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성범죄, “설마 대화방 나갔다고 끝?” 디지털 흔적은 반드시 남는다

2026-06-24     김정기
사진=법무법인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인류에게 전례 없는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범죄 생태계를 구축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그 중에서도 최근 몇 년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급증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사이버성범죄다. 사이버성범죄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온라인 공간에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불법 촬영물 공유 사이트 등을 매개로 한 범죄는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완전한 삭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영구적인 고통을 안겨준다.

대검찰청 및 경찰청의 최근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성폭력 범죄 중 사이버성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형은 이른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서 파생된 형태들이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함으로써 성립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 내 채팅창이나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상대방에게 모욕적인 성적 표현을 전송하여 고소에 이르는 사례가 폭증하는 추세다. 가해자가 발언 직후 대화방을 탈퇴하더라도 서버에 기록이 남거나 피해자의 캡처 화면을 통해 범죄 사실이 증명되므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다른 주요 유형은 불법 촬영물의 유포 및 협박 행위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과거 촬영했던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는 행위, 혹은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여 금품을 갈취하거나 추가적인 성적 행위를 요구하는 '몸캠 피싱' 등이 대표적이다. 몸캠 피싱의 경우 무작위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영상 통화를 유도한 뒤, 악성 코드를 설치하게 하여 피해자의 휴대전화 주소록을 탈취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치밀한 조직적 범죄 형태를 띤다. 직접 촬영, 유포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협박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러한 사이버성범죄는 국경을 초월해 서버를 해외에 두고 운영되거나 다크웹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추적이 불가능할 것이라 여기기 쉽지만, 최근 수사 기관은 국제 공조 수사와 고도화된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활용하여 삭제된 데이터까지 복구해 내며 검거율을 높이고 있다. 가해자는 범행 후 계정을 탈퇴하거나 메시지를 삭제하여 증거를 인멸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의 계정 ID, 프로필 화면, 대화 내용 전문, 전송된 파일 등을 화면 캡처나 녹화 등의 방법으로 저장해 두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법무법인 YK 강릉 분사무소 김승모 변호사는 "디지털 공간에서 저지른 잘못은 단 한 번의 전송이나 유포라 할지라도 포렌식 수사를 통해 반드시 덜미가 잡히게 되며, 일단 혐의가 인정되면 단순 벌금형을 넘어 실형 선고와 함께 신상정보 공개, 취업 제한 등 평생을 따라다니는 성범죄자 보안처분까지 받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