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날개 달고 펼쳐진 미래농업…2026 농업기술박람회 청주 현장
"농사는 더 쉽게, 수급은 더 정밀하게"…농진청·농진원이 그린 기술농업의 청사진
6월 18일 오전, 충북 청주 오스코(OSCO) 전시장 앞은 분주했다.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2026 농업기술박람회'가 사흘간의 일정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는 '인공지능(AI) 융합, 농업혁신의 날개를 달다'. 농업 현장 곳곳에 스며든 인공지능 기술이 농민의 손끝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담긴 문구다.
개막식 테이프 커팅에는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을 비롯해 서형석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 이석형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 그리고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9개 도농업기술원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AI주제관부터 지역관까지…전시장 한 바퀴
행사장은 'AgrI World(AI주제관)', 'R&D ADVENTURE(R&D주제관)', '그린라운지', '로컬빌리지' 등 주제별 전시관과 9개 도농업기술원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었다. AI주제관에서는 농업 전문 대화형 로봇 'AI 이삭이'가 눈길을 끌었다. 농업인의 질문에 현장 기술지원 사례나 품종 정보, 시장 전망 등을 답해주는 체험형 콘텐츠다. 연구 활동을 돕는 'AI 새싹이'도 함께 소개됐다.
농업R&D관에서는 농진청의 대표 연구성과가 '현장 중심', '미래 대응', '균형성장' 세 갈래로 정리돼 있었다. 밭농업 기계화 장비, 기상재해 대응 기술, 농업로봇, 기후 적응형 품종, 저탄소·친환경 농업기술까지 한눈에 둘러볼 수 있었다. 9개 도농업기술원이 마련한 지역관에서는 지역별 AI·스마트팜 연구 현황과 특화작목 육성 성과가 나란히 전시돼, 지역 농업기술의 경쟁력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됐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관 — "특허를 쉽게 찾아드립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특히 눈에 띈 곳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이석형, 농진원)이 운영한 '농산업기술관'이었다. 농진원은 이번 행사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 정보 제공과 기술사업화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전시관 입구에 마련된 인공지능 기술 검색 공간에서는 농진원이 자체 구축한 AI 기술 검색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전문 용어를 몰라도 관심 분야나 원하는 농업 형태를 입력하면 관련 특허를 찾아 핵심 내용을 알기 쉽게 요약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복잡한 특허 검색 절차의 장벽을 낮췄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다.
바로 옆 기술이전 상담 공간은 더 실질적이었다. 아직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은 우수 특허를 농가와 기업에 무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전문 연구원이 상주하며, 일대일 상담부터 기술이전 계약까지 한자리에서 진행했다. 박람회 첫날인 18일 오후 3시에는 '미활용 특허 기술설명회'가 열려, 약 2시간 동안 퀴즈 형식으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유망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농진원관 한쪽에서는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농진청 기술로 만든 제품의 시식 행사도 진행됐다. 항산화 성분이 들어간 유산균 발효음료, 우리 쌀로 만든 빵, 도담쌀 선식 등이 관람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석형 농진원장은 활용되지 못한 특허가 현장의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술과 현장을 잇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월, 대한민국 최초 농림위성 뜬다"
개막식 환영사에서 이승돈 청장은 농업기술이 더 이상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농업인의 손끝과 산업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농업인과 청년, 국민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당부했다. 농진청은 현장 중심 기술과 미래 대응 연구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세계와 경쟁하는 K-농업 기술을 만들어가겠다고도 다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영상축사를 통해 한층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농사는 더 쉽고, 수급은 더 안정적으로, 농촌은 더 편리하게 만들겠다는 정책 방향 아래, 오는 7월 대한민국 최초의 농림위성이 발사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국 농경지를 3일 주기로 관측하는 정밀농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셈이다. 위성 영상과 인공지능을 결합해 작물 생육 상태를 분석하고 재배면적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수급 예측의 정밀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체험과 토론이 함께한 사흘
부대행사도 풍성했다. 18일에는 '농식품 히든테크 설명회', '미래농업기술전망대회', '한국농업기술보급대상' 워크숍, 한국정밀농업학회 행사, AI·농업데이터 활용 업무협약식 등이 이어졌고, 19일에는 '2026 농업인 스마트경영 혁신대회', 제70차 농약 안전성 전문위원회, '우주농업 현황 및 전망 심포지엄', '피지컬 AI+농업로봇 국제심포지엄' 등 전문가 토론이 집중됐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흥미진진 농업퀴즈쇼' 등으로 막을 내렸다.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로웠다. 식물 바이러스 진단, 팥 고추장 만들기, 반려동물 집밥 만들기, 바나나 DNA 추출은 물론 농업 드론 체험, VR 트랙터 운전까지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