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춘 박사 서거 67주기, 추모 넘어 ‘한·일 원예 교류’로 잇다

‘단순 추모’ 넘어 ‘한·일 화훼산업 교류’ 물꼬

2026-09-01     이지우

한국 근대 농업의 기틀을 다진 ‘종자 독립의 아버지’ 우장춘 박사의 서거 67주기를 맞아 일본에 거주 중인 후손들이 대거 방한했다. 이번 방한은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를 넘어, 한·일 양국의 최신 화훼 산업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협력 기반을 다지는 실질적인 원예 교류의 장으로 이어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장 김대현)은 우장춘 박사 서거 67주기(8월 10일)를 맞아 우 박사의 손자와 증손자 등 유가족 10명을 공식 초청해 추모 행사 및 산업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초청은 지난해 11월 원예특작과학원이 유가족과의 지속적인 교류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광복 이후 1950년 귀국해 채소 종자 자급화와 품종 개량을 이끌며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초대 원장을 지낸 우 박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양국 간 원예 연구·산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67년 세월 잇는 ‘추모와 계승’

8월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유가족들은 이튿날 서울 양재 화훼공판장과 문화유적을 둘러본 뒤, 서거 당일인 10일 본격적인 추모 일정에 들어갔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수원 오픈랩에서 우장춘기념사업회(회장 이병일)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진 후, 수원 여기산에 위치한 우장춘 박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원우회(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동우회) 주관으로 열린 기제사에 참석했다. 이어 오후에는 농촌진흥청을 방문해 이승돈 농촌진흥청장과 환담하며 고인의 헌신과 유산을 되새겼다.

특히 11일에는 농진청 원예원 대강당에서 ‘해외 전문가 초청 연수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우 박사의 손자이자 일본 원예 전문기업 에프에스 블룸(FS Bloom)에 재직 중인 스나가 토시하루(順永聡春) 씨가 연사로 나서 ‘최근 일본 화훼시장(분화·모종) 동향’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스나가 씨가 속한 에프에스 블룸은 살충제·생활용품 기업 후마키라의 자회사로, 2021년 신젠타 재팬의 화훼 사업을 승계해 ‘신젠타 플라워스’ 품종을 일본 내에 독점 공급하는 핵심 원예 유통 기업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스나가 씨는 일본 현지 분화 및 종묘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공유해 국내 연구진과 화훼 산업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세미나를 마친 유가족들은 원예특작과학원 홍보관과 치유농장, 농업과학관 등 주요 첨단 연구시설을 견학하며 한국 원예 농업의 발전상을 확인했다. 유가족 일행은 12일 우 박사의 대표적 연구 거점이었던 부산 동래구 소재 우장춘 기념관을 방문한 뒤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이번 행사는 묘소 참배와 제사를 통한 정신 계승뿐만 아니라, 해외 전문가 발표를 통한 산업 교류를 함께 아우르는 매우 뜻깊은 자리”라며 “유가족의 이번 방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교류로 이어져 한·일 간 국제 학술 및 산업 협력을 한층 넓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