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없는 혁명' 민초피,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열다
(주)온새미로 김현우 대표
대한민국 농가에 ‘조실성 박피호두’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소득 혁신을 주도해 온 (주)온새미로의 김현우 대표(대한호두협회장)가 새로운 농가 성장 동력으로 ‘민초피(가시 없는 제피)’를 제시하며 다시 한번 농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어 현장을 찾았다.
'조실성 박피호두'로 소득 혁신을 이끌어 온 (주)온새미로 김현우 대표(대한호두협회장)가 새로운 소득 작물로 '민초피(가시 없는 제피)'를 제시했다. "호두나무가 장기 적금이라면, 초피는 빠르게 현금을 회전시키는 입출금 통장 같은 상호보완 작물"이라는 김 대표의 지론이 경남 산청 현장에서 실체로 입증되고 있다.
산림청에 생산·수입·판매 신고를 마친 (주)온새미로의 민초피 묘목은 산청제피코리아(유튜브) 강영우 대표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전국 보급망을 본격 가동했다.
김현우 대표는 초피 재배의 오랜 걸림돌인 '양지 재배 불가능설'과 '가시'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초피는 본래 음지에서 자라는 야생 식물로 노지 양지 재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농가의 통념이었지만, 김 대표는 야생의 토양 조건을 농지에 과학적으로 재현해 양지에서도 충분한 생육과 결실이 가능함을 산청 현장에서 입증했다.
가시를 퇴화시킨 '민초피' 품종 공급은 수확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김 대표는 "야생 재래종은 가시 때문에 숙련자도 하루 10kg 수확이 어렵지만, 가시 없는 민초피는 손을 나무 깊숙이 넣어도 찔릴 위험이 없어 수확 속도와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땀방울로 일군 '고설 배수식' 기술, 강 대표를 만나다
경남 산청군 2,000평 초피 농장은 온새미로의 매뉴얼과 강영우 대표(산청제피코리아(유튜브))가 고안한 특수 재배 기술이 결합된 거점이다. 초피는 초기 고사율이 높아 관행 재배 시 열에 아홉이 죽는 까다로운 작물이지만, 강 대표가 정립한 '고설(高設) 배수식 활착 공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술은 땅을 갈아엎지 않고, 지면에서 45~50cm 높이로 두둑을 올려 배수와 통기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파쇄목·분쇄목을 깔고 볏짚을 덮은 뒤 해마다 미강(쌀겨)을 쌓아 뿌리 주변 온도를 낮추고 활착을 돕는다.
김현우 대표는 강영우 대표를 "농민의 진심을 가진 장인"이라 평하며, "초피는 물론 호두 묘목까지 직접 생산하고, 농가에 묘목을 공급한 뒤에도 재배법을 세심히 조언하는 보기 드문 농업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산청 지역 집중호우·산사태 당시에도 이 배수 공법 덕분에 민초피 고사주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강영우 대표는 "초피는 조건이 조금만 맞지 않아도 쉽게 고사하는 까다로운 식물이라 양지 재배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며, "땅을 갈아엎기보다 제초제 없이 잡초를 뽑아 멀칭재로 재활용하며 자연 생태를 농원에 재현하려 했다. 그 결과 2년 차부터 열매를 보기 시작했고, 작목반과 함께 현장에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 둘이서도 거뜬한 2,000평, 신소득 작물로 부상
민초피는 조기 결실성이 뛰어나 정식 2년 차부터 수확이 시작되고, 3년 차에는 그루당 약 1kg, 5년 차 이후성목기에는 주당 10~18kg까지 수확량이 늘어난다. 산청 2,000평 농장(약 700~750그루) 기준으로 성목기 수익성을 보수적으로 추산하면(기후·관리 여건에 따라 변동 가능), 주당 최소 수확량 10kg에 산지 최저 소매가 kg당 2만 원을 적용해 그루당 약 20만 원, 농장 전체로는 연간 1억 원 이상의 매출 잠재력이 산출된다.
김 대표는 수치보다 '시기적 타이밍'과 '노동력 분산'을 더 강조했다. 대부분의 유실수가 가을(9~10월)에 수확이 몰리는 반면, 민초피는 3월 생육을 시작해 6월 말~7월이면 수확·유통이 끝나 한여름 비수기에 현금 흐름을 만들어주는 상호보완 작물이라는 것이다. 성목도 수고가 3m 내외로 관리가 쉽고, 포집망을 깔고 전지가위로 송이째 수확하는 방식이라 부부나 1인 농가도 대규모 면적을 무리 없이 관리할 수 있다.
판로 걱정 없는 상생 시스템, 세계로 뻗어가는 K-향신료
아무리 소득이 높아도 판로가 없으면 농가는 무너진다. (주)온새미로는 이를 '계약재배 전량 수매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종자산업법 절차를 거친 검증된 품종으로 생산물을 전량 회사가 책임 수매·유통하기 때문에 농가는 생산에만 집중하면 된다. 김 대표는 전국 농가를 직접 돌며 토양 컨설팅과 병충해 예방 생육 매뉴얼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 한국산 초피는 알싸하고 깊은 풍미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김 대표는 유럽의 커피 문화에 초피 향을 블렌딩하는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에 주목하며 향신료 마켓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유럽 시장까지 확보한다면, 민초피는 판로 걱정 없는 국가대표 수출 작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