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들도 자기 계발을 통해 소득 창출할 때”

2004-03-04     월간원예

사랑에도 유통기간이 있었다. 그래서 방부제가 필요했던 것일까? 그러나 농사짓는 농부의 맘은 언제나 변함이 없는 듯 하다. 하얀 눈이 내린 오후, 저농약 배농사를 짓는 김광희씨 부부로부터 방부제 없이도 소비자들 위한 신선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서울 농업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4천여평의 과원에서 자두, 복숭아, 배 과일을 생산하는데 품종이 다양하다. 다시말해 소규모 다품종 재배로 부가가치를 올리고있다. 한 품목을 전문적으로 재배하지 않은 이유는 경영에 중심을 두고 계절별로 출하할 수 있는 과일을 선정하여 노동력과 출하를 분산하여 소득을 높여 나가고 있다.
직거래가 활성화되어 상품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김광희씨의 인지도는 소비자들로부터 자리를 잡아 예약을 받을 정도이다. 수확할 때 가장 뿌듯하다는 이들 부부의 저농약, 소득법을 알아보았다.

저농약 배, 키토산 재배 - 병해충 방지, 당도 높이기
김광희씨가 농약 사용을 3∼4회정도밖에 하지 않은 이유는 키토산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지역에서 키토산 재배를 처음 시도하여 어려움도 발생됐지만 이제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위한 키토산 활용법’이란 강의를 맡을 정도로 노하우가 정착됐다. 키토산 원액을 구입하여 물 500리터+키토산 원액 500ml를 희석하여 엽면시비한다.
4월 10일∼6월 10일까지 6∼7회정도 실시하는데 키토산 2∼3회 엽면시비할 때 농약은 1회사용한다. 물론, 어쩔수 없이 응애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봉지 씌우기 이후 농약사용은 하지 않는다.
키토산을 사용하면 잎이 두꺼워져 응애 발생이 없어지고 다른 병해충 발생도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당도도 13브릭스까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당도를 높여주기 위해 키토산뿐만 아니라 바닷물을 사용합니다. 봉지 씌우기를 하고 7중순~8월 사이 3∼4회 엽면시비해 주고 있습니다.”
바닷물을 이용할 경우 처음에는 물 500리터에 바닷물 20리터 희석하여 엽면시비 해 주고 이후 500리터에 바닷물 30∼40리터를 희석하여 엽면 시비하여 당도를 높였다. 또한 배 과일의 바람들이 현상도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소석회를 뿌려준 결과 배 과일의 바람들이 현상을 막을 수 있었다.
평당 200kg가 적정기준인데 김광희씨는 평당 300kg를 뿌려 주고 있다. 3년 동안은 해마다 봄이면 주기적으로 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농산 22세기 예냉·저온저장고
농산 22세기 관계자에 따르면 생산 즉시 출하한 농산물에 비교하여 농산 22세기 예냉·저장한 농산물이 상온 유통에서 3∼5배 이상 유통 기간이 길어져서 한번 구입한 상인이나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광희씨는 저장고의 온도가 과일의 신선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품목에 따라 온도관리를 달리하고 있다. 배의 경우는 봉지를 벗기지 않고 저장하는데 영하 5℃로 관리한다. 신고의 경우 1년정도까지 저장된다고 말했다. 복숭아는 1.5℃로 관리하면 2개월정도 저장할 수 있다.
복숭아를 저장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어려운 작업인데 김광희씨는 종이를 넣고 패드 2개정도 깔고 복숭아를 올려놓는다. 그러나 복숭아는 통풍이 안되어 바로 썩기 쉽다.
봉지를 벗기지 않고 저장할 경우 과일의 신선도가 오래가고 상품 박스 포장으로 저장할 경우 신선도가 오래가지만 플라스틱 박스처럼 튼튼하지 않아 오래 저장할 수 없다고 한다.

농업기술센터와 서울 농업의 이점
“서울에서는 상품성만 있으면 부가가치를 배가시킬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죠. 농산물 출하가 쉽고 거의 직판거래죠, 또 물류비가 절감됩니다. 특히 저온저장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좋은 시세일 때 출하를 할 수 있고 그만큼 자금 회전이 빨라진다고 봅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농사짓는다는 이유로 농가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향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농가들은 벌금을 내는 상황이 오더라도 농사짓는 것보다 창고를 만들어 수익을 챙기겠다는 생각을 하죠.”
김광희씨는 다른 지역보다 오히려 서울에서의 농사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데도 서울에는 농업이 없다는 정책으로 펼쳐지고 있어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 북부상담소 차태문 소장은 “서울이 도시화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해도 농업의 뒷받침없이 경제발전은 있을 수 없다. 농업을 소외시키는 정책보다는 농업인들의 공간과 도시민들과 자연환경을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되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도 끊임없는 노력 절실
“가만히 앉아서 빚만 질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정성스레 생산한 과일 한 개라도 소비자 입맛을 맞춰 상품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김광희씨는 배즙 가공도 어린이들에게 좋은 배즙, 30∼40대들의 건강을 위해 만든 배즙, 노년층 입맛에 맞춘 배즙 등으로 나눠 기존 배즙들과 차별화하여 생산하고 있다. 특히 2년여동안 연구 개발한 끝에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복숭아 즙을 가공했고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차태문 서울시농업기술센터 북부상담소장은 “김광희씨는 새로운 신기술 도입과 연구 개발을 끊임없이 하는 농가이다. 남들이 하니까 한다는 농사보다 자기 나름대로의 기술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아름답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캐치하여 끊임없이 기술 개발하는 김광희씨의 노력이 서울 농업뿐만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하며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최서임 차장 wonye@hort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