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임대차분쟁, 임대료 체납 견디다 보증금 소진되기 전 임대인이 취해야 할 조치
상태바
상가임대차분쟁, 임대료 체납 견디다 보증금 소진되기 전 임대인이 취해야 할 조치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6.10.25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정태근 변호사 / 사진제공=로엘법무법인
사진=정태근 변호사 / 사진제공=로엘법무법인

전국적인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의 여파로 상가 임대차 시장에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다. 영업실적 악화로 임차인이 임대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 누적되면서, 임대인 역시 금융 대출 이자 상환과 건물 유지비 부담이라는 심각한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는 것이다.

문제는 임차인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한두 달 임대료 유예를 받아주다가 대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연체액이 쌓여 임대차 보증금마저 위협받는 시점에 이르면 임대인은 비로소 계약 해지와 명도를 고민하지만, 마음이 급해진 나머지 임의로 출입문을 잠그거나 집기를 내놓는 식의 감정적 대응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적 구제 행위는 형사상 업무방해죄나 주거침입죄라는 예상치 못한 법적 책임으로 이어져 오히려 임차인에게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차임 연체로 인한 상가임대차분쟁의 핵심은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임차인의 대항 시도를 차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에 따라 임차인의 누적 연체액이 3개월 치 임대료 합계에 달하는 순간, 임대인은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요건이 완성되는 즉시 내용증명을 통해 해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만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나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주장 등을 차단할 수 있다. 임차인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계약 해지의 책임을 임대인에게 묻는다면 지지부진한 공방이 지속되며 임대인의 경제적 손실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이와 더불어 보증금이 모두 소진되기 전, 적절한 보전 처분을 통해 상가의 점유 상태를 동결해야 한다. 명도소송을 진행하다가 임차인이 제3자에게 무단으로 상가 점유를 넘겨버리면 기껏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강제집행이 불가능해져 소송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소송 착수와 동시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집행해야 한다.

나아가 단순히 건물을 돌려받는 수준에서 절차를 끝내서도 안 된다. 명도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쌓이는 미납 임대료를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하고 임차인이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설치한 시설물의 원상복구 의무까지 한 번의 소송에서 함께 정리해야 임대인의 재산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도산 전문 변호사로, 수도권재건축재개발조합연합회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로엘 법무법인 정태근 대표변호사는 “상가임대차분쟁은 대응이 늦어질수록 임대인이 감당해야 할 금융 이자와 기회비용만 불어난다. 따라서 초기 대응 단계부터 명도 판결, 이후의 강제집행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치밀한 전략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라며 “연체된 임대료가 보증금 총액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기다리지 말고 계약 해지 요건이 충족되었을 때 바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송 진행 중에도 임대료가 미납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잘못하면 소송 진행 중 보증금이 완전히 소진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