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닮은 소녀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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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닮은 소녀만났다
  • 월간원예
  • 승인 2011.10.3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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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닮은 소녀를 만났다.
그녀는 때론,
바람 같고.
풀꽃 같고,
낭랑한 워낭소리 같다.

어느 여름,
단풍나무 이파리 옆에서
미소 짓는 숙녀를 만났다.
그녀는 어느새,
싱그런 바람이 되었고.
애잔한 들꽃이 되었다.
되돌아보면
상큼한 안개 같았다.

가을 속에
한 여인이 서 있었다.
우수수 쏟아지는 가을 날빛,
이 가을에
그녀를 만났다.
소녀와
숙녀와
여인을.

만났다.

사랑이라고,
그녀는 말하였다.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아직, 못다 한 사랑 바람에 날리며
속삭이듯 말 하였다.

“나도 널 사랑해.”
소년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대답하였다.

미처 떠나지 못한
버려진 껍데기들
소롯이 남았네
 
파르르 떨리던 눈썹 위엔
내것이었던 초생달 하나
모래톱 속으로 숨어버리고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발자국들
인장같이 찍혀있네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었던
저 물보라
소금꽃으로 번지고 있네
 
어스름 밤하늘 
바람만 옷자락 스치며
풀잎처럼 누웠다 가네

겨울바다 / 고 안 나

널 기다리고 있을게
널 기다리다
바람이 되어도
널 기다리고 있을게

바람으로 달려오다
운무처럼 지워지던 네 자태
한 때,
널 그리다
시든 적도 있었다.

널 기다리다
널 기다리다
바람이 되었어.

피어나라
피어나라
내 영혼마저 물들인 꽃이여~!

바람 부는 바다를 그리다
망부(望夫)로 남은 해국아,

이제는 삵아 미련도 없는
산수국 무성화(無性花)야.

오이냄새 풋풋한
산오이풀처럼 피어나라.

들통발 노란 호롱으로
널 반기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솟아오른다고,
믿으며,
널 맞으마.

하늘을 닮은 소녀를 만났다.
그녀는 언제나,
바람 같고.
풀꽃 같고,
낭랑히 울리는 워낭소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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