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무렵 바닷가에서는 오히려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물이 있습니다. 바위틈을 따라 연한 보랏빛 꽃을 피우는 해국입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바닷물에서 비롯된 염분이 날아오며, 흙과 물도 충분하지 않은 곳에서 해국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번 10월에는 해국의 꽃뿐 아니라 이름과 원산지, 도톰한 잎에 담긴 특징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바닷가에 피는 국화, 해국
해국(Aster spathulifolius Maxim.)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규슈와 러시아 극동 남부에 자연적으로 분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닷가의 바위틈이나 해안가의 경사진 곳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식물의 원산지는 처음 발견된 한 장소만을 의미하기보다, 사람이 옮겨심기 전부터 자연적으로 분포하며 자라온 지역을 뜻합니다. 따라서 해국의 원산지는 특정한 한 나라가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일부 지역으로 보는 것이 알맞습니다. 우리나라의 바닷가에서 스스로 자라는 식물이므로 우리 자생식물이기도 합니다.
해국이라는 이름은 바다를 뜻하는 ‘해(海)’와 국화를 뜻하는 ‘국(菊)’이 합쳐진 말입니다. 말 그대로 바닷가에서 자라는 국화라는 뜻이지요. 식물의 생육 장소와 꽃의 생김새를 직관적으로 담고 있어 이름만으로도 해국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해국의 학명은 ‘Aster spathulifolius Maxim.’입니다. 속명인 ‘Aster’는 별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습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부분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펼쳐진 모습이 별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종소명인 ‘spathulifolius’는 ‘주걱 모양의 잎을 가진’이라는 뜻입니다. 해국의 잎 끝이 둥글고 아래쪽이 좁아지는 모습을 떠올리면 학명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의 ‘Maxim.’은 이 식물의 학명을 발표한 식물학자의 이름을 줄여 표시한 것입니다.
해국의 잎은 왜 도톰할까?
해국의 특징은 꽃보다 잎과 줄기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잎은 끝이 둥근 주걱 모양이며 비교적 두껍습니다. 잎과 줄기에는 부드러운 털도 나 있습니다. 줄기는 높이 곧게 자라기보다 비스듬히 자라거나 낮게 퍼지고, 아랫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단단해집니다.
바닷가는 식물이 살아가기에 늘 편안한 환경은 아닙니다. 강한 바람이 자주 불고 바위틈의 흙은 수분을 오래 머금기 어렵습니다. 해국의 도톰한 잎과 표면의 털은 건조한 환경을 견디는데 유리한 형질로 볼 수 있습니다.
식물의 잎과 줄기 모양은 단순한 생김새의 차이가 아닙니다. 어떤 장소에서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이기도 합니다. 해국의 잎을 관찰할 때 모양과 두께, 표면의 질감을 자생지의 바람과 햇빛, 수분 조건과 연결해 보면 해국이라는 식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르는 Tip!
해국을 건강하게 기르기 위해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햇빛입니다. 햇빛이 부족하면 줄기가 길게 웃자라고 꽃이 적게 필 수 있으므로 볕이 충분히 드는 장소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흙은 물이 오래 고이지 않도록 배수가 잘되는 것을 사용합니다. 화분에 심을 때는 배수구가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물 빠짐을 고려해 흙을 준비합니다. 겉흙이 마른 것을 확인한 뒤 화분 아래로 물이 흘러나올 만큼 충분히 물을 주고, 받침에 고인 물은 바로 비워주세요. 흙이 계속 젖어 있으면 뿌리가 상할 수 있으므로 물을 자주 조금씩 주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국이 건조한 해안가에서 자란다고 해서 물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새로 심었거나 뿌리가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시기에는 흙의 마름을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정원에 심을 때도 비가 내린 뒤 물이 오랫동안 고이는 자리보다 배수가 잘되고 햇빛이 충분한 장소를 선택합니다.
해국이 바닷가 식물이라고 해서 바닷물이나 소금을 일부러 줄 필요는 없습니다. 자생지 환경을 이해한다는 것은 바닷가의 모든 조건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해국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햇빛과 원활한 배수를 재배 공간에 맞게 마련해 주는 일입니다.
해국의 이름과 학명, 잎과 줄기에는 모두 바닷가에서 살아가는 식물의 특징이 담겨 있습니다. 식물의 이름을 알고 생김새와 생육환경을 연결해 보는 순간, 해국은 단순히 가을에 피는 보랏빛 꽃을 넘어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하나의 생명으로 다가옵니다.
※ 사진 참고 및 자료 출처: 본 내용은 산림청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식물정보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