃박람회장에 전시할 다양한 다육식물도 출품 준비를 마쳤다.

플라밍고,

재배 환경 관리와 협력으로 승부

우수한 품질의 다육식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햇빛과 환기, 통풍이 중요하다. 농장 내부의 공기 흐름이 원활해야 다육식물이 잘 자라고 병해충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다육식물은 습도가 높은 환경에 취약하기 때문에 그는 수시로 환기하고 동절기에는 전기 보일러로 가온을 한다.

가온 시 한창 자랄 때는 10℃로 온도를 높이고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6℃ 이내로 조정을 한다. 이처럼 쾌적한 환경에서 자란 썬농원의 다육식물들은 품질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품질 향상뿐만 아니라 최 대표는 경기농기원과 고양시농업기술센터와의 협력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하늘색

최근 고양시는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 다육식물연구소, 선인장연구회, 한국화훼농협과 협력해 접목 선인장 무병종묘의 생산과 보급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 대표는 농가들과 협력해 ‘실증 재배’에 참여하는 등 활로를 모색 중이다.

“신품종 개발을 통해 소비자 취향에 맞는 다육식물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침체된 시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화훼농협 유통센터로 367 농가가 도매로 직접 납품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대형마트나 대규모 유통업체와 협력해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에서 벗어나 온라인 시장으로도 판매를 확장하고 있어요. 또 오는 5월 10일까지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홍보용 조경사업의 기회를 갖게 됐어요. 선인장·다육식물 재배 농가들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힘써주신 경기도농업기술원과 고양시농업기술센터, 고양국제박람회재단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선인장연구회원들과 협력하며 다육시장 활성화에 열정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