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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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오는 소리
  • 월간원예
  • 승인 2010.03.3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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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봄꽃/김시천 -

이제 오는가,
풋풋한 풀 향 뒤집어쓰고
이제사 오는가.

 

이제 오는가,
빨강 노랑 연지 찍고
봄꽃으로 오는가.

 

이제 오는가,
배시시 웃음 지며
이제사 왔는가.

 

모처럼 자판에 익숙한 손가락을 고쳐 잡고
하얀 편지지 위에 펜을 들었습니다.
노랗게 핀 산수유 향을 바탕에 깔고
그리운 얼굴 떠 올리며 한조각한조각
마음을 그려 나갔습니다.

 

이제 막 피어나는 꽃망울처럼
얼굴엔 말간 홍조가 생기고
머릿속은 온통 향기로 가득 찼습니다.

 

한 장 한 장 우표를 붙이듯
꽃잎으로 편지지 깃을 장식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노래하던 시인처럼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도시에 사는 명자는
언뜻 바람에 스치는 풀 향을 맡습니다.
킁킁,,,
연이어 묻어오는 향기에
콧구멍을 벌름거립니다.

 

청초한 제비꽃의 연보랏빛 사연이 맡아집니다.
산자고의 감 향도 섞여있습니다.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詩, 봄꽃/김시천 -

 

애기별꽃처럼 하얀 마음에
또박또박 써내려간 고향은
앵초가 피는 날 더욱 그리워 질 것입니다.

 

마른 잎사귀 걷어내고
새봄 맞는 부처손이 되어
돌아 올 것입니다.

 

이제 오는가,
풋풋한 풀 향 뒤집어쓰고
이제사 오는가.

 

이제 오는가,
빨강 노랑 연지 찍고
봄꽃으로 오는가.

 

이제 오는가,
봄꽃으로 오는 소리.

 

이제사 왔는가.

글·사진 | 들꽃세상 대표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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