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자생식물 재배하는 홍종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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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자생식물 재배하는 홍종태 대표
  • 월간원예
  • 승인 2010.08.3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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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태 대표는 농촌지도소에서 근무하며 농민교육에 힘쓰다가 문득 ‘직접 농사를 지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1652㎡의 농지에서 처음 취미로 시작한 농사는 농촌지도소에서 갈고 닦은 현장 기술과 지식 덕분에 누구보다 빨리,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자생식물에 인생을 걸고 강원도 평창에서 두문불출하며 평화롭게 농사짓고 있는 그를 만나 고품질 자생식물 재배의 비결을 물었다.

“상생의 길 걷는 농사짓고 싶다”

 

홍종태 대표는 농촌지도소에서 근무하며 농민교육에 힘쓰다가 문득 ‘직접 농사를 지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1652㎡의 농지에서 처음 취미로 시작한 농사는 농촌지도소에서 갈고 닦은 현장 기술과 지식 덕분에 누구보다 빨리,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자생식물에 인생을 걸고 강원도 평창에서 두문불출하며 평화롭게 농사짓고 있는 그를 만나 고품질 자생식물 재배의 비결을 물었다.

 

취미가 본업이 되고
강원도 평창의 한적한 산길을 달리다 보면 유명한 스키장 근처에 다다른다. 대대로 농사를 지었던 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그 윗 조상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고향 땅이지만 지금은 스키철이 되면 외지인으로 붐비는 곳이다.
홍종태 대표는 농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대대손손 농사를 지어온 가정환경을 첫 번째로 꼽는다. 스키장이 생기기 전에는 말 그대로 촌구석이었고, 이런 촌구석에서 묵묵히 땅을 일구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 홍 대표는 농사를 짓는 사람이야말로 농촌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다.
농촌지도소에서 근무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계속할 수도 있었지만, 홍 대표는 취미로 시작했던 농사에 모든 것을 던지기로 마음먹기에 이른다. 10년 정도 다니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관두자 집안에서는 왜 너마저 농사를 짓느냐며 고된 농사를 자청하고 나선 그를 나무랐다. 하지만 그의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 없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시작이었지만,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다.

야생화는 풀이 아닙니다
처음 자생식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을 때는 왜 풀을 심느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농사짓는다고 눌러 앉았으면서 풀만 잔뜩 기르고 있으니 동네 사람들이 어리둥절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자생식물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고 재배 농가도 없어서 홍 대표의 행동이 더욱 수상쩍었을 터. 하지만 농장에 주문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하고 일이 바빠지자 사람들은 홍 대표의 농사, 자생식물을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재배 초기에는 주문이 들어오면 식물을 뿌리째 캐내어 박스에 담아 서울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홍 대표는 주문이 많을수록 힘겨웠다고 한다. 만약 하루 10만개 단위 주문이 들어오면 1박스에 3천개 들이 포장을 하기 위해 일일이 그 수를 세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수를 잘 세고 집중력이 좋아도 3천개, 3만개, 10만개를 세다 보면 눈이 핑글핑글 돌고 속이 뒤집어진다. 서울에서는 물건을 받으면 현장에서 무작위로 박스 하나를 뜯어 박스 안에 몇 개가 들어 있는지 그 자리에서 세어보기 때문에 허투루 일할 수 없었다. 당시는 유통 초기단계였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그때가 수익이 더 좋았다고 한다.

생산원가를 줄여야 소득 향상
결국 트레이를 이용해 파종하고 포트에 재배하는 농사를 시작한다. 당시에는 단일품목으로 10만개 단위씩 재배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었다. 수량이 너무 많으면 자칫 재고가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안고 대량재배하는 농가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구절초, 벌개미취 같은 인기품목이 연일 품절되면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식물이 포장에 있는 시기도 짧아졌다. 꽃이 피어 있는 식물만 고집하던 사람들이 꽃이 없어도 좋으니 물건을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200구 트레이에 모종을 심었다가 288구로 변경하고 증식이 잘 되는 방향으로 연구했지요. 근처에서 자생식물을 재배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서로 모여서 정보도 공유하면서 상부상조하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자생식물 재배 면적이 가장 넓다. 지금 재배하고 있는 품목은 포트 5000개 이상 재배하는 것만 따졌을 때 70여 개 정도 된다. 품종을 세어 보면 그보다 훨씬 더 많다.
“모든 품종을 농장 자투리 공간에서 번식시켜 자체적으로 모종을 채취해 저장해 놓았다가 사용하기 때문에 모종값이 거의 안 들어갑니다.”
그는 경영비에서 생산원가를 줄여 나가야 소득이 향상된다고 말한다. 자재값은 계속해서 상승하는데 상품 가격은 10년 전보다 하락했으니 경영비에서 줄이지 않으면 소득이 없다는 말이다.

 

강한 씨앗만 살아 남는다
씨앗은 5월 하순 할미꽃을 시작으로 1년 내내 수시로 채종해 암실에 저장해놨다가 봄에 파종하는데, 예외적으로 할미꽃, 앵초 등은 채종 즉시 파종한다. 채취한 씨앗은 선풍기 등을 이용하거나 키질을 해 선별한다.
씨앗을 채취하는 채종포도 농장 근처 여기저기에 분산되어 있다. 어떤 품종은 3.3㎡ 정도만 심어 놓아도 20만개 가량의 종자를 채취할 수 있는데, 어떤 품종은 채종할 수 있는 씨앗의 수가 턱없이 모자라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양을 심고 채종을 준비해야 한다.
트레이에 채종한 씨앗을 뿌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트레이에 흙을 넣고 모래와 씨앗을 섞어 흙 위에 살살 뿌려주면 된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씨앗을 안전하게 심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뿌려주면 트레이 1구에 씨앗이 10개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이 씨앗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자라는데, 강한 것만 3~5개 남고 나머지 약한 것은 자연적으로 도태된다. 자연생태계에서 꽃 1개에 100개의 씨앗이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그중 살아남아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은 몇 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여러 개의 씨앗을 서로 경쟁시키면 환경에 적응한 강한 것만 살아남게 되므로 건강한 자생식물을 키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통기성 좋고 영양 많은 용토 사용
식재에 사용되는 용토는 마사토, 우분, 메가피트를 섞어 사용한다. 메가피트는 코코넛껍질을 갈아 만든 것으로 축사에서 사용하는 톱밥 대용으로 나온 것이다.
홍 대표는 “메가피트는 무게도 줄이면서 통기성도 좋게 하는 기능을 한다”며 “우분을 쓰면 상토에 별도의 거름을 주지 않아도 잘 큰다. 그래서 별도의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인다.
포트는 햇빛에 오래 노출시키면 끝부분이 상하는데, 홍 대표가 사용하고 있는 포트는 직사광선에 강하다. 서울지역은 단기간에 상품이 출하되기 때문에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강한 포트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홍 대표는 오래 쓸 수 있는 포트 덕분에 장기간 시설에서 지내는 식물들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규격은 식물에 따라 차등을 두면서 8, 10㎝ 포트로 생산하고 있다.

 

수분공급·영양관리 요령
하우스는 내부 온도와 습도 조절을 위해 측창을 열고 환기팬을 설치했다.
식물에 수분 공급은 하우스와 노지 모두 자동급수 시설을 이용한다. 스프링클러는 정해 놓은 횟수나 시간 없이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달리 지정하는데, 1일 1회 줄 때는 긴 시간 흠뻑 물을 주고,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는 하루 2~3번 정도 나눠서 10분 정도 공급한다.
홍 대표는 “수압을 골고루 하기 위해 배관의 크기도 각각 다르게 했다”고 설명한다.
하우스에는 제초제 사용을 하지 않고 노지에 식물이 없는 고랑에만 뿌려준다. 포트에 솟아 오른 잡초는 손으로 일일이 뽑아준다. 특별한 병해충도 없어 식물에는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속성으로 키워야 할 경우에는 액비를 준다. 액비는 5톤 탱크에 0.4~0.5% 기준으로 유안을 넣고 모터기로 섞어 만드는데 스프링클러를 이용하면 골고루 분사되지 않아 일부만 쑥 자라거나 색이 강해지므로 사람이 직접 호스를 이용해 포트가 찰랑하게 넘칠 정도로 골고루 뿌려준다.

“3~4년 후부터 재배면적의 30~40% 정도를 원예종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홍 대표는 농사짓기 쉬운 품목은 새로 자생식물 재배를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 양보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르기 쉬운 것은 초심자들을 위해 넘겨주고,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인 사람들이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품종을 재배해야 수익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모두가 잘 사는, 그야말로 상생의 길을 걷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홍종태 대표는 오늘도 땀 흘리며 땅을 일군다. 
취재/황제현 기자wonye@hortitimes.com
농장 문의 : 010-5373-0881, 033-332-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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