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배 농사, 무더위와 나방 해충 방제에 달렸다

고온기 배 재배 기술

2026-06-06     조영식 농업연구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센터

초여름인 6월과 7월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 배 재배도 어느덧 후반기에 접어든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은 배 열매의 성숙을 앞당겨 수확기가 예정보다 빨리 도래한다는 뜻이다. 이 시기에 농가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고온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와 ‘나방류 해충에 대한 체계적인 방제’이다.

정전과 유인작업 필수

여름은 태풍이 흔히 찾아오는 시기이니, 나뭇가지를 단단히 고정하는 작업 역시 필수이다. 강풍에 휘청거리는 가지는 과일을 손상시키고, 수확 후에도 상처가 남아 부패 위험을 높인다. 동시에 내년 결실에 필요한 건강한 가지를 확보하기 위해, 오래된 가지를 정리하고 햇가지를 비스듬히 눕히는 유인 작업을 진행한다. 이는 다음 해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배 재배 시 봉지를 씌우는 것이 병해충 방제에 도움은 되지만, 복숭아순나방과 복숭아심식나방 앞에서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과육을 뚫고 들어가는 집요한 특성이 있어, 봉지를 갉아 침입하기도 한다. 특히 수확기 근처의 피해는 치명적이므로 더욱 정교한 방제 전략이 필요하다.

교미교란제

나방류 해충의 효과적 방제법

나방류 해충을 어떻게 방제해야 할까? 크게 세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는 과수원 위생 관리다. 대체로 배 재배농가에 나무 나이가 20년 이상된 것이 많은데, 수령이 오래되면 지상부에 나무껍질이 많아지며, 그 껍질은 겨울 동안 해충이 월동하는 최적의 장소가 된다.

농한기, 즉 겨울 가지치기 직후에 ‘조피 작업’이라고 불리는 껍질 제거 작업을 통해 월동지를 소멸시키면, 해충 개체 수를 크게 억제할 수 있다. 동시에 나뭇가지를 유인하기 위해 사용한 끈 등을 제거하면, 해충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차단하는 효과를 얻는다.

둘째는 성페로몬(교미교란제) 활용이다. 고온이 지속되면 페로몬 휘발이 빨라져 효능이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해, 교미교란제 투입량을 평소보다 약 30% 정도 늘리고 3차례에 걸쳐 투여한다.

교미교란제

구체적으로는 4월 초‑중반에 전체의 60~70%를 투입하고, 6월 말에 30~40%, 마지막으로 7월 말에 나머지 30%를 분산 적용한다. 이렇게 하면 성페로몬이 지속적으로 방출돼 성충의 교미를 방해하여 방제 효과가 있다.

성페로몬트랩에

셋째는 수확기 안전 사용 기준에 따른 작물보호제 방제다. 8월 상순이면 ‘한아름’ 등 조생 품종이 수확에 들어가며, 그 직후부터는 작물보호제 사용을 계획해야 한다. 이때는 등록된 약제만을 사용하고, 수확전 안전사용 기준 일수에 추가 여유를 두고 방제를 실천한다.

비록 고온기에 수컷 나방류 발생량은 다소 감소하더라도, 애벌레는 어린 단계부터 큰 단계까지 다양한 크기로 발생한다. 한 마리의 애벌레가 여러 과일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봉지를 갉아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앞서 제시한 방제 방법과 병행해 작물보호제 살포를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나방류 해충은 과원과 과원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완벽한 방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위에서 제시한 위생 관리, 성페로몬 활용, 그리고 안전 기준을 갖춘 화학 방제라는 삼중 방어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면, 안전하고 품질 좋은 배를 생산할 수 있다.

결국, 농부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세심한 관리가 모여 달콤한 배 한 알을 만든다. 무더위와 태풍, 그리고 교묘한 해충이 찾아와도, ‘앞서 대비하고, 체계적으로 방제한다’는 자세가 우리 배 농가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확실한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