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감성농업 꿈꾸다

경기 안성시 김진영 권혜인 부부

2017-11-30     나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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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원예 나성신기자] “농사는 고되고 힘들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농사도 얼마든지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농업을 기반에 두고 농업이 하나의 지역의 문화로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김진영 대표.  

경기도 안성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는 김진영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도예가이면서, 최근에 오픈해 시골동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블루온블루’ 카페 주인이자, 10년차 블루베리 농사꾼이다.

블루온블루는 평일 낮에도 손님으로 붐빌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말에는 카페 잔디밭에서 인디밴드 공연도 펼치는 등 지역의 대표 문화공간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얼핏 블루베리 농사는 명목상이고 본업은 카페 대표 같지만 그는 자신의 정체성은 ‘블루베리 농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미국 유학파이기도한 그는 경기도 안성에서 총면적 1만3223㎡(4000평)에 10년째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를 짓던 부모님이 연로해서 건강이 좋지 않자, 미국 유학을 마치고 바로 고향인 평택으로 내려왔다. 평택에서 무엇을 하며 살까 고민을 하다가 미국에서 경험한 블루베리가 떠올랐다고 한다. 

“미국에 있을 때 조카들과 블루베리농장을 체험한 적이 있는데 색다르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은 과수농장을 이어가길 바랐지만 김 대표는 미국에서 봤던 블루베리 농장이 인상이 깊어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  

10년 전인 2006년도에는 우리나라에 블루베리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블루베리는 그저 가공식품에서나 맛볼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됐었다. 당시 국내에서 생산되는 블루베리는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지금은 블루베리가 대중화 됐지만 10년 전 만해도 우리나라에 블루베리를 농사짓는 사람이별로 없었습니다. 농번기에는 일을 하고 농한기에 도자기 작업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도예나 농업이나 흙을 만지기 때문에 같은 일이라고 한다. 예전에 도공들도 농사를 함께 지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27살에 본격적으로 블루베리 농사를 지은 김 대표는 처음 블루베리를 심어놓고 5년 동안은 수입이 없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첫 수확한 블루베리를 판매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에는 가락시장 경매사들도 블루베리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일일이 홍보하고 판매도 부탁하며 열심히 발로 뛰어다니며 블루베리를 알렸습니다. 경매사님들도 젊은 청년들이 열심히 하니까 많은 도움을 주려고 했던 거 같아요, 중도매인들에게 블루베리에 대해 판매를 부탁하는 등 많이 도와줬습니다.”

김 대표는 대전시장, 구리시장 등 전국의 농산물시장에 다니며 블루베리를 판매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그의 블루베리는 시장에서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연간 10톤가량 생산되고 있으며 연매출 1억5000만원가량 올리고 있다.

 

  
또한 올해 블루베리 하우스 근처에 ‘블루온블루’ 카페를 오픈했다. 바리스타 교육도 받아 직접 커피도 내리고 디저트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의 카페에서는 그가 직접 생산한 유기농 블루베리를 이용해 만든 각종 음료와 디저트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4년 동안 농한기에 커피교육과 베이커리 교육을 받으며 차근차근 카페 오픈 준비를 했다. 직원들 역시 블루베리 하우스 농장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다.

김 대표는 ‘블루온블루’ 카페를 도와주는 직원들은 단순히 직원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농사와 카페를 병행하는 팀원들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카페직원들은 오래전부터 블루베리 농장에서 함께 일한 후배들이라고 한다.

 

 
그는 카페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보다는 그가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블루베리를 직접 고객들에게 알리고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고객과 소통하는 마음으로 카페를 오픈 한 것이라고.

그는 카페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블루베리 농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농번기에는 블루베리 농사를 열심히 짓고, 농한기에는 카페와 도예를 병행할 계획이다. 농사가 마냥 고되고 힘들게만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농업도 문화와 어우러지면 즐겁고 재미있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1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느낀 건 농부는 상당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평가 절하되고, 무시당하는 기분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 농부에 대한 가치를 낮게 볼 때는 무척 속상합니다.”
김 대표는 농업도 하나의 문화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