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과 밀폐 공간이 만든 특수범죄… '군대성추행', 군형법에 따라 가중처벌 된다

2026-10-18     이혁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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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성추행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의 불미스러운 유대 관계를 넘어 군 기강과 영내 질서를 해치는 중대 범죄로 취급된다.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어 사안에 따라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지만, 군형법에 규정된 ‘군인등강제추행’은 벌금형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만 정해져 있다. 즉, 혐의가 인정될 경우 벌금형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최소 집행유예 이상의 중형에 직면하게 된다.

군대 성추행의 성립을 가르는 핵심 요건은 폭행 또는 협박의 존재 여부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 수치심 유발이다. 여기서 말하는 폭행이나 협박은 피해자의 반항을 완전히 제압할 정도일 필요가 없다. 법원은 계급적 위계가 존재하는 영내 환경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의 신체를 기습적으로 접촉하거나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한 경우, 그 접촉 행위 자체를 강제력 행사로 본다. 어깨를 다독이거나 허벅지를 치는 행위, 장난을 빙자한 행위라 할지라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법적으로 추행에 해당한다.

또한 행위자와 피해자 모두 군형법상 ‘군인 등’의 신분을 갖추어야 한다. 군형법 제1조에 따라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은 물론, 군무원과 사관생도·부사관후보생, 소집 중인 예비역 및 전시 관할 대상자까지 모두 ‘군인 등’의 범위에 포함된다. 피해자나 가해자 중 일방이 민간인이라면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적용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군인 등의 신분인 상태에서 발생한 행위라면 그 장소가 영내이든 영외이든 가리지 않고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이 성립한다. 이 때, 신분은 범행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

아울러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 역시 주요 심리 대상이다. 피의자가 "친근함의 표시였다"거나 "격려 차원의 스킨십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은 당사자 간의 계급 및 선후임 관계, 신체 접촉이 일어난 장소의 밀폐성, 피해자의 당시 반응과 이후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성적 의도 유무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부대 내부라는 특수한 공간성으로 인해 자발적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의 모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성적 자결권 침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군대성추행은 중대한 성 비위 중 하나이기 때문에 형사 처벌과 별개로 징계 처분의 대상이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성범죄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현역 부적합 심사 대상이 되거나 파면·해임·정직 등의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다. 징계 절차는 수사 및 사법 절차와 별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로엘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인 권상진 변호사는 “피의자 조사를 받을 때 섣불리 '기억이 잘 안 난다'거나 '억울하다'는 진술을 번복하면, 수사기관은 이를 혐의 은닉이나 반성 없는 태도로 판단해 구속 영장 청구 사유로 삼기도 한다”라며 “조사에 임하기 전 반드시 당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증거를 정리해야 하며 수사 개시 통보 즉시 열리는 부대 내 징계위원회에도 소명 자료를 신속히 제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